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걷기로 노화를 늦추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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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대한민국에서부터 K-맨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흙길이 있는 곳이라면 공원이든, 바닷가든 산과 들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맨발 걷기를 실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활력이 되살아나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노화는 발부터 시작된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나이를 먹고 늙어 가는 증거로 귀밑머리가 하얗게 되거나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지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흰머리와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진다고 우리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두 발을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면 그것은 진짜 걱정해야 할 문제다. 노인 환자의 15%가 넓적다리뼈 골절로 1년 이내에 사망한다는 통계가 있다. 이는 골절로 인한 노인들의 무활동이 다른 합병증 특히 뇌혈전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두 다리와 두 발이 노년기의 건강과 생명 유지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보여 주는 분명한 방증이다.

걷기는 심폐 기능을 높이고 혈액 순환을 촉진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며, 당뇨·고혈압·고지혈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골다공증을 막고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개선해 주는 등 우리 몸과 정신에 다양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그런데 최근에 걷기를 넘어서 맨발 걷기로 노년의 건강한 삶을 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2023년 11월, 대한노인회(회장 김호일)와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회장 박동창)는 대한노인회 회의실에서 노인들의 건강을 증진하고 노년기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맨발 걷기를 통한 ‘치매 예방 캠페인’을 벌여 나가기로 했다.

이전부터 많은 연구가가 인간의 노화의 원인과 노화 방지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들을 연구해 왔다. 수많은 가설이 발표되었지만 사실 대부분 정설로 받아들이기에는 문제들이 있어서 아직 정설로 인정된 학설은 없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 가운데 사람들에게 가장 설득력 있게 널리 퍼져 있는 학설은 ‘유해산소설’이다. 1956년에 Harman에 의해 발표된 이 학설은 정상적인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활성 산소에 의해서 세포의 산화 과정이 일어나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며 여러 기관에 파괴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특히 활성 산소는 만병의 근원으로 알려져 있으며 대체로 이런 주장은 학계에서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재미 노화 학자인 유병팔 텍사스대 명예 교수는 1996년 이 학설을 토대로 산화 스트레스설을 주장했다. 그는 ‘125세 건강 장수법에서 유해 산소로 인해 세포가 산화된 결과 암, 당뇨병, 동맥 경화 등 수많은 노화 관련 질환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노화의 주범이라고 알려진 활성 산소를 줄이는 방법을 꾸준히 연구하고 다음과 같은 일곱 가지를 제안한다.

하나, 유독한 물질로부터 멀어져라.
둘, 하루에 깨끗한 물 2L를 마셔라.
셋, 과음과 과식을 피하라.
넷,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즐겨라.
다섯, 덜 가공하고 덜 조리된 자연 그대로를 섭취하라.
여섯, 매일 감사하고 즐겁게 살아라.
일곱, 적절한 운동으로 긴장을 풀어라.

최근 항노화(Anti-aging)와 관련하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이론이 에너지의 학자 제임스 오쉬만(James L. Oschman), 공학 물리학자 가에탕 쉬발리에(Gaetan Chevalier), 전기 기술자 클린터 오버(Clinton Ober)에 의해 제기되었다. ‘인체 접지의 생물물리학(Biophysics of Earthing the Human Body)’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논문에는 “아울러 이러한 고려 사항은 접지의 노화 방지(Anti-aging) 효과를 암시합니다. 왜냐하면 지배적인 노화 이론은 정상적인 신진대사 중에 생성되거나 오염 물질, 독극물 또는 부상에 대한 반응으로 생성된 ROS(활성 산소)에 기인한 누적된 손상을 노화의 원인으로 지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접지의 노화 방지 효과를 전제합니다. 즉 접지 시 신체의 모든 부위로 항산화 효과를 가진 자유 전자를 전달하여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는 조직 손상을 방지하므로 노화의 원인을 제어할 수 있습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우리 몸속의 활성 산소는 양전하를 띠고 있는데 거대한 배터리와 같은 땅속에는 무한한 음전하가 존재하고 있어서 사람들이 맨발로 접지할 때 몸속으로 들어와 순식간에 몸속의 활성 산소를 중화시켜 버린다는 주장이다. 사실 모든 전기 제품은 접지선을 요구한다. 그래서 모든 가정의 콘센트에는 접지선이 올라와 있다. 그런데 가장 예민하고 복잡한 인체에 접지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동안 왜 몰랐을까? 뇌 활동은 물론 인체 활동이 결국 생체 전기 작용이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사실인데 이런 인간의 인체야말로 접지가 꼭 필요한 것이 아니겠는가?

21세기 대한민국에서부터 K-맨발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흙길이 있는 곳이라면 공원이든, 바닷가든 산과 들에서 맨발 걷기를 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맨발 걷기를 실천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활력이 되살아나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일까? 근래 맨발 걷기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전국 지방 자치 단체들이 국민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맨발 길 조성에 나섰다. 곳곳에 황톳길이 조성되고 지방 의회들은 앞을 다투어 맨발 환경 개선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필자는 4년 전 서울서 울산에 내려와 울산에 맨발 걷기 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처음에 공원에서 몇 회원들과 맨발 걷기를 할 때만 하더라도 사람들이 이상한 사람들 보듯 수군거렸는데 지금은 울산이 대한민국 최고의 맨발 도시가 되어 가고 있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들이 지천에 흐드러진 태화강 변에는 약 2.5km의 황톳길이 갈대와 꽃밭 사이로 이어져 있고 국가 정원, 대공원, 솔마루길, 황방산 등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한 곳에 맨발 길이 조성되어 젊고 활력 넘치는 맨발 기행을 시작할 수 있도록 멋지게 갖추어져 있다.

나이에 비해 10년은 젊어 보인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나는 웃으면서 맨발 걷기 때문이라고 너스레를 떤다. 맨발 걷기를 실천하고 난 다음 수많은 깨달음이 있었지만 지면상 다 열거 할 수 없다. 맨발 걷기는 이론이 아니라 경험으로 알아 가는 깨달음이기에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지금 바로 맨발 걷기를 실천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신을 벗으면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병주
맨발걷기국민운동본부 이사

2024년 가정과 건강 6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