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변화 시대, 일상에서 목회 돌파구를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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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KOREA 2023’에서는 문화, 금융, 봉사, 디지털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목회사례가 소개됐다.(사진=FED KOREA 홈페이지 캡처)
PED 2023은 Session(세션)을 1~4로 나눠 16개 주제의 토크를 진행했다.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세션이 배치됐으며. 각각 10분의 휴식시간을 부여했다. 모든 진행은 정연수 PED KOREA 대표가 맡았다. 그는 토커를 소개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했다. <재림신문>은 주제별 토크의 핵심을 간추려 정리했다.

■ Session 1
강남동산교회 고형진 목사는 ‘삐딱한 목회’를 주제로 이야기했다. 고 목사는 가나안교인의 증가, 교회 내 갈등, 교회 세습, 중간세대이탈, 이단의 득세, 중형 교회와 교회학교의 몰락, 세속화와 정치화 등 한국 개신교가 처한 다양한 위기상황을 언급하며 “문제만 보면 답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답이 없다면 거꾸로 가보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가 성경의 ‘정신’이 아닌, ‘문자’에 매어 사는 교인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북 괴산군 추산교회의 이종남 목사는 ‘목사님, 진짜 홍대 가는 거에요?’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사람보다 소가 더 많은 시골 마을의 찬양팀이 한 선교단체의 초청으로 서울의 핫플레이스에서 공연한 일화를 소개하며 “다음 세대들이 그리스도의 비전을 붙들고 순종으로 나아갈 때 하나님의 손에서 귀한 도구로 사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신도들의 사례도 눈길을 끌었다. 소그룹 전문가 조찬주 집사(Lois Cho‘s Small Group&Leadership Academy 원장)는 ‘소그룹 리더는 처음이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소그룹의 성패는 리더에게 달려있다”면서 소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요소로 대화와 경청의 기술인 ‘질문하기’를 제안했다.

예사랑교회 박철 목사는 ‘목사님 저 다음에 또 갈래요!’란 제목으로 예배인원 겨우 35명 남짓에 불과한 지방 도시 교회에서 성도들과 함께 전 세계를 여행하는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이 일이 가능한 원동력으로 ‘목회자와 성도들의 신뢰’ ‘누구든 함께 갈 수 있다는 개방’ ‘인솔자의 철저한 준비’ 등을 꼽고 “아는 만큼, 준비한 만큼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 Session 2
화성시 봉담의 더불어숲동산교회 이도영 목사는 ‘탈성장교회’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성장주의’를 한국 교회의 대표적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교회야말로 성장 없는 번영을 이야기하는 탈성장 담론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는 믿음과 행함을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태적 교회 △윤리적 교회 △미학적 교회 등을 탈성장교회의 특징으로 들었다.

문곰떡방을 운영하며 목회하는 (주)유오디아 대표이자 함께하는교회 서경아 전도사는 ‘부르심의 도구, 떡’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다. 떡집을 운영하면서 겪은 목회 경험담과 떡의 종류에 담긴 진솔한 해석과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미래희망가정경제연구소 김남순 소장은 ‘크리스천 금융문맹탈출’이라는 주제로 돈에 대한 성경적 시각과 맘몬을 이기는 법을 소개했다. 그는 “대한민국 가정 경제에서 사교육을 비롯한 ‘자녀문제’ ‘부동산’ ‘미래의 커리어’를 내려놓으면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고 발상의 전환을 제시했다.

■ Session 3
원주제일교회 청년담당 권용주 목사는 ‘저는 지금 물고기를 키웁니다’란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우연히 주변의 권유로 키우게 된 물고기를 통해 청년들의 필요와 관심에 공감하는 목회를 강조했다. 권 목사는 “만약 청년들이 라면이 먹고 싶다고 하면 ‘그러니?’하고 반영하는데 그치지 말고, 직접 라면을 끓여줄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공감목회”라고 강조했다.

오병이어교회 담임이자 문화선교공간 그레이스 세븐 대표인 장동근 목사는 ‘하나님의 품 Grace 7’이라는 제목으로 단에 올랐다. 그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아름다운 문화를 통해 비그리스도인과 만나는 접점을 조성하기 위해 ‘문화공장 – 그레이스 세븐’을 만들었다. 현재 매월 2000명이 찾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잡았고, 다양한 문화사역을 통해 청년세대가 복음을 만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기독병원 원목실장 겸 로제타홀기념관 강경신 관장은 ‘로제타 홀을 기억하다’라는 주제로 청중과 만났다. 로제타 홀(Rosetta Sherwood Hall, 1865~1951)은 1890년 의료선교사로 한국을 찾은 최초의 의료선교사. 한국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잃고 20년 동안 헌신하면서 여성과 어린이들을 돌봤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점자법을 개발해 맹인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고, 1898년에는 여성치료소 광혜여원을 열었고, 1917년에는 여자의학원을 설립해 경성의학교로 발전시켰다. 이 학교는 훗날 고려대 의과대학으로 성장한다. 당시 언론은 ‘조선의 은인’ ‘장애인의 은인’이라고 부르며, 그녀가 조선에서 보낸 43년의 세월을 조명했다. 현재 양화진외인묘지에 잠들어 있다.

서로함께교회 이경석 목사는 자신의 실패담을 사례로 들었다. ‘디지털 유목민 5% 사로잡기’라는 제목의 강의에서 그는 아무 준비 없이 유튜버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좌절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고백하며 “실패를 통해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배우고 있다. 그렇게 다져진 노하우로 디지털 공간에서 방황하는 5%의 영혼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자신의 목회는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늘샘교회 전웅제 목사는 ‘MZ특’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전 목사는 “MZ세대는 자기들만의 독특한 언어를 사용한다. 꼭 가야 하는 곳에 가서 놀고, 꼭 먹어야 하는 것을 먹는 등 기존 신세대를 뛰어넘는 전혀 다른 체계의 세대”라며 MZ세대의 특징을 언급하고 “전통적인 예배는 이들 세대에게 ‘노잼’이 됐다. 우리는 과연 이들에게 무엇을 주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MZ세대를 인도할 확실한 접촉점을 만들기 위해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Session 4
동수원교회 담임이자 꿈마을예술단 단장인 주학선 목사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나만의 목회 비밀 코드’라는 주제로 자신만의 독특한 <목회 매뉴얼>을 소개했다. 그는 “목회 매뉴얼은 시대적 변화와 트렌드 그리고 사회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면서 올바른 방향성을 잡아준다. 무엇이 중요한가를 정확하게 말해주고, 중요한 선택에서도 중심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자문자답하는 과정에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고 장점을 꼽았다.

일산광림교회 담임이며 웨슬리글로벌이사회 이사장인 박동찬 목사는 최근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ChatGPT를 목회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이야기했다. 박 목사는 “ChatGPT는 인터넷에서 수집된 정보만 자료화하기 때문에 잘못되거나 거짓된 정보로 오류가 생길 수 있다”며 한계를 짚고 “위로와 감동, 사랑을 실천하는 ‘영성목회’가 ChatGPT 시대의 대안”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안산등대교회 원영오 목사는 ‘합창으로 행복한 목사’라는 주제의 발표에서 합창을 공동체 활동에 빗대 설명했다. 그는 “목회자들은 사역의 특성상 육체적, 심리적, 영적 에너지를 공급받는 것보다 소비하는 것이 더 많다. 그러나 공급처가 있어야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 합창은 훌륭한 공급처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사람이 모여 노래하며 조율과 조화의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무지개교회 담임이자 미션카선교회 대표인 이주헌 목사는 ‘하나님, 저는 자동차 딜러가 아닙니다’라는 주제로 ‘미션카 스토리’를 들려줬다. 미션카는 오래 타서 낡은 승합차를 폐차하거나 중고차로 매각하지 말고 미자립교회 등 선교용으로 무상 기증하자는 운동. 2020년 3월 1호차 기증에 이어 벌써 25호 차량이 준비되고 있다. 이 목사는 “미션카선교회는 선교의 발”이라며 “이 사역을 하면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짜릿함을 많이 느낀다. 전국 각지에서 교단을 초월해 열매가 맺히고 있다”고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