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동문장애인복지관 김동홍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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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어학원교회 청년들이 백동길 씨(가명)와 함께 자리를 같이했다.
오는 20일은 제42회 장애인의 날이다. 국민의 장애인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고,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된 기념일이다.

교단 유일의 장애인 전문복지시설인 동문장애인복지관은 올해 ‘다함께 차차차’라는 주제로 특별캠페인을 진행한다. ‘별 없는’ ‘이를 인정하는’ ‘그러나 츰 하나 되는’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통해 장애인이 지역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서 자립하는 디딤돌을 놓는다는 각오다.

이런 가운데 동문장애인복지관이 최근 들어 지역교회와의 협력 사업을 강화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동문장애인복지관 지역권익팀 김동홍 팀장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와 관련한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동문장애인복지관과 지역교회가 함께 만들어 가는 ‘오작교’
동문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하는 백동길 씨(63세/가명)는 시각장애와 발달장애를 가지고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런 것처럼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것은 매우 어렵고 힘든 일입니다. 백 씨에게 취업은 물론, 경제활동이나 가정을 꾸릴 수 있는 기회는 너무 먼 이야기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얼마 전부터 매주 토요일은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 되었습니다. 오후마다 새로운 이웃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혼자 사는 백 씨의 집에 서울영어학원교회에서 성도들이 방문하는 날입니다. 집 안 청소나 설거지도 함께하면서 오랜만에 즐거운 한때를 보냅니다. 무엇보다 외로운 삶에 마음을 나누는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사실 저소득 장애인은 매일 만나는 사람이 거의 정해져 있습니다. 생활 속 관계가 일반적 사회생활을 하는 비장애인에 비해 폭이 좁고 단절적 상황에 놓인 경우가 많기에 그렇습니다. 백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오늘도 이번 안식일 오후에는 어떤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지 벌써부터 기대하며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별기고 – 동문장애인복지관 김동홍 팀장

동문장애인복지관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주민으로 하나 되어 참여하는 동아리가 많습니다. 회원들이 모여 동아리를 구성하고 ‘나눔’ ‘여가’ ‘등산’ ‘여행’ ‘독서’ 등 각자 원하는 활동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복지관은 선정된 동아리에 각 30만 원의 지원금을 보조하며, 주민이 주도하고 참여하는 소모임 활동을 적극 권장합니다.

이를 통해 참여자들이 원하는 활동도 만들어 가고, 장애 및 장애인에 대한 생활 속 인식개선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주민동아리 활동에 서울영어학원교회, 서울일본어교회, 남영학원교회 등의 장애인 및 비장애인 성도들이 지난 시간 함께 했습니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이 얼굴도 모른 채 살아가지만, 정작 마음을 터놓고 함께 할 한 명의 친구는 만나기 어려운 요즘입니다. 하지만 지역교회와 복지관이 협력한다면 마음의 ‘오작교’를 놓을 수 있습니다.

몇 해 전 찜통 같은 무더위가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적이 있습니다. 동문장애인복지관이 소재한 서울 동대문구에는 저소득 장애인이 살아가는 쪽방과 여인숙이 많습니다. 당시 그곳에서 어렵사리 살아가는 사람들이 무더위로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쪽방과 여인숙은 냉방이 되지 않아 방안의 온도가 무려 섭씨 40도를 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십시일반 크고작은 마음이 모였습니다. 별내교회 성도들은 아이스팩을 전달했습니다. 이들의 사랑을 지금도 많은 이들이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묵동교회 성도들은 복지관과 바자회를 공동개최해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돕고, 그들의 필요를 채웠습니다. 그 아름다운 헌신이 우리의 가슴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매년 한가위가 다가오면 동대문구의 지역교회들은 삼육서울병원, 삼육치과병원, 삼육보건대 등 관계 기관과 힘을 모아 관내에 거주하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희망나눔 행사를 진행하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나의 작은 헌신은 내게는 곧 잊히지만, 그 사랑의 여운은 여전히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분주한 일상에서 주위를 살피고,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도시에는 수 많은 사람이 살지만, 진정한 이웃을 만나기는 더 어려워진 세상입니다. 문명의 편리는 있지만, 사회는 우리를 더욱 바쁘고 분주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더 나은 행복을 찾기 위해 뛰어다니지만, 정작 내 앞집 이웃의 얼굴은 잘 모른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교회를 나가지만 매번 보는 얼굴만 보고 인사를 나누고 돌아옵니다. 그러한 단절되고 규격화된 우리의 삶에 필요한 것이 있다면 소통과 나눔의 장인 복지관입니다. 지역교회와 복지관이 협력한다면 자연스럽게 이웃을 만나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