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너를 위하여 큰 일을 찾느냐 그것을 찾지 말라”(렘 45:5).
얼마나 힘들었을까?
본 장은 예레미야의 비서인 바룩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는 예레미야서를 기록하는 중요한 책임을 맡았습니다. 바룩은 예루살렘 성을 관장하는 집안의 후손이어서 가문의 일을 이어받았다면 편안한 인생을 살 수 있었으나 예레미야와 함께 유다 회복 사역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하나님 말씀에 전혀 반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조소와 멸시를 보내고 냉대했습니다. 그리해서 바룩은 일찍이 “화로다 여호와께서 나의 고통에 슬픔을 더하셨으니 나는 나의 탄식으로 피곤하여 평안을 찾지 못하도다”(3절)라며 자신의 힘든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큰 일을 찾느냐?
힘들어하는 바룩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은 일견 냉정해 보입니다. “네가 너를 위하여 큰 일을 찾느냐 그것을 찾지 말라”(5절)라고 말씀하셨는데 그가 생각한 큰 일은 자신의 안락이나 성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맡은 일에서 엘리야의 갈멜산의 승리나 히스기야 때의 승리 같은 눈에 보이는 대단한 결과가 나타나기를 원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는 내가 세운 것을 헐기도 하며 내가 심은 것을 뽑기도 하나니 온 땅에 그리하겠거늘”(4절)이라고 말씀하심으로 바룩이 기대한 ‘큰 일’은 그가 아닌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십니다.
바로 이 점이 우리가 선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실망하는 지점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일을 할 때 하나님은 잊어버리고 자신이 하나님인 양 일하다가 기대처럼 되지 않으면 실망하고 하나님을 원망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앞에 모시고 인도하시는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면, 기대와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하나님께 성실히 순종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실족하는 일이 적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바룩에게 허락하신 것은 ‘큰 일’이 아니라 “네 생명을 노략물 주듯 하리라”(5절)라는 말씀처럼, 죽지 않고 삶을 이어가는 정도였습니다. 이 말은 이 땅에서 대접받고 호사를 누릴 복은 없지만, 마지막 날에 영원한 구원은 얻을 것이라는 약속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하늘에서의 영원한 구원에만 만족하며 이 땅에서 잘 먹고 잘사는 일에 연연하지 않는다면, 이 땅에서 그렇게 실망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기도) 실망하거나 실족하는 삶을 살지 않게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