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수요일 예수바라기] 시편 120편 성전에 올라가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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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환난 중에 여호와께 부르짖었더니 내게 응답하셨도다”(시 120:1).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

정확히는 “올라감의 노래”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120편에서 134편까지의 이 시들은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연례 절기에 예루살렘을 향해 순례 여행을 할 때 불렸다고 생각됩니다. 글의 내용이 다양한 이 시편들 모두는 간결하게 기록되었고, 대부분 시온 및 거룩한 성전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함께 예루살렘의 번영과 평화를 기리고 있습니다.

응답하셨다면서?

원문을 보면 “부르짖었더니”(히, “라티”)는 완료형이며, “응답하셨도다”(히, “야아네니”)는 미완료 형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두 동사를 특정한 시제에만 한정시키기보다는 과거에 경험한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현재와 장래에도 계속 체험하기를 바라고 또 확신하는 기자의 고백으로 보는 것이 합당해 보입니다.

시인은 기도를 응답받은 경험도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실은 만만치 않습니다. 대적들의 거짓된 입술과 속이는 혀로 인해 시인 다윗은 죽을 위기에 빠져 고통받고 있습니다(2절). 다윗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시련을 묘사할 때 “속이는 혀”의 이미지를 사용하곤 했는데, 예측하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원수들이 자신과 가까운 친구들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시인은 메섹과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물고 있다고 말합니다(5절). 메섹은 이스라엘 북쪽에, 게달은 남쪽에 있는 이방 민족의 도시입니다. 이 말은 다윗이 그 도시들에 거주했다는 말이 아니라 현재 자기의 상황이 이방인 중에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는 화평을 원하지만 이전에 친구였던 원수들은 싸우려고만 합니다(7절).

이 시편은 이렇게 마무리됩니다. 그 친구들이 다시 돌아왔다거나, 하나님께서 이러저러하게 역사하셨다는 결말 없이 환난의 상황만 묘사하다가 끝나 버립니다. 이런 것이 하나님 백성의 삶입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을 믿고 살아야 하는 것이 하나님 백성의 삶입니다.

성전에 올라가는 사람

성전에 올라가는 사람은 승리의 찬양만을 외치는 사람이 아닙니다. 힘들고 지치고 낙심되어도 하나님이 허락하신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비록 지금은 메섹과 게달의 장막 중에 머무는 것 같은 현실 속에 살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응답하심을 믿고 성전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가는 사람입니다.

기도) 어떠한 현실 속에서도 주님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