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8:14의 “성소의 정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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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다니엘 8:14의 “성소의 정결”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가 내게 이르되 이천삼백 주야까지니 그때에 성소가 정결하게 함을 입으리라 하였느니라”(단 8:14).

전통적으로, 재림교인들은 조사 심판 곧 재림전 심판의 교리를 옹호하기 위해 이 본문을 사용해 왔다. 이 본문을 문자적으로 번역하면, “그가 내게 이르되, ‘이천삼백 야주까지니 그때에 성소가 정당화[의롭게]되리라’ 하였느니라”이다.

레위기 16장에 의하면, 하나님의 백성의 축적된 죄가 속죄 의식의 마지막 국면에 성소에서 제거된다는 의미로 고대 이스라엘의 성소는 매년 대속죄일에 의식적(儀式的)으로 정결케 되었다. 그래서 재림교인들은 다니엘 8:14을 고대에 있었던 그 사건의 마지막 시대적 성취로 해석해 왔다. 그러나 이 견해를 비평하는 자들은 “정결케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니츠다크(niṣdaq)의 의미가 법적으로 “옹호되다”이지 의식적으로 “정결케 되다”가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니츠다크와 관련된 히브리어의 어떤 형태도 레위기 16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레위기의 대속죄일의 정결이 마지막 시대에 있을 다니엘 8:14의 성소의 회복 및 옹호와 들어맞지 않는다고 결론짓는다.

이스라엘의 대속죄일: 니츠다크와 관련된 문제를 제쳐두고 문맥적인 요소들만 살펴보아도 레위기 16장과 다니엘 7, 8장 사이에 주제적으로 강한 연관성이 있음이 드러난다. 대속죄일은 이스라엘의 연례적인 심판의 날이었다. 그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성소에서 자신들의 죄가 제거되는 은혜를 받기 위해 신실함을 나타낸 자들과 당신의 관계를 재확인하셨다(레 16:29-31). 반면, 하나님께서 불신실한 자들은 정죄하셨다(23:29, 30). 신실한 자들은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에게 허락하신 약속의 땅에서 삶을 향유할 수 있었지만 불신실한 자들은 그분의 백성 가운데서 끊어질 것이었다(레위기 26장에 나온 축복 및 저주와 비교하라).

다니엘 7장과 8장에 나타난 대속죄일 개념: 다니엘 7장은 마지막 시대에 있을 재림전 심판 곧 하나님의 신실한 백성은 옹호하여(7:9-14, 22) 그들에게 약속된 나라와 권세를 주어  보상하고, 그분께 반역한 자들과 특히 박해하는 세력인 “작은 뿔”은 정죄하는 심판(7:26)을 묘사한다. 이와 함께 이 심판은 죄와 죄인을 다루시는 방법과 관련하여 하나님을 옹호한다.
다니엘 8장은 7장과 중첩되는 평행적 요소들을 보여 주며(8장에서는 넷째 짐승과 열 뿔이 생략됨) 연속되는 지상 왕국들에 대한 예언을 제시하는데, “작은 뿔”로 상징되는 세력에서 정점을 이룬다. 다니엘 7장과 8장은 동일한 역사의 흐름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제시하는 것이 분명하다. 다니엘 7장에서는 작은 뿔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대답이 심판인 반면, 8장에서는 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하나님의 성소를 옹호하는 것이다(14절). 다니엘 7장의 심판과 8장의 성소 정결은 평행적 기사에서 같은 위치를 차지하므로 동등한 기능을 지닌다. 그러므로 이 둘은 같은 사건을 가리킨다.
성경에서 어떤 사건이 신실한 자와 불신실한 자를 갈라놓는 하나님의 심판뿐만 아니라 동시에 하나님의 성소를 옹호하는 것으로 묘사될 수 있는가? 오직 하나의 가능성 있는 대답이 있는데, 그것은 대속죄일이다. 그러나 다니엘서에 나타난 이 예언은 지상에 있던 예루살렘 성전이 없어진 지 오랜 후에 일어난다(8:11-14에서 일어난 일은 9:26-27에 나온 성전의 파괴 후에 일어난다). 그러므로 마지막 시대에 있는 심판은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소를 정결케 하는 사건과 관련돼야 한다(참조 히 8-9장; 계 4-5장; 11:19).

레위기 16장과 다니엘 8:14: 공통되는 용어들이 다니엘 8:14과 레위기 16장을 연계시켜 준다. 염두에 두어야 할 한 가지는 둘 다 하나님의 성소(히브리어 코데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히브리어 니츠다크(“정결케 되다”, 단 8:14)가 레위기 16장과 간접적이지만 의미 있는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어 니츠다크는 “옳다”, “정당하다”를 의미하는 차다크에서 나왔다(욥 9:15, 20; 시 19:9; 51:4; 143:2; 사 43:9, 26 등). 욥기 4:17에서 하나님 앞에서 “의로운”(차다크) 자는 잘못이 없이 “성결[정결]하”다(타헤르)고 말해지는데, 여기서는 타헤르는 “옹호된다”를 의미한다. 두 용어 “의로운”과 “정결한”은 동일한 개념을 다르게 표현하는 평행대구 구조에서 동의어로 기능하고 있다. [“허물이 없는”, “형벌을 면제받은”, “무죄한” 등을 의미하는(참조 출 21:28; 23:7; 삼하 14:9) 히브리어 나키(naqi)가 “깨끗한(정결한)”을 의미할 수 있다는 사실(참조 시 24:4)도 참조하라.] 다니엘 7장과 8장의 문맥에서, 그분의 권위와 정부를 대표하는 하나님의 사령탑인 성소를 정결케 한다(정당화하다)는 것은 하나님께서 신실한 자와 반역적으로 행하는 불신실한 자(단 8:12)를 심판하시는 것이 의롭고 정당한 일로 옹호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 옹호를 일종의 법적인 정결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왜 유대인 출판협회가 1988년에 다니엘 8:14의 후반부를 「70인역」과 「제임스왕역」을 따라 “그때에 성소가 정결케 되리라”고 번역했는지를 설명해 준다.

재림전 심판은 작은 뿔과 관련되지만 이 심판은 다니엘 7장에 나타난 대로 하나님의 백성을 옹호하는데, 이것은 성도가 심판받고 사면을 받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가장 고통스런 상황 가운데서도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는 마음을 유지한다. 그들의 삶의 기록들이 조사되고, 그들의 죄들은 도말된다. 이와 함께 거짓 신자들의 이름이 책들에서 제거된다(참조 출 4:33; 레 23:29, 39). 죽은 성도들을 포함하여 책들에 이름이 보존된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상속받는다(단 7:22; 12:1, 2). 이렇게 하여, 성소는 정결케 된다. (Angel Rodriguez, “The Sanctuary” in R. Dederen, Handbook of Seventh-Day Adventist Theology [Hagerstown, MD: Review and Herald, 2000], 395, 397).

레위기 16장에 의하면, 이스라엘의 성소는 의식적인 정결이 요구되었는데, 여기에는 대제사장이 희생제물의 피를 바름으로써 뜰의 제단을 “정결케 하는” 것(타헤르)도 포함되었다(19절). 이렇게 하나님의 지상 사령탑에서 죄와 부정을 제거하는 것은 그분의 성소를 회복하고 옹호하는 것을 상징한다. 하나님의 정부는 그분이 이미 연중 내내 용서하신 신실한 백성들은 재확인하고(참조 레 4:5) 반역적인 죄들을 범한 자들은 거부할 때(레 16:16) 옹호된다.
법적인 정결 즉 옹호 개념이 다니엘 8:14을 특히 레위기 16장과 연결시키며 이 개념이 동의어적인 용어인 차다크(단 8:14)와 타헤르(레 16:19)로 표현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반역 또는 반역적인 죄”를 뜻하는 히브리어 페샤 또한 다니엘 8:12과 레위기 16장을 구체적으로 연결시킨다. 오경에 나오는 성소에 관한 지시 사항 전체에서 이 단어가 레위기 16:16, 21에만 나타난다. 레위기 16장을 암시하는 것이 숫양과 숫염소에 관한 다니엘의 이상에도 나타난다(단 8:3-8). 이 동물들은 대속죄일과 관련된 일련의 의식들에서만 사용된 희생동물의 종류이다(레 16:5, 15, 24).

해석: 다니엘 8:14의 대속죄일 배경은 하늘에 있는 하나님의 성소를 옹호하는 것(법적으로 정결케 하는 것)의 의미 및 기능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하나님께서 연중 내내 성소로 희생제물을 가져온 회개한 이스라엘 백성을 용서하신 속죄의 첫 번째 국면(레 4:20, 26, 31, 35 등) 후에 있는 대속죄일은 속죄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 주요 국면을 제공한다. 이 두 번째 국면에 성소가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에서 정결케 되는 것은 심판자로서의 하나님께서 옹호되며 그분이 죄 있는 백성들을 용서하심으로써 생긴 사법적인 책임에서 벗어나는 것(참조 삼하 14:9)을 상징하는데, 이런 일은 일반 법정에서 의로운 재판관이라면 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신 25:1; 왕상 8:32). 연중 내내 그리고 대속죄일에 드려진 희생 제물들이 가리키는 그리스도의 결정적인 희생으로 말미암아 하나님께서 믿는 자들을 (용서를 통해) 의롭다 하실 때 그분이 의롭다하심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롬 3:26). 용서를 경험한 후에도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하나님께서 용서하신 자들을 구원하실 때 그분이 공정하다고 여김을 받을 수 있도록 그들이 진정으로 계속하여 믿을 것인가!
?(참조 골 1:21-23). 그분은 믿음을 끝까지 지킨 충성스런 자들만을 참으로 구원한다는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자신을 옹호하는(단 8장) 마지막 시대 심판[재림전 심판]을 통해(단 7장) 이 질문에 답하신다. 속죄의 두 국면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오직 온전한 공의와 온전한 자비를 함께 제공하신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사랑이라는 당신의 품성의 두 국면인 사랑과 공의(출 34:6, 7; 요일 4:8)에 완전한 균형을 이루신다(시 85:10).

결론: 다니엘 8:14의 니츠다크는 문자적으로 “정당화되다, 옹호되다”를 의미하는 것이 사실이며, 이 용어가 레위기 16장이나 기타 대속죄일 구절에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도 사실이다(레 23:26-32; 민 29:7-11). 하지만 다니엘 8:14에 예언된 사건은 고대의 대속죄일이 가리키는 마지막 시대의 심판(단 7:9-14)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이 사건은 백성들의 죄에서 하늘 성소를 정결케 함으로써 하나님의 품성을 옹호한다는 점에서 볼 때 구속사에서 중대한 역할을 한다. 다시 말해서, 이 재림전 심판은 그분의 모든 심판들이 정당함을 입증한다.


Roy E. Ga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