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용 장로-정순복 집사 부부의 ‘이웃사랑 마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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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중한합회 퇴촌새마음교회의 김덕용 장로와 정순복 집사 부부는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정순복 집사는 경기 광주시 퇴촌새마음교회를 이끄는 평신도지도자 김덕용 장로의 아내다. 그는 요즘 면마스크를 만드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남편은 재단을 하고, 아내는 재봉틀로 예쁜 마스크를 만들다보면 하루가 금세 지난다.

부부는 얼마 전, 교회 가던 길에 보건마스크를 사기 위해 약국 앞에 50m 이상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이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봉사가 아닌가’ 싶어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지역사회에 나누기로 마음먹었다. 안 그래도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시민들의 모습을 뉴스에서 볼 때마다 안타까웠던 터다.

그렇게 해서 2주일 동안 손수 300개의 면마스크를 만들어 지난 14일 안식일, 성도들과 함께 거리로 나가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 ‘코로나19로 힘들고 어려운 이때, 조그마한 도움을 드리고자 정성들여 직접 만든 마스크를 나누고자 한다’며 응원의 메시지도 전했다. 특히 <시조> <가정과건강> 등 선교잡지와 함께 배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 장로와 정 집사는 이날 버스정류장에서 우연히 만난 노인들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마스크를 사러 시내에 나왔다가 물건이 바닥나는 바람에 사지 못하고 허탈하게 발길을 돌리려던 참이었다. 2시간이나 줄을 섰지만, 결국 손에 쥐지 못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부부는 오후 4시에 교회 앞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이윽고 약속한 시간이 되자 노인들이 찾아왔고, 김 장로는 미리 준비했던 면마스크를 선물했다. 노인들은 몇 번이고 고맙다며 인사했다.

반나절 동안 교회 앞에서 마스크를 받아간 주민이 어림잡아 60명이 넘는다. 사람들은 “돈 주고 구하려고 해도 쉽지 않은데, 이렇게 공짜로 주셔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어떤 이는 급히 서울에 갈 일이 있었는데, 마스크가 없어 그냥 가자니 눈치도 보이고 꺼림직 했는데 이렇게 좋은 마스크를 주셔서 요긴하게 잘 쓰게 됐다며 안도했다. 길을 지나던 경찰도 “정말 좋은 일을 하신다”며 칭찬했다. 소식을 들은 지역 언론은 이들의 선행을 보도하기도 했다.


김덕용 장로-정순복 집사 부부의 ‘이웃사랑 마스크’

정 집사는 벌써 3년째 매주 수요일이면 어김없이 서울역으로 향한다. 노숙자봉사를 위해서다. 이번에도 노숙자들의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해 200개의 마스크를 만들었다. 지난 18일에는 광주시민들을 위해 마스크를 무료로 제공했다. 돌아오는 안식일에도 이웃에게 주려고 벌써 250개를 포장해 놨다. 지금까지 만든 마스크가 무려 800개나 된다.  

“원래 자그마한 봉제공장을 했었어요. 그래서 재봉일이 서툴거나 어렵지는 않아요. 최근까지 가까운 공장에 다녔는데, 요즘 경기가 좋지 않아 마침 집에서 쉬고 있던 중이에요. 이렇게 제가 할 수 있는 봉사가 있다는 게 기쁘고 감사해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니 행복합니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고 축복이죠”    

그러나 선행의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면마스크도 필터를 부착하면 보건마스크 만큼의 효과가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한꺼번에 수요가 몰려 재료 구하기가 무척 어려웠다. 가격도 껑충 뛰었다. 정 집사는 직접 두유를 사서 주변 거래처를 돌아다니며 남는 자재가 있으면 달라고 부탁했다. 취지에 공감한 업체 측은 흔쾌히 자재를 공급해줬다.  

김 장로는 “작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니 다행”이라며 “우연찮게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고맙다’ ‘감동이다’라는 인사를 받을 때마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미소 지었다.


김덕용 장로-정순복 집사 부부의 ‘이웃사랑 마스크’

다른 무엇보다 교회에 다시 활력이 도는 것 같아 감사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예배가 중단되고 선교사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침체되어 있지 않고 선교열정을 되살릴 수 있어 행복하다. 평균출석생이 10명 남짓에 불과한 시골마을의 작은 교회지만, 다른 어느 교회도 하지 못하는 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정 집사는 ‘혼자서 다 만들려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남편이 재단을 도와주니 한결 수월하다”면서 “요즘은 오히려 돈을 버는 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하다. 마스크를 받아들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너도나도 봉사에 참여하며 적극적으로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성도들의 모습에서 내가 힘을 얻는다”고 말했다.  

부부는 당분간 수제 면마스크 나눔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다. 오늘도 이들의 재봉틀 앞에는 새로 만든 마스크가 수북이 쌓이고 있다. 이번 주 안식일 오후, 주민들에게 나눠줄 ‘이웃사랑 마스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