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광명교회 ‘3차 성전수호 위한 성토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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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교회 성도들이 ‘3차 성전수호 위한 성토집회’에서 교회를 향한 탄압을 형상화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0시, 경기 광명시청 앞. 정한 시간이 되자 스피커를 타고 복음성가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가 흘러나왔다. 여기저기 삼삼오오 흩어져 있던 참가자들이 한데 모여 대오를 정비하며 찬양을 따라불렀다.

도심 재개발 과정에서 종교시설 보상을 둘러싸고 비상식적 감정평가로 갈등이 불거진 서중한합회 광명교회(담임목사 정부일)의 ‘성전수호를 위한 성토집회’다. 지난 1월 24일과 3월 6일에 이어 세 번째 시위다.

평일이었지만, 현장에는 약 100명의 성도가 자리를 같이해 대로변 164평 단독건물을 지하상가 10평으로 보상하겠다는 일방적 통보에 항의했다. 소식을 듣고 합회와 경기중부지역 그리고 원근 각지에서 목회자와 성도들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지만, 모든 인원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등록부스에서 발열 여부를 체크하는 등 방역과 안전에도 신경 썼다. 현장에는 ‘행정지침 규정대로 종교시설 보상하라!’ ‘하늘나라 위협하고 영원한꿈 파괴하는 신앙탄압 중단하라!’ ‘건축법도 인정하는 종교시설 인정하라!’ 등의 격문을 적은 현수막을 게시했다.

또 ‘종교시설 몰아내는 개발계획 수정하라!’ ‘단독건물 가져가고 주상복합 단칸보상 폭리사업 부당하다!’ ‘종교시설 처리방안 무시하는 불공정한 관리처분 즉각 중단하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부당함을 알렸다.


현장 – 광명교회 ‘3차 성전수호 위한 성토집회’

참석자들은 “성도들의 피땀어린 반백년된 교회건물 기존약속 계획대로 온전하게 보상하라!” “광명시는 적절하게 예배공간 마련하라!” “종교시설 보장않는 광명시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를 제창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교회를 얕보고 무시하며, 감언이설로 속이고, 몰상식한 보상으로 뺏으려는 세력과 끝까지 싸우겠다며 성전수호의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광명교회에 다니며 하나님을 자신의 마음에 영접함으로써 수년간 앓던 우울증을 완전히 치유했다는 조영숙 집사는 자유발언에서 “나의 삶을 바꿔주고, 이웃의 삶을 바꿔준 광명교회가 반드시 광명시 내에 세워져 하나님의 사역을 계속해서 충실히 해 나가게 되길 소망한다. 우리의 예배가 이어지길 바란다. 광명시에 더 밝은 진리의 빛이 비치어 많은 사람이 구원을 얻고 거듭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문주성 집사는 “광명시는 우리 교회의 지목이 종교부지가 아닌 대지이기에 종교시설로 분양할 수 없다고 말한다. 대지는 종교부지보다 용적률과 건폐율에 더욱 큰 가치를 가지고 있는 땅임에도 시청은 이해되지 않는 계산 방법으로 교회를 몰아내려고 하고 있다”며 “광명교회가 비록 작고 연약해 보일 수 있으나 하나님의 백성을 계속 핍박하고 없애려 한다면, 골리앗이 패배했던 것처럼 하나님께서 심판하실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종현 수석장로(광명교회 재개발협의회 위원장)는 “광명시는 다수의 이익이라는 명목으로 소수의 심각한 피해는 묵인하고 있다. 재개발의 수익성만 생각하고, 시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하며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다. 160평에서 예배를 드리던 교인들이 10평에서 어떻게 예배를 드리란 말이냐”며 정당한 종교시설 보장을 촉구했다.


현장 – 광명교회 ‘3차 성전수호 위한 성토집회’

이어 선도차량을 따라 광명 제12R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 있는 철산역까지 가두시위를 벌였다. 성도들은 시종 대열을 맞춰 질서정연하게 나아갔다. 행진하며 “의무는 강제하고 신앙권리 앗아가는 부당계획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힘차게 외쳤다. 거리를 오가던 시민들도 관심을 보이며 행렬을 주시했다.

철산역에서는 광명교회가 당면한 억울한 현실을 표현한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교회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철거인력이 강제로 진입해 부수고, 교인들을 10평의 공간에 밀어 넣는 장면을 극화했다. 예배공간 보장을 요구하는 교회의 부탁을 묵살하는 모습을 연출해 이들의 울분을 드러냈다.

정부일 목사는 대표발언에서 “우리는 이미 시청도 인정한 용적률 완화와 경미한 변경을 통해 다른 조합원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도 종교부지를 신설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조합과 시청은 갖은 핑계로 거절하고 있다. 역세권을 잇는 대로변, 준주거지역 같은 지리적 요건도 양보할 수 있으니 우리가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있는 공간을 보장해달라”고 강조했다.

1시간여의 집회를 마치면서 광명교회 성도들은 주변 청소를 하는 등 끝까지 질서를 유지했다. 거리두기를 위해 바닥에 부착했던 표식도 깨끗하게 수거했다. 경찰의 안내에도 적극 협조하며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시위 후에는 교회로 돌아가 기도하며 성전을 지키기 위한 거룩한 열정을 불태웠다. 성전을 온전히 수호하는 그날까지 포기하지 않고 똘똘 뭉쳐 계속 투쟁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내쥐었다. 스피커에서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찬양이 다시 들려왔다.

“이제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그 땅을 취하리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