[현장] 행정위, 처음으로 원격회의 소집하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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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행정위원회 풍경도 바꿔놓았다. 연합회는 사상 처음으로 행정위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성원이 되었으므로 임시행정위원회를 시작하겠습니다”

21일 오전 11시, 한국연합회 강당. 연합회 총무 신양희 목사의 음성이 스피커를 타고 흘렀다.

그러나 평소 같으면 빈 자리를 찾기 어려울만큼 꽉 들어찼을 강당의 의자는 썰렁했다. 연합회 소속 임부장만 마스크를 쓰고, 띄엄띄엄 거리를 두고 떨어져 앉아있었다. 대신 행정위원들의 모습은 전면 대형 스크린 너머에서 비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행정위원회 풍경도 바꿔놓았다. 이날 연합회는 비디오 콘퍼런스(video conference) ZOOM 프로그램을 연결해 온라인으로 행정위를 열었다. 행정위를 이처럼 화상으로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임시로 소집된 회의였지만, 전국 각지에서 53명의 위원들이 정시에 접속했다. 목회 현장에서, 사무실이나 집무 공간에서,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 카메라를 켠 이들도 있었다.
  
회의 탁자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연합회 교역자의 급여 삭감안’만 단일 안건으로 올랐다.

위원들은 본격적인 의회에 앞서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을 겪는 전국 교회와 재림성도, 기관을 위해 △코로나바이러스로 고통을 겪는 국민과 의료진을 위해 △교회의 영적 회복과 부흥을 위해 △국가의 안녕과 경제회복을 위해 등을 제목으로 개인기도를 했다.


현장 – 행정위, 처음으로 원격회의 소집하던 날

이어 한국연합회장 황춘광 목사가 이 같은 안이 제안된 배경을 설명했다. 황 연합회장은 “한국 재림교회 역사상 헌금 낙폭이 가장 컸던 때가 1997년 IMF 구제금융사태 당시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더한 상황이다. 이 같은 침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장기화될지 모른다. 어려움에 처한 교회와 성도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분담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질문과 답변도 영상을 타고 이뤄졌다. 박상철 목사와 조상현 장로, 정현철 원장 등 위원들의 발언이 곳곳에서 이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헌금의 추이 및 변동현황’ ‘급여 삭감 원인의 배경 분석’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금 방식을 다양화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고통분담을 위해 사회 일반기업과 공무원들도 인건비를 삭감하는 가운데, 연합회부터 이런 결정을 한다면 귀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들렸다.

약 1시간 동안 진행한 첫 화상 행정위는 별다른 잡음 없이 상정안을 가결하는 것으로 마무리 됐다.

총무 신양희 목사는 회의를 마치며 “당초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원격 회의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대면회의에 비해 여러 제약이나 아쉬움이 있었지만,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바쁜 일과 중에도 참여해 지혜를 나눠주신 위원들에게 감사한다”고 인사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행정위원회의 ‘전통적’ 회의방식도 바꾼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