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인은 그 육축의 생명을 돌아보나 악인의 긍휼은 잔인이니라”(잠언 12장 10절)
일요일 아침에 외출하려고 교회 1층 유리문을 여는 순간 ‘짹짹! 짹짹! 푸드덕! 푸드덕! 텅! 툭!’ 순식간에 박새 한 마리가 바닥에 널브러졌어요. 박새 한 쌍이 이른 일요일 아침부터 교회에 오려다 한 마리가 변을 당한 거예요. 어쩌지? 우리 교회는 일요일교회가 아닌데.
아마도 교회 처마 밑으로 같이 날아든 순간 제가 문을 열어서 놀라 도망간다는 것이 한 마리는 유리문 쪽으로 돌진해 버렸나 봐요. 쓰러진 새의 꼬리가 살짝살짝 흔들리고, 몸통이 새근거렸어요. 그런데 눈을 뜨고 있었어요. 새는 눈꺼풀이 없나?
그나저나 어쩌지? 저는 남편에게 SOS 전화를 걸었어요. 그사이 함께 날아들었던 다른 새가 서너 번 가까이 다가왔어요. 자세히 보니 주변을 왔다 갔다 하는 새가 색깔이 선명하고 예쁜 것이 수컷 같았어요. 짹짹거려도 쓰러진 새가 일어나지 않자 수컷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어요. 저는 날아가는 새를 향해 “이런 새대가리! 네 배우자를 끝까지 지켜야지!”라고 소리쳤어요.
남편이 내려와서 새를 한 손에 들자 저는 “머리를 다친 것 같아. 머리를 문질러 줘.”라고 했고 새를 흔들어서 교회 정원으로 날리자 새는 길 건너편 수풀 속으로 날아갔어요. 작은 미물에게도 선을 행하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하루하루 보내길 기도드려요.
‘재림신앙 이음’ 아가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소이헌(빛고을교회), 윤아론(광주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