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응팀은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후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 외곽에 위치한 폴란드연합회를 찾아 얀코스키 연합회장을 예방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아드라코리아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등 우크라이나 주변국 중 폴란드에 가장 많은 5만 달러를 긴급 지원한 바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발 난민 최대 수용국.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우크라이나에서는 약 402만 명 규모의 난민이 발생했으며, 이 중 58%가 넘는 233만6700여 명이 폴란드로 유입됐다.
엄덕현 부회장은 “한국의 많은 교회와 성도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소식에 걱정하며 기도하고 있다. 특히 폴란드연합회가 피난민을 돕기 위해 크게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어려움에 빠진 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 한국연합회와 아드라코리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엄 부회장은 “이번 방문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강순기 한국연합회장도 폴란드연합회의 봉사에 경의를 표했다. 오는 6월 대총회 총회에서 만나면 특별한 인사를 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치고, 난민과 피해자들이 일상을 회복할 때까지 마음과 정성을 다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얀코스키 연합회장은 “폴란드 교회와 우크라이나 난민을 돕기 위해 애써주신 한국 교회와 믿음의 형제자매들에게 깊이 감사한다. 여러분의 도움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준비해 난민을 도울 수 있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 무엇보다 난민들이 안전감을 느끼고, 상처 입은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이렇게 먼 곳까지 직접 달려와 주신 한국연합회와 아드리코리아 대표단에게 정말 감사한다. 우리는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얀코스키 연합회장은 현재까지의 난민지원 상황에 대해서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폴란드 재림교회는 전쟁 발발 초기, 밀려드는 난민들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며 예배당을 쉘터(임시보호소)로 개방한 최초의 민간시설이라고. 심지어 예배당을 난민에게 내주고, 자신들은 재림교회가 아닌 다른 교회나 공용시설을 빌려 예배를 드렸다. 실제로 지금도 폴란드연합회 건물에는 3가구, 10여 명의 난민이 생활하고 있다. 다섯 살 어린아이부터 6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다.
또한 재림교인들은 자기 집으로 난민들을 초청해 숙식을 제공하는 등 따뜻한 그리스도인의 사랑을 실천했다. 얀코스키 연합회장은 “폴란드재림교회는 전체 교인이 6000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아주 작은 교단이지만, 지금까지 수천 명의 난민을 도왔다. 초기에는 이곳 연합회 건물에만 400명가량의 난민을 수용하기도 했다. 우리의 규모나 다른 단체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난민을 도운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상황에서의 현실적 어려움도 토로했다. 그는 “솔직히 이곳에서 한두 달 정도 케어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과연 언제까지 이들을 돌볼 수 있을지 걱정이다. 인력, 재정, 교육, 환경 등 여러 면에서 곧 한계상황에 처할 것 같은 우려다. 이들을 앞으로 어떻게, 어떤 것으로 도울 수 있을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마크 핀리 대총회 부회장과 조우 … 한국 교회에 감사
방문 현장에서는 반가운 얼굴도 마주할 수 있었다. 대총회 부회장 마크 핀리 목사를 만난 것. 그는 한국 재림교회 최초의 위성전도회인
최근 대총회 행정위원회가 별도의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우크라이나를 기존 유로-아시아지회에서 대총회 직속 관할지역으로 편입하면서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특별집회를 인도하기 위해 호프채널 방송팀과 폴란드를 찾았다. 그는 21일부터 폴란드 국민과 우크라이나 난민들을 위한 온라인 전도회를 진행한다. 안식일에는 침례식도 준비하고 있다.
마크 핀리 목사는 엄덕현 부회장에게 “한국연합회와 한국 교회 그리고 성도들에게 대총회를 대표해 깊이 감사한다. 세계 교회의 일원으로서 보여주신 여러분의 헌신은 우리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한국 교회의 도움이 난민들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그 현장을 목격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서 있다. 앞으로도 인도주의적 지원이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오전에는 폴란드연합회 청소년부장 마레크 목사와 함께 양국의 선교현황과 발전방안을 놓고 환담했다. 자국의 역사와 종교현황 등을 우크라이나 상황과 빗대 자세히 소개한 그는 특히 북한선교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 눈길을 끌었다.
#img4# ‘교회를 난민에게’ 폴란드재림교회의 인류애 엄덕현 부회장은 이에 대해 “현재는 법적으로 북한과의 왕래나 서신 교환 등 직접 접촉이 금지돼 있어 선교가 어렵지만, 머잖아 북한이 개방될 때를 대비해 목회자, 평신도, 청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선교사를 양성하고 있으며, 탈북인들을 대상으로도 관련 교육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십일금의 1%를 특별자금으로 비축하는 등 여러 준비를 하고 있다.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의 평화통일 그리고 복음화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답했다.마레크 목사는 “폴란드는 과거 나치주의자들의 잔인한 학살과 강제노역 등 매우 커다란 고통을 겪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마치 이를 보는 것 같다. 폴란드가 당했던 괴로운 역사가 우크라이나에서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마지막 때가 다 되었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폴란드연합회 방문을 마친 대응팀은 바르샤바에서 약 340Km 떨어진 제슈프로 이동해 난민지원을 책임지고 있는 아드라폴란드 관계자를 만나 밤 11시까지 인터네셔널 네트워크와의 공조방안 등을 협의했다. 바르샤바에서 자동차로 약 5시간 떨어진 이곳은 난민이 가장 많이 밀집한 지역 중 한 곳. 국경과 맞닿은 접경지여서 아드라는 수시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 지원물자를 공급하고 있다.
대응팀은 22일 합류하는 독일 프랑크푸르트한인교회와 오스트리아 비엔나한인교회 성도들과 함께 쉘터 방문, 지원물자 공급, 위로음악회 등 현지에서 요청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