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체제로 전환했지만, 한국 재림교회의 선교 동력은 아직 이전의 활력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연합회 총무부가 집계한 올 1기 말 기준 재적 교인수에 따르면 전체 성도는 26만1700명이었다. 이는 엔데믹이 공식화되기 이전인 지난해 4기 말 기준 26만1400명에 비해 오히려 감소한 수치. 출석관리 교인 수 역시 올 1기 말 기준 7만1474명으로 지난해 4기 말 기준 7만2415명에 비해 감소했다.
그렇다면, 감염병 엔데믹 시대를 살아가게 될 한국 교회와 성도들은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 <재림신문>이 전국 5개 합회 선교부장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 동중한합회 유창종 목사
–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하나인 여호와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 신명기 7장4~5절.
신명기 1장에 보면, 430년간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을 나와 힘든 광야를 거쳐 그렇게도 그리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바로 앞 ‘가데스 바네아’에 당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 시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행복해야 할까? 두려워야 할까? 당연히 행복해야 한다. 얼마나 그리던 가나안 땅인가!
그런데 그들은 행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려웠다. 그 이유가 무엇이었나?
‘우리가 어디로 갈꼬. 우리의 형제들이 우리로 낙심케 하여 말하기를 그 백성은 우리보다 장대하며 그 성읍은 크고 성곽은 하늘에 닿았으며 우리가 또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노라’ – 신명기 1장28절.
그들은 왜 두려웠을까? 땅을 봤기 때문이다. 가나안 성읍을 보고, 성곽을 보고, 아낙 자손을 봤기 때문이다. 그들의 거대함 앞에 자신들은 메뚜기처럼 여겨진 것이다. 그 순간, 그동안 함께 하신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그분의 약속은 보지 못했다.
“백성들은 실망과 낙담으로 자포자기했다. 고민의 통곡 소리가 어지러운 불평의 소리와 뒤섞여 퍼져 나왔다. 갈렙은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알고, 하나님의 말씀을 옹호하고자 담대히 일어서서, 불충실한 동료들의 악한 영향력을 물리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잠시 동안 백성들은 아름다운 땅에 대해 희망과 용기를 주는 그의 말을 듣느라고 잠잠했다. 갈렙은 이미 보고된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 성벽은 높았고 가나안 사람들은 강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땅을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셨다. 갈렙은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고 격려했다. 그러나 열 정탐꾼들은 그의 말을 가로 막고 장애물에 대해 처음보다 더 어둡게 묘사했다” – <부조와 선지자> 388.
오늘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영적 ‘가데스 바네아’에 도달해 있다. 잠시 후면 하늘 가나안에 들어갈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맞을 것이다. 그러나 이때 열 명의 정탐꾼처럼 백성을 두렵게 하는 메시지보다는 갈렙처럼 지금까지 우리를 인도한 하나님의 약속과 신실하심을 성도들로 바라보게 하고 희망과 용기를 전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희망만을 말하라는 건 아니다. 성도들을 깨워야 한다. 그러려면 때로는 두려운 소식도 전해야 한다. 그러나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된다. 성도들이 바라봐야 할 대상은 징조가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기 때문이다. 우리의 시선은 손가락 끝이 아니라, 하늘이어야 한다.
신명기 1장30절의 말씀처럼 “우리보다 먼저 가시는 하나님”이 계시다. 앞으로 더 심각한 전염병과 재림의 징조들이 있을 것이다. 이때 우리가 성도들로 하여금 바라보도록 해야 할 분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가 현 위치에 이르기까지 한걸음 한걸음씩 전진하며 여행한 우리의 과거 역사를 회고해 볼 때 나는 하나님을 찬양하라고 말할 수 있다. 주님께서 행하신 역사를 바라볼 때 나는 경탄과 우리의 인도자이신 그리스도께 대한 확신으로 충만해진다. 우리는 주님께서 우리를 인도해 오신 길과 우리의 과거 역사를 통해 주신 그분의 가르침을 잊어버리는 것 외에는 미래에 대하여 두려워할 것이 전혀 없다” ― <엘렌 G. 화잇 자서전> 183, 184(1902).
목회자와 온 성도들의 눈이 가나안 땅과 성읍, 아낙 자손의 장대함을 바라보는 대신, 우리의 과거를 인도하신 주님, 현재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주님, 앞으로 다시 오실 주님을 온전히 바라보도록 하면 참 좋겠다.
■ 서중한합회 정영규 목사
– 이전으로 회귀하려고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전보다 더 좋은 부흥의 시대를 위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했으면 한다. 세상은 우리보다 훨씬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난 부분이 있다면 어서 빨리 회복해야 한다.
특별히 건물 중심의 교회관에서 사람 중심의 교회관으로 빨리 돌아가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세상을 읽는 노력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세상을 섬기고자 하는 노력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진짜 재림성도일 것이다.
“하늘은 이 땅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주님의 백성들이 온유와 친절로 충만해질 때, 그들은 그분의 사랑이 그들 위에 기(旗)이고 그분의 실과는 그들 입에 달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들은 위에 있는 하늘을 준비하기 위하기 위하여 그들이 살고 있는 땅을 하늘로 만들 것이다” (7증언, 131)
■ 영남합회 김동섭 목사
–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 무엇보다 한국 재림교회가 “살았다 하는 이름은 가졌으나 죽은 자의 실상”을 갖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을 절절히 깨달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인과 공동체가 철저한 회개를 통해 혁신을 꾀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합하여 기도하는 성령운동이 일어나길 소망한다.
■ 충청합회 김요섭 목사
– 실로 예수님의 재림이 얼마 남지 않은 세상에 살고 있다. 세상은 점점 끝을 향해 치닫고 있다. 우리의 남은 생애 동안 하나님께서 남은 교회에게 주신 사명을 온전히 이루도록 서로의 열심과 충성에 성령의 능력이 함께 하시길 간절히 기대한다.
■ 호남합회 김재신 목사
– 팬데믹을 지나며 깨닫고 배운 우리의 약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다른 무엇보다 안식일학교 교과반의 부흥을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더욱 건강한 재림교회의 안식일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만약 또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한다면 안식일학교 교과반 자체적으로 교회의 기능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영적 돌봄과 선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야 마땅하다.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양육과 선교를 이뤄갈 수 있어야 한다. 그 일을 잘하면 ‘충성되고 지혜 있는 종’(마 24:45)이라 칭찬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