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벌써 수년이나 흘렀건만, 그의 마음에는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채 죽어가는 지구촌 이웃을 향한 동정과 척박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세 천사의 기별을 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전도인들의 모습이 아련하게 남아 있는 듯했다.
그리고 이제 그 마음 그대로 ‘2억2000만 인구의 무슬림국가’ 파키스탄으로 떠난다. 이제껏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 그러나 막중한 사명을 안고 비행기에 오르기로 했다. 지난 7월 파키스탄연합회 교육선교부장에 선출된 박남규 장로(동중한 원통교회)가 그 주인공이다.
<재림마을 뉴스센터>가 비자 발급을 앞두고 출국 준비에 한창인 박 장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파키스탄연합회의 선출 결의가 의결된 지 2개월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 개인적으로 지난 5년 동안 해외선교 사역을 하면서 가장 소중하게 생각했던 게 바로 기도의 밀실에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시간 동안 다니엘의 모본에 따라 평소 늘 하던 대로 말씀 묵상과 기도에 전념하며, 주님과 더 밀접한 관계를 갖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 처음에 파키스탄연합회의 교육선교부장 선임 제안을 받고 마음이 어땠나요?
– 그동안 해외선교를 하면서 꿈꿔 온 게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한 나라를 위해 기별을 온전히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요셉의 꿈을 이뤄주신 것처럼 저의 꿈도 성취해 주셨습니다. 비록 어렵고 힘든 십자가의 길이지만,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복음전도를 위한 길이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요즘 제 마음은 하나님이 부르신 소명을 온전히 이루고자 하는 믿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 11개의 파키스탄 삼육학교 리모델링 전체를 다 지원한 상태가 아니고, 지금 시행 중에 있습니다. 우선 북방대회 소속 모장학교의 리모델링을 완전히 끝냈습니다. 남방대회 소속 코트리학교가 현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파키스탄과의 인연은 이면주 목사(현 파키스탄연합회장)님과의 인연으로 시작합니다. 1991년 1월 제가 다니는 인제군 원통교회에 사경회 강사로 당시 전도사였던 이 목사님이 오셨습니다. 그리고 헤어진 지 27년이 지난 2018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북아태지회 선교대회 때 다시 만나게 됐습니다.
거기서 우연히 27년 전 사경회 때 있었던 일을 들었습니다. 사경회가 끝나는 마지막 안식일에 목사님은 사경회비를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수중에 있던 3만 원을 전부 감사헌금으로 드리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때 교회에서 사례비를 드리지 않고, 현물을 선물로 드리셨다는 것입니다. 차비도 없는 상황에서 난감하게 되었죠. 그런 상황에서 돈이 없다고 말할 수도 없고, 애를 태우셨다는 것입니다.
다행히 가까운 가리산교회에 친구가 사경회로 와서 돈을 빌려 간신히 집으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이 일화를 듣고, 저는 그 다음날 목사님을 다시 만나 그때 못 드린 사경회비에 ‘이자’를 더 붙여 100만 원을 드렸습니다. 이를 계기로 목사님은 원통교회를 다시 방문하고 싶다고 하셨고, 2019년 6월 원통교회에 주말부흥회 강사로 오셔서 방글라데시 선교에 대해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때 북방대회 모노사파라학교에 다니던 한 아이를 후원하면서 학교 전체를 돕게 됐습니다. 매년 200가마 정도의 쌀을 지원하고, 학교 기자재 공급 등 온 정성과 사랑을 쏟으면서 교육사역에 대한 비전을 품었습니다. 드디어 올해 이면주 목사님께서 파키스탄연합회장에 부임하면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학교의 부흥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지원을 하게 됐습니다.
이를 계기로 이면주 목사님은 제게 교육선교부장으로 일할 것을 정식 제안하셨고, 제가 이를 수락함으로써 이 목사님과 함께 ‘바울과 실라처럼’ 마음을 같이해 파키스탄재림교회의 부흥을 위해 의기투합하기로 했습니다.
▲ 글로벌 팬데믹 상황이 여전한 상황입니다. 오히려 델타 바이러스로 코로나19가 더 확산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어떻게 이런 결정을 내리셨습니까?
– 지난 2017년 해외 첫 선교지였던 에티오피아에서 가난과 아픔으로 얼룩진 재림교회 수 많은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우리 형제들을 향한 연민과 사랑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돕기로 마음에 결정한 후로는 어떠한 난관과 시련이 올지라도 주님께서 먼저 가신 십자가의 길을 따라 가겠노라고 결심했습니다.
그 마음 먹은 길을 결정한 대로 이제 따라갈 뿐입니다. 고난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이 시기에 파키스탄으로 간다하니 주변에서 뭐라고 하던가요?
– 사람들이 직접 가기를 꺼려 하는 십자가의 길을 제가 선택했을 때, 오히려 걱정보다는 많은 격려가 뒤따랐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많은 동역자들이 저에게 힘과 용기를 실어줬습니다. 특히 가족들의 지지가 큰 힘이 됐습니다. 흔쾌히 응원해 준 아내(홍숙표 집사)와 딸(박은혜 의사)에게 고맙습니다. 가족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큰 축복입니다.
▲ 교육선교부장은 교육선교를 위해 신설한 직분으로 교육선교에 필요한 외부협력 및 관리를 주로 맡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임기 중 꼭 이루고 싶은 사업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 파키스탄연합회 내에는 어린이부, 청소년부, 여성부, 출판부, 보건복지부, 교육부, 선교부, 목회부 등 여러 부서가 있습니다. 그런데 한 부서의 1년 예산이 10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정도 금액으로는 연합회 내 199개 교회, 1만5000명의 성도들을 실질적으로 교육하고, 선교하며, 목양할 수 없습니다.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저의 꿈은 13개 삼육초.중.고등학교의 지속적인 발전과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전원 지원하는 장학사업과 연합회 모든 부서장이 비전과 소신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든든한 뒷받침을 해주는 것입니다. 한 부서당 1000만 원 정도의 사업비를 책정해 마음껏 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 파키스탄에서 삼육교육사업이 중요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 교육만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희망입니다. 한 끼 밥을 주면 잠깐의 허기는 채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여전히 배가 고플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을 받고, 제대로 가르침을 받는다면 그들의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느 한 아이라도 가난 때문에 뒤로 물러나지 않도록 전원 장학사업을 펼칠 계획입니다.
한국 재림교회도 초창기 의명학교로부터 삼육학교가 있었기에 오늘날처럼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옛일을 생각해볼 때, 파키스탄의 삼육교육은 그 나라 선교의 미래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사역임에 틀림없습니다.
#img4# I Will Go – 파키스탄 교육선교부장 박남규 장로▲ 이제 임기를 시작하는 각오와 함께 한국 교회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해 주십시오.
–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경절 가운데 하나가 디모데후서 4장6~8절 말씀입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
이제 저는 온 마음과 정성을 다해 오직 주의 영광만을 위해 달려가려 합니다. “살아도 주를 위해, 죽어도 주를 위해” 그렇게 살아갈 것입니다.
한국 재림교회 성도들이 자신의 행복을 위한 꿈이 아닌, 오직 하나님의 꿈을 꾸며 그분의 나라를 세우기 위해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푯대를 향해 달려가는 믿음의 성도들이 되길 간절히 원합니다.
바라기는 이 기사를 보는 많은 성도들이 회교도의 나라 파키스탄을 위해 협력을 아끼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13개 삼육학교의 부흥과 연합회 전 부서의 활동적인 목회를 감당하려면 매년 1억 원 이상의 선교자금이 필요합니다. 한 분 한 분이 좋은 동역자요, 보내는 선교사로 다가온다면 파키스탄 재림농원에 희망의 아침이 밝아오리라 믿습니다.
모쪼록 생각 날 때마다 세계 선교사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사역에 협력해 주시길 간절히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