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는 것보단 혼자 사는 편이 더 나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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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결혼하는 것보단 혼자 사는 편이 더 나은가?


“내가 혼인하지 아니한 자들과 및 과부들에게 이르노니 나와 같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만일 절제할 수 없거든 혼인하라 정욕이 불같이 타는 것보다 혼인하는 것이 나으니라”(고전 7:8, 9).

예수 그리스도의 임박한 재림을 기다리는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사업에 헌신하는 시간을 더 갖기 위해 독신으로 지내야 하는가? 왜 바울은 혼자 사는 고린도 교인들에게 결혼하지 말고 그냥 독신으로 지내라고 권고하는가?

결혼은 죄가 아님:
바울 서신 중에서 고린도전서 7:8, 9은 바울이 분명한 이상을 가진 사람일 뿐 아니라 실용주의자임을 보여 주는 여러 본문 가운데 하나이다. 바울이 구체적으로 열거하는 이유에 비추어 볼 때, 미혼인 젊은 그리스도인들은 그냥 혼자 지내는 것이 바울의 이상으로 보이지만 성적인 문제에 대해서 매우 실제적인 입장을 취한다. 그는 이미 7장에서 기도할 목적으로라도 결혼한 부부가 서로 성적으로 멀리 하면 사단에게 시험할 틈을 열어 줄 수 있으므로 그럴 경우에라도 잠깐 동안만 그렇게 하라고 말했다(고전 7:5). 또한 그는 인간이 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혼자 사는 것은 “정욕이 불같이 타”는 일(9절) 없이 그냥 잘 지낼 수 있는 그런 일이 아님을 알고 있다. 더욱이, 그는 결혼하는 것이 “죄 짓는 것이 아니”라(36절)고 명시하고, 이미 혼인한 자들에겐 배우자가 불신자라 해도 그대로 남아 있으라고 권고한다(12∼16절).
결혼하는 것이 죄가 아니고, 혼인한 자들에겐 그대로 남아 있으라고 이미 권고했는데, 그렇다면 왜 그가 아직 혼인하지 않은 자들에겐 그냥 혼자 지내라고 제안했는가? 역시 매우 실제적인 이유에서 그랬다. 그가 26, 27절에서 말한 대로이다. “내 생각에는 이것이 좋으니 곧 임박한 환난을 인하여 사람이 그냥 지내는 것이 좋으니라 네가 아내에게 매였느냐 놓이기를 구하지 말며 아내에게서 놓였느냐 아내를 구하지 말라.” 심지어 바울은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염려가 없기를 원한”다고 말한다(32절). “임박한 환란”이라는 말은 그의 권면이 모든 시대에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암시한다.

그리스도인들에 대한 박해:
오늘날 결혼한 부부들을 염려케 하는 많은 문제들이 바울 시대에도 존재하고 있었다. 오늘날의 신혼부부처럼 그들도 살 집을 마련하고 생계를 꾸리기 위해 어떻게 돈을 벌어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날과 바울 시대 사이에는 큰 차이 역시 있었다. 예컨대, 오늘날 젊은 부부들은 언제 자녀를 가질지 결정해야 한다. 고대 세계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대부분 결혼한 첫 해에 건강한 엄마는 첫 아이를 출산하였다. 그러나 지금과 그때의 가장 큰 차이는 오늘날에는 대체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이 특별히 위험스런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모든 시기마다 모든 곳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받은 것은 아니었으나 여러 실례들은 언제든 위험한 박해가 일어날 수 있었음을 보여 준다. 그리스도인이 되기 전 바울도 스데반이 순교 당할 때 그 현장에 있었다(행 7:58, 59).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 그는 신앙 때문에 세 번 심하게 매 맞고 한 번 돌에 맞았다(고후 11:25). 그는 그리스도인 선교사로서 끊임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았다(고후 11:26, 27). 초기 그리스도인 중에 어떤 이들은 그들의 신앙 때문에 죽임을 당했고(참조 행 12:1, 2), 많은 이들은 감옥에서 세월을 보냈다(참조 행 12:3∼11). 얼마의 기간이 더 지난 후,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사형 영장을 받는 것을 의미했다. 예컨대, 큰 화재로 로마의 대부분이 파괴된 그 유명한 사건이 있었을 때도 네로는 로마에 살고 있던 그리스도인들에게 혐의를 씌웠고, 그 결과 도망하지 못한 많은 이들이 처참하게 사형을 당했다. 좀 더 시간이 흐른 후엔 로마 제국 전역에 걸쳐 대대적인 박해가 일어났고, 신앙을 포기하지 않은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죽임을 당하였다.

이상주의자이며 실용주의자인 바울:
당시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힘든 일이었고, 따라서 고린도전서 7장에 나오는 바울의 권면은 그런 힘겨운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진 것이다. 죽음을 무릅쓰고라도 신앙을 확고히 지키고 그리스도인으로 남아 있기로 결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결혼한 후 죽임을 당하여 어린 자식들을 돕지 못하고 떠나야 하는 사람에겐 그런 결정은 훨씬 더 어려웠을 것이다. 바울이 옳았다. 이들이 살고 있던 시대를 생각해 보면, 아직 미혼으로 혼자 지내는 1세기의 그리스도인은 결혼할지 말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했다. 누가 그런 시대에 아이들을 맡아 주려 하겠는가? 그렇다 해도, 실제로 바울은 실용주의자이며 동시에 이상주의자였다. 그는 실제적인 사람이어서 그런 상황에서도 결혼하려는 사람이 있을 것을 알고, 그것을 기꺼이 허용하고자 했다. 또한 그는 결혼을 가장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지켜져야 할 신성한 것으로 여겼다는 점에서 이상주의자였다.
실용주의자이면서 이상주의자인 바울이 오늘날 미혼인 청년 그리스도인들에게 무어라 말할까? 그는 아마도 자기의 상황을 심사숙고하여 지혜롭게 판단하라고 권면할 것이다. 만약 좋은 상황이라면 분명 결혼하라고 격려할 것이지만 결혼 서약을 매우 신실하게 지켜야 한다고 주장할 것이다. 당시 바울에게 결혼이란 “더 좋을 수도, 더 나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결혼 서약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병들었을 때나 건강할 때를 막론하고 엄수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또한 결혼이란 하나님께서 베푸신 많은 중요한 축복 가운데 하나라고 말할 것이 분명하다.

Robert K. Mcl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