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안식일의 의미 함축하고 있는 ESG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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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일에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하나님의 자비가 담겨 있다.

■ 지배 구조 개선하는 안식일의 의미 

그렇다면, 재림교회는 어떨까. ESG를 프리즘으로 바라봤을 때 과연 지속가능한 조직일까. 국내 1위 건축 플랫폼 기업이자 에너지 효율화 기술 기업 에너지엑스의 홍두화 대표(퇴계원교회)는 “재림교회의 핵심 사상 즉 안식일은 ESG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강조한다.

 

안식일은 ESG가 등장하기 수천 년 전부터 지배구조 개선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즉, 안식일에는 주인과 남자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였던 종과 여인들, 나그네와 이방인도 모두 평등하게 쉼을 누리도록 했다. 안식일에는 단순한 쉼을 넘어 평등과 정의의 기초 정신이 담겨 있다는 뜻이다. 

6년간 땅을 경작한 후 7년째에는 땅을 쉬게 하는 안식년 법도 같은 맥락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비록 안식년에는 농사를 짓지 못해 소출을 거둘 수 없다 해도 하나님께서 6년째에 두 배의 소득을 주신다는 믿음으로 안식년을 지켰다. 그리고 안식년에 저절로 자라난 열매는 가난한 사람과 짐승이 먹도록 내버려 뒀다.

 

안식일에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착취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번영하도록 하는 하나님의 지혜와 자비, 정의가 담긴 것이다. 그런 뜻에서 안식일은 그 자체로 ESG의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 해방과 회복의 해 ‘희년’

‘희년’(禧年)은 안식일보다 더욱 강력하게 지배구조 개선을 말한다. 희년은 안식년이 일곱 번 지난 50년마다 돌아온다. ‘해방과 회복의 해’로서 모든 노예가 자유를 얻고, 빚을 탕감받기도 하며, 모든 소유가 원주인에게로 되돌아가고, 경작지는 휴경한다(레 25:10~17).

 

희년은 선지자 이사야에 의해 ‘해방의 해’ ‘은혜의 해’로 선포(사 61:1, 2)되기도 했을 만큼 의미가 깊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가리켜 죄로 인해 고통당하는 모든 사람에게 참된 자유와 회복의 희년을 가져오는 분이라 선언하셨다(눅 4:18, 19).

 

이처럼 안식일과 희년 제도에는 오늘날 ESG에 담겨 있는 주요 정신처럼 약자와 소외계층의 구조적 보호를 통한 분배와 형평 실현이 담겨 있다. 종합적인 사회적 가치가 함축돼 있는 것이다. 

예수님은 순수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돌보셨다. 그분은 자신보다 그들의 필요와 염려에 관심을 기울이셨다. 그분의 생애는 전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존 스토트가 “교회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회원이 아닌 이들의 유익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라고 한 이유 역시 자신보다 남을 위해 사신 그리스도의 모본을 따르고자 함이다.

‘오직 그리스도의 방법으로 사람들과 접촉할 때 참 성공을 거둘 것이다. 구주께서는 사람들의 유익을 소원하는 분으로 그들과 섞이셨다. 그분은 그들에 대한 자신의 동정심을 보여주시고, 그들의 필요를 따라 봉사하셔서 그들의 신임을 얻으셨다. 그 후에 ‘나를 따라오라’고 그들에게 명령하셨다”(치료봉사, 143).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라고 봉사를 쉬지 않으셨다. 오히려 더 많이 봉사하셨다. 실제로 예수님께서는 “너희 중에 어느 사람이 양 한 마리가 있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으면 붙잡아 내지 않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 선을 행하는 것이 옳으니라”(마 12:11,12)고 말씀하심으로 재림성도에게 안식일은 남을 위한 봉사의 삶의 중심임을 강조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