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에 앉으신 이와 어린양에게 찬송과 존귀와 영광과 권능을 세세토록 돌릴지어다”(계 5:13)
그리스도께서는 극심한 번뇌 속에서도 고문하는 원수에게 조금도 굴하지 않으셨습니다. 악한 천사들의 군대가 하나님의 아들을 둘러쌌습니다. 그러나 거룩한 천사들은 그 진을 뚫고 들어가 비웃고 조롱하는 원수들과 싸우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고뇌하는 하나님 아들의 마음을 북돋는 일이 하늘의 천사들에게는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 끔찍한 흑암의 시간에 아버지는 얼굴을 감추셨고, 악한 천사들의 군대가 그분을 감싸고 있었으며, 세상의 죄가 그분 위에 얹어졌기에 그분의 입술로부터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마 27:46)라는 말씀이 터져 나왔습니다.
순교자들의 죽음은 하나님의 아들이 겪으신 고뇌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아들의 삶과 고난과 죽음에 대하여 우리는 더 넓게 더 깊게 이해해야 합니다. 속죄를 바르게 이해해야 영혼 구원의 무한한 가치를 깨닫게 됩니다. 영생을 위한 사업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정한 구주께서 주시는 권고가 얼마나 무시되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세상에 마음을 쏟고 이기적인 생각에 빠져서 하나님의 아들을 향한 문을 닫아 버렸습니다. 위선과 교만, 이기심과 욕심, 시기와 악의와 욕망이 가득하기에 사람의 마음에는 그리스도께서 차지할 공간이 없습니다.
그분은 한없이 부유하셨지만 우리를 위해 가난해지셨고, 그분의 가난함으로 우리는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원래 그분은 영광의 빛을 입으셨고 하늘 천사들은 그분을 둘러싸고 그분의 명령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인간의 본성을 입으려고, 죄를 짓고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들과 함께 머물려고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지식을 초월한 사랑입니다. 크도다 경건의 비밀이여! 우리는 인간에게 보이신 아버지와 아들의 사랑에 매료되어 힘과 생기를 얻습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그 신비한 사랑을 이 땅에서 반사할 줄 알아야 합니다.
『교회증언 2권』, 214~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