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정부가 추진하는 ‘독립 유공자 자녀 공무원 할당제’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화하면서 경찰의 무력진압에 따른 사망자가 100명을 넘고, 부상자가 수천 명에 이르는 등 소요 사태가 극심해지는 가운데, 현지 지도자들이 조속한 사회 안정화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긴급 요청했다.
우리 시간으로 21일 오전 9시 현재까지 현지 교회와 기관, 재림성도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시위가 장기화되거나 방화, 약탈, 폭력 등 만약의 사태 발생에 따른 피해가 일어날 가능성이 커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 특히 한인 선교사들의 안전을 위한 기도가 절실하다.
방글라데시연합회장 김원상 목사는 지난 20일 오후, 국제전화 음성메모리를 통해 현지의 혼란스런 상황을 전달하고 “속히 이 모든 사태가 안정되고, 위기 속에서도 교회와 기관들이 안전하게 보호되도록 기도해 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현재 추진 중인 다양한 선교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고, 지속하며, 방글라데시 교회와 성도들의 염원인 선교센터 1차 건축허가가 잘 이뤄지도록 기도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했다.
최근 방글라데시 정부와 여당은 1971년 독립전쟁 유공자 자녀에게 공무원 신규채용 시 30%까지 우선 할당하는 안을 골자로 한 법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청년 실업률이 40%에 달하는 등 대학을 졸업하고도 직업 구하기가 무척 어려운 현실에서, 이를 바라보는 대학생들의 절망감과 분노가 폭발해 반정부 시위가 격화됐다. 외신을 비롯한 언론은 이와 관련 “정부 일자리는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아 매년 약 40만 명의 졸업생이 공직 3000개를 놓고 경쟁한다”고 부연했다.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총격 등으로 20일 오후 5시 기준, 105명이 목숨을 잃었다. 17일부터는 전국 통행금지령과 각급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자전거인력거인 릭샤를 제외한 시내로 왕래하는 모든 대중교통의 운행이 중단됐다. 인터넷 기지국도 폐쇄돼 소셜미디어, 인터넷, 검색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원상 목사 역시 이 때문에 급박한 현지 소식을 국제전화로 전했다.
김원상 목사는 “다행히 전기와 수도는 아무런 장애 없이 공급되고 있다”면서 “아직 교회나 유관 기관 및 시설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이 불가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교회의 모든 선교 활동이 큰 지장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1000명선교사훈련원 분원장 조춘호 목사도 “모든 차량의 통행이 막혀 선교사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인터넷이 불통이어서 며칠째 한국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방글라데시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달라. 나도 세 번이나 위험에 처했지만,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지금은 안전하게 피신해 있다”라고 전했다.
아드라디렉터 신승환 소장는 “연합회 인근 지역 경찰서가 습격당해 불이 났지만, 교회와 기관, 성도들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시위대와 정부 간 협상 결과에 따라 시위가 더 격화될지 안정될지 결정될 듯하다”며 한국 성도들의 기도를 당부했다.
현재 방글라데시에는 연합회장 김원상 목사를 비롯해 삼육대 학장 박윤권 목사, 1000명선교사훈련원 분원장 조춘호 목사, 아드라디렉터 신승환 소장, 올해 북아태지회 의료선교사로 파송된 이주용 치과의사 등 한인이 봉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