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섬’에 세 천사의 기별 전파하는 암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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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유일의 재림교회인 암태교회는 내후년 선교 70주년을 앞두고 새 성전 건축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880개의 섬에 새로 찾아낸 크고 작은 섬들을 더해 1004개의 섬을 이뤄 ‘천사의 섬’이라 불리는 전라남도 신안군. 그곳에 암태교회(책임자 박행순)가 있다. 중흥리예배소로 잘 알려진 곳이다. 마을 가장자리 둔덕 위에 자리 잡은 교회는 아담하고 정겹다. 신안군 유일의 재림교회이기도 하다.

평균출석생이 채 20명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연약한 집회소지만, 단순히 ‘오지 교회’가 아니다.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교회다.

신안군에 재림기별이 전해진 건 한국전쟁 중이던 1953년경. 목포에 살던 전병렬 씨가 형제들이 있는 암태면 단고리로 피난을 와 가정집회소를 열고, 어린이들에게 전도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58년 문서전도인 전옥수 씨가 김재덕(현 광주빛고을교회 장로) 씨에게 복음을 전했고, 1960년에는 재일교포 김복실 여사가 고향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내려와 마을주민들을 인도했다.

한때는 학교를 운영할 정도로 부흥했다. 광주중앙교회에 다니던 오금례 집사를 주축으로 1963년 5월 고등공민학교를 설립했다. 49명의 학생으로 문을 연 학교는 이듬해 무안군교육청으로부터 180명 정원을 인가받았을 만큼 성황이었다. 5년여 동안 5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학비를 받지 않고 무료로 운영했는데, 전남대 ROTC와 자매결연을 맺어 대학생들이 선생님으로 봉사했다. 주요 일간지에 소개될 만큼 화제를 모았다.

이후 압해면, 자은면, 비금면 등 인근 지역까지 복음이 전해졌다. 그러나 급격한 이농 현상과 인구공동화, 산업화 바람이 맞물리며 현재의 교회만 남았다. 사역자도 없이 근근이 명맥을 잇는 모습이 안타까워 2013년부터 김진홍 은퇴목사가 자청해 돌보기도 했다. 그는 일주일의 절반은 광주에서, 절반은 이곳에서 지내며 손수 사택을 수리하는 등 정성을 다했다.


‘천사의 섬’에 세 천사의 기별 전파하는 암태교회

2016년에는 당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던 강하라 형제가 보건소장으로 봉사하면서 2년 동안 출석했다. 그는 컴퓨터와 대형 텔레비전을 기증하는 등 교회의 환경을 정비했다. 2017년에는 박성수 장로가 이끄는 전도단이 방충망 교체 등 봉사활동과 부흥회를 열어 수십 년간 교회를 떠났던 이들이 신앙을 회복하는 영혼의 결실도 있었다. 2020년부터 현재까지 주영종 은퇴목사가 전담해 사역하고 있다.

성도들이 안간힘을 쓰며 복음의 등불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지만, 오랫동안 버겁고 힘겨웠던 이곳에 최근 들어 활력이 돌고 있다. 내후년 선교 7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비전을 그리면서다. 벌써 ‘6개년 중장기계획’ 등 구체적인 청사진도 마련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에는 교회의 연혁과 역사를 정리했다. 특히 부동산 특조법에 의거해 단고리의 옛 교회터를 등기 완료하고 법인에 예속했다.

선교 70주년 기념사업의 핵심은 새 성전 건축이다. 현재 위치한 와촌리는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너무 낡아 새로운 발전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신안선교미래추진위원회(위원장 박행순)를 구성하고, 암태면 인근에 신축부지를 알아보고 있다. 올해 안으로 건축자금을 마련해 내년에는 공사를 시작한다는 밑그림이다. 고맙게도 소식을 듣고 설계, 전기, 배관, 인테리어 등 재능기부와 자원봉사로 도움을 주겠다고 약속한 성도들이 여럿이다.

물론, 단순히 새 성전을 짓는다고 선교가 완성되지 않는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복음전도의 확장에도 우선순위를 두었다. 당장 평균출석생 50명을 확보하기로 했다. 마침 근래 들어서는 잃었던 신앙을 되찾는 이들이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반갑다. 여기에 기성 성도들의 영성 계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천사의 섬’에 세 천사의 기별 전파하는 암태교회

지난달에는 북아시아태평양지회장 김시영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주말부흥회가 열기도 했다. 지회장급 인사가 이 교회를 방문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김시영 지회장은 성전 건축의 꿈을 품은 이들에게 스가랴 2장 말씀을 인용한 설교로 용기를 북돋웠다.

‘예루살렘을 향한 하나님의 기대’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그는 “우리는 어느 곳에 있든, 어떤 환경에 처하든 결코 실망하거나 의심하지 말고 하나님의 약속을 믿으며 전진해야 한다. 그분이 우리에게 위대한 영적, 육적 축복을 부어주실 것이다. 말씀을 따르면 손해보는 것 같지만, 오히려 더 큰 영광을 얻을 것이다. 말씀의 언약을 붙잡고 나아가자”고 권면했다.

김 지회장은 중국에서 있었던 놀라운 교회 보존의 일화를 언급하며 “내일이 안 보이고, 희망이 없는 것 같은 어려움의 시대에 하나님께서는 우리 가운데 오셔서 친히 머무신다. 우리의 가정과 사업장에 그리스도를 모셔야 한다. 그분이 모든 어려움을 해결하실 것이다. 우리를 통해 힘있게 권능을 행사하실 것”이라고 강조했다.  

호남합회장 장원관 목사도 자리를 같이했다. 그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묵묵히 헌신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보니 목이 메인다”고 인사하며 “복음을 전하기 힘든 시대지만, 하나님께서 이 교회를 통해 큰일을 이루실 것을 믿는다. 우리는 연약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능히 그분의 계획을 성취하실 것이다. 주님의 약속을 붙잡고 일어나면 ‘천사의 섬’이라는 이 지역에 세 천사의 기별이 강력하게 퍼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목회와 기념사업을 이끌고 있는 주영종 목사는 “올해 모금활동을 통해 1억5000만원 규모의 건축자금을 우선 확보할 생각이다. 예정대로 내년 하반기에 교회를 신축하면 주변환경을 정비하고, 2023년을 ‘전도폭발의 해’로 삼아 사회봉사, 건강세미나, 복음 및 예언전도 등 매월 지역사회와 연계한 전도회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img4# ‘천사의 섬’에 세 천사의 기별 전파하는 암태교회 주 목사는 “2023년 10월 21일 선교 70주년 기념예배 및 헌당과 함께 이 교회가 배출한 성도들을 초청해 홈커밍데이 행사를 갖고, 궁극적으로 2024년에는 암태 선교 70년 만에 처음으로 정식 사역자를 맞이하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마침 지난 2019년 숙원이었던 암태-합해도간 연육 연도교인 천사대교가 개통하면서 이 일대에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그야말로 새 시대가 열렸다. 그동안 배로 다녀야 했던 교통이 훨씬 편리해졌고, 코로나19 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적잖은 관광객이 찾을 만큼 전남 서부지역의 인기명소가 됐다. 암태교회 성도들은 이를 반영해 새 성전에는 게스트룸을 만들어 육지에서 온 재림가족들을 맞이할 마음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 속에 우리 자신이 암태 선교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주님의 역사가 우리와 여러분의 손길을 통해 놀라운 기념비로 세워지길 간절히 소원합니다”

세상 역사의 마지막. 예언이 속히 성취되고 은혜의 시기가 빠르게 지나가는 이때, 남도 끝자락 섬마을에서 복음화의 꿈이 송송이 영글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