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테드 윌슨 대총회장과 만나 ‘즉석’ 성경공부를 하는 등 특별한 회동이 이뤄져 주목을 끌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발생 이후 첫 해외 방문에 나선 테드 윌슨 대총회장은 아내 낸시 여사와 함께 3주 간의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았다. 특히 현지시각으로 지난 10일 마닐라 마라카난궁에서 두테르테 대통령과 만나 이번 특별사면 조치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당초 5분가량의 짧은 접견이 예정됐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믿음에 대해 윌슨 대총회장에게 고백하면서 회동은 36분이나 이어졌다. 윌슨 대총회장은 이 자리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이 재림교회 라디오방송을 듣고 마음의 변화를 입어 무기를 내려놓은 반군을 사면해 준 것에 대해 감사하고, “그들이 필리핀의 생산적인 국민이 되도록 기도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윌슨 대총회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동의를 얻어 직접 자신의 성경을 펴고, 미가서 6장8절 말씀에 담긴 ‘섬김의 리더십’에 대해 권면했다. 윌슨 대총회장은 그리스도인을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두테르테 대통령이 자신의 관저 주변에 심는 포인세티아꽃에 비유하며 “나 자신을 포함한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망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슨 대총회장은 “나는 궁전에 있는 아름다운 포인세티아에 고맙다. 그들은 세상을 아름답고 밝게 만든다.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인과 다른 그리스도인들 모두 이웃의 삶을 밝게 하는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종교자유를 지지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장려하는 필리핀 정부의 노력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성경공부를 마친 두테르테 대통령은 어린이와 빈곤층을 보호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영적 문제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나는 종교의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확고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자신의 신앙과 기도생활에 대해 설명했다.
회담을 마친 후 윌슨 대총회장은 필리핀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화평을 위해 기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과 배석한 보건부장관 및 상원의원 등 정부 요인과 지도자들도 머리를 숙여 기도했다. 윌슨 대총회장은 작별하며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성경과 엘렌 G. 화잇 부인의 <정로의 계단>, 재림교회 로고가 새겨진 펜 등을 기념으로 선물했다.
현지에서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했다”면서 놀라는 모습. 윌슨 대총회장도 영적 메시지를 나눌 수 있었다는 사실에 반색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성향에 대해 평소 잘 알고 있는 파푸아뉴기니 주재 필리핀 대사이자 재림교회 목사인 비엔베니도 테하노 대사는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방문은 일찍이 본 적이 없다. 대통령이 대총회장의 말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성령이 실제로 그곳에 임재했고, 일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재림교회 뉴스네트워크 ANN은 “윌슨 대총회장의 이번 필리핀 방문 하이라이트는 11월 13일 민도로섬에서 열린 500명의 침례식이었다”면서 “이들은 전직 반군과 반군의 지도자였다. 이들은 재림교회 라디오방송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과 용서를 깨닫고 무기를 내려놓기로 결심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놀라운 변화에 필리핀 정부도 이들을 전격 사면조치함으로써 50년간 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정부군과 반군의 분쟁은 아름다운 단체 침례식으로 끝맺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