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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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숙 소장은 부모와 사춘기 아이들의 긍정정서를 이어주는 첫 번째 열쇠는 공감이라고 강조한다.
학교에서 말썽꾸러기로 유명한 철수(가명)와 마주 앉았습니다. 상담실에 그야말로 ‘불려’왔습니다. 이번에도 사소한 일로 친구와 다투며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고 합니다. “괜찮아? 왜 그랬니?”라고 물으니 일부러 그러려고 그런 게 아닌데, 자기도 모르게 했다며 말끝을 흐립니다. 생각과 행동이 달랐다는 것입니다. 한 발짝 더 아이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사실 요즘 부모님의 사이가 안 좋아요. 부부싸움 하는 날이 부쩍 늘었어요. 그런데, 화살은 늘 저와 동생에게 날아와요. 엄마는 잔소리를 늘어놓으시고, 아빠는 고함을 치며 욕을 해대 무서워요. 집에 들어가기가 겁나요. 가족과 함께 있는 시간이 불안하고, 아무 잘못도 안 했는데 혼날까 봐 걱정돼요. 그러다 보니 작은 일에도 화가 나고, 나도 모르게 성격이 거칠어지는 것 같아요. 저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정말”
이 학생은 자신도 주체가 안 되는 나쁜 기억과 연결된 감정 때문에 충동적이고 폭력적일 때가 많다고 고백합니다. 이런저런 억울함과 불안함에 대한 울분을 토하고는 씩씩대며 하소연을 하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안정을 찾아갑니다. 그리고 스스로 반성하고 다짐하며 상담을 마무리했습니다. 
공감대화를 통해 사춘기인 그 학생은 감정조절을 경험했고, 행동조절로 양심과 인격적 성숙이 한 뼘 더 자랐습니다. 실제로 철수는 이후로도 또래 관계에서 비슷한 갈등 장면이 있었지만, 마음을 다잡으며 의젓하게 참아냈습니다. 그릇된 행동을 하려는 자신을 단호하게 제지하는 힘을 갖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안전한 관계 안에서 감정과 행동에 대해 자기조절력을 키웠습니다. 
사춘기 자녀가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발하거나 거칠어질 때, 체벌로 훈육하기보다는 먼저 자녀가 느끼는 기분에 공감하고 기분이 차분해지도록 돕는 것이 우선입니다.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춘기 자녀들을 대할 때 감정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드러난 행동만 놓고 무조건 나무라거나 비난하고 무시한다면 아이들은 마음의 문을 닫아버릴 것입니다. 어쩌면 분노를 주체하지 못한 채 더 큰 화를 자초할지도 모릅니다. 감정이란 일순간에 사고를 저지를 수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가는 곳에는 언제나 감정이 따라갑니다.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감정이 왜 그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란 때때로 매우 어렵습니다. 마음은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감정에 즉각적으로 반응할 때가 많습니다. 아주 빠른 순간에 습관적으로 반응할지를 감지합니다. 그래서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나 학교에서 이 시기의 아이들을 지도하는 교사는 감정기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감정을 슬기롭게 다뤄볼 수 있도록 부모도 언행에 심사숙고해야 합니다. 
자녀는 부모를 보고 배웁니다. 감정조절의 경험을 쌓아가는 자녀에게 감정조절이 잘 된 부모를 선물해주세요. 그리고 한 편이 되어 달라는 아이의 러브콜을 받아주세요. 자녀와 정서적인 연결을 이어가주세요. 이음의 첫 번째 요소는 바로 공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