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8일 수요일 예수바라기] 죄가 말을 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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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의 죄가 그의 마음속으로 이르기를 그의 눈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빛이 없다 하니”(시 36:1).

악인의 죄가 말한다

시편 36편 1절은 매우 난해한 구절입니다. 하나의 견해는 악인의 죄가 주어라는 것이고, 또 다른 견해는 “이르기를”(히, 네음)이라는 말은 항상 하나님이 그 주체로 사용되기 때문에 하나님이 주어인데 그 주어가 생략되어 있다는 견해입니다.

악인의 죄가 주어일 경우에는, 의인화된 죄가 마치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에게 신탁을 주시듯 그 죄 자체가 인간들에게 신탁(神託)을 주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주장을 지지하는 용례로는 창세기 4장 7절에 “죄가 너를 원하나 너는 죄를 다스릴지니라”를 들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길이 아닌 자기가 선택한 길을 간 가인은 죄에 휘둘려 동생 아벨을 죽였습니다.

하나님이 주어가 될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다윗의 마음에 죄에 대해서 말씀하셨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학자들은 주로 후자의 해석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문맥을 보면 악인은 스스로 자랑하고(2절) 스스로 악한 길을 갑니다. 악인은 자신에게 자기 행동을 결정하는 권위를 부여합니다. 이렇게 보면, 1절은 악인의 죄가 악인의 마음을 지배하여 하나님과 같은 권위를 행사함으로 자기 마음대로 악인의 마음을 조종하는 모습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가인과 유다

이런 모습의 또 하나의 실례는 갸롯 유다입니다. 예수님이 제자들과 유월절 식사를 시작할 때 마귀는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님을 팔려는 생각을 넣었습니다(요 13:2). 예수님은 그를 제지하기 위해 그의 발을 닦아주시고 떡을 먹을 때도 예수님이 그의 생각을 알고 있으니 돌이키라는 무언의 호소를 지속해서 하십니다. 유다가 예수님의 간청을 뿌리치자, 사탄이 그 속에 들어가서(요 13:27) 그를 온전히 주관했으며, 예수님을 팔려는 유다를 아무도 더 이상 제지할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는 사탄이 유다에게 생각을 넣었는데 뒤에는 사탄 자신이 유다에게 들어갔다고 요한은 말합니다. 이것은 사탄이 처음에는 일정부분의 영향력을 유다에게 행사하다가 이후에는 완전히 그를 지배하게 되는 과정을 잘 보여줍니다.

지금도 우리의 죄는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 우리의 마음에 하나님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명령합니다(네음). 우리의 죄는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서 우리에게 스스로 자랑할 수 있고 스스로 길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네음). 그리고 그 결국은 우리가 우리 주님을 파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기도) 죄가 저의 마음을 주관하지 못하도록 저를 도우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