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굽 땅에 사는 모든 유다 사람 곧 믹돌과 다바네스와 놉과 바드로스 지방에 사는 자에 대하여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임하니라 이르시되”(렘 44:1).
말씀은 계속 전해진다
믹돌은 출애굽 당시 홍해를 건너기 전 이스라엘이 진 쳤던 곳으로 홍해 서쪽 수에즈 부근에 있습니다. 다바네스와 놉과 바드로스 지방은 믹돌을 중심으로 북, 서, 남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애굽에 들어간 유다 백성들은 이렇게 곳곳에 흩어져 살았습니다. 아마도 한 곳에 있다가는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 같은 두려운 마음에 그리 한 듯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애굽 땅에 사는 모든 유다 사람”(1절)에게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을 또 전하십니다. 하나님 말씀을 거부하고 도망간 사람들에게 진저리 치며 그냥 심판해버리면 될 것 같은데 그들을 끝까지 버리지 못하시고 경고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또, 선지자는 애굽 곳곳에 있는 유다 사람들을 일일이 다 만나 간절한 마음으로 그 말씀을 전합니다.
말씀을 떠난 사람들
그러나 그 무리들은 더욱 완고해져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다른 신을 섬기는 악행으로 인해 이런 재난을 받고 있다고 말씀하셨으나 그들은 하늘의 여왕에게 분향할 때는 잘 살았는데 예레미야의 말을 듣고 그 일을 폐한 후부터 궁핍하게 되었고 칼과 기근으로 멸망했다며 앞으로는 계속해서 우상 숭배를 하겠다고 대답합니다(2~19절).
완고한 마음으로 애굽으로 간 그 무리는 이렇게 하나님의 마지막 호소까지도 거절했습니다.
예레미야는 실패했는가?
본 장은 예레미야 생애의 마지막 메시지입니다. 45장 이후의 남은 메시지들은 시기적으로 44장 이전에 주어진 말씀들입니다. 이렇게 예레미야 생애의 마지막 메시지까지도 백성들의 거세고 악한 반대로 끝났습니다. 정말로 서글픈 일입니다.
예레미야는 실패한 선지자였을까요? 수많은 반대와 저항에 직면하고 눈에 보이는 결실을 얻지는 못했지만, 선지자는 신경 쇠약에 걸릴만한 상황에서도, 죽음이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도, 신실하게 그리고 끝까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하나님이 있으라고 하신 곳에서 하나님이 하라고 하신 일을 선지자는 결과에 상관없이 끝까지 다 했습니다. 그러면 된 것 아닌가요?
하나님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언젠가 약속의 기한이 찼을 때에 그 예언의 말씀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바라본 선지자의 삶은 결코 실패한 인생이 아닐 것입니다.
기도) 주님이 정하신 장소에서, 주신 말씀 그대로 끝까지 전하는 삶을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