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도울 러시아어 통역봉사자를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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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씨는 극심한 트라우마로 인해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통역이 없어 애태우고 있다.
알리 씨는 현재 퇴원해 강원도 양양군에 머물며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예전에 살던 집은 화재 때문에 전소돼 다른 곳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상태는 많이 호전됐다.

불길이 치솟은 가운데서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도시가스관과 옥상에서 늘어진 텔레비전 유선줄을 잡느라 목과 손에 중증 화상을 입었다. 특히 등허리의 절반 정도를 크게 다쳐 당분간 지켜보면서 집중치료를 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며 일상생활에 조심스럽게 복귀할 수 있을 만큼 외상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극심한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로 인한 심리적 불안증세가 나타나고 있다.

알리 씨는 사고 이후 거의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실정이다. 상처의 통증도 있지만,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면 자신이 불에 타는 모습이 계속 떠올라 쉽게 잠에 들지 못한다고 호소한다. 또 병원 후송 중 목숨을 잃은 마지막 환자의 죽음이 자신 때문인 것 같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조금만 더 일찍 현장에 들어갔더라면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괴로워한다고.

그래서 장선옥 집사는 얼마 전부터 심리상담을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개월 정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통역이다. 알리 씨는 쉬운 우리말은 할 수 있지만, 자기 감정이나 속내를 드러낼 수 있는 의사소통은 어렵다.

그나마도 그동안에는 카자흐스탄에서 오랫동안 살다 온 한 시민이 알리 씨의 딱한 형편을 알고 자원봉사를 해 줘 도움을 받았는데, 사정상 더 이상 할 수 없게 됐다. 따라서 장 집사와 양양제일교회 측은 카자흐스탄어를 구사할 수 있는 재림성도가 있다면 도움을 줄 것을 긴급하게 요청했다. 러시아어와 우즈베키스탄어도 가능하다. 일정과 장소 등 좀 더 자세한 사항은 양양제일교회 강보화 목사(☎ 010-8259-8150)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 양양제일교회는 외국인노동자 위한 쉼터 조성
한편, 양양제일교회는 이번 사건을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로 받아들이고 있다. 안 그래도 올해 첫 번째 사업으로 외국인 이주노동자를 위한 쉼터를 만들기로 했던 터. 고향을 떠나 낯선 문화와 온갖 어려움 속에 일하고 있는 이들이 자기 집처럼 이용할 수 있는 설비와 환경을 조성해 제공할 생각이었다.    

강보화 목사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지방자치단체나 지역사회의 지원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이들이 언제든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제공하려던 참이다.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일상생활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교회를 개방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알리 씨도 완쾌하면 교회의 쉼터 조성에 일손을 돕겠다고 흔쾌히 약속했다. 벌써 수도 연결을 해 주기로 ‘예약’을 잡아 놨다.  

장 집사는 “알리 씨는 단순 일용직으로 일하며 번 돈으로 두 아이를 비롯해 현지에 있는 8명의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나마 한국에는 할 일이 있어 정말 좋다며 계속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런데, 그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잖나. 하나님께서 그의 길을 인도해주시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 한국에 체류하면서 지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