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7일 안식일 예수바리기] 양 (사 53:7)

113

“그가 곤욕을 당하여 괴로울 때에도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음이여 마치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과 털 깎는 자 앞에서 잠잠한 양 같이 그의 입을 열지 아니하였도다”(사 53:7)

이사야 53장 6-7절에 세 번 등장하는 양은 원어에서 모두 다른 낱말로 기록되었습니다. 먼저 가축의 떼를 가리키는 “촌”이 나옵니다. 양과 염소처럼 작은 가축인 셰, 제사에 쓰이는 정결한 반추동물의 성숙한 암컷인 라헬이 차례로 사용되었습니다. 라헬은 베냐민을 낳다가 죽은 야곱의 부인 라헬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출산의 고통을 통해 새끼를 낳는 어미양처럼 메시아가 죽음의 고난을 통과할 때 후손을 볼 것이었습니다.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양인 셰는 아브라함과 이삭이 제사 드릴 때 필요했던 “그 양”입니다. 죽임당한 유월절 양이고, 성소에서 매일 조석으로 드린 상번제의 희생양입니다. 상번제로 드렸던 양과 유월절 어린양은 그리스도를 대표합니다.
“도수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의 이미지는 강제 연행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자원하여 십자가를 받으셨습니다.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예수님은 의지를 아버지 뜻에 굴복시켰습니다. 신앙의 최고 경지는 방언이나 예언이 아닙니다. 복종입니다. 방언하고 예언하는 능력은 자기를 높이는 것으로 변질되기 쉽습니다. 죽기까지 복종하신 그분처럼 죽기까지 그분께 복종하는 것, 이것이 하늘 생명의 순환법칙입니다.
양은 도살당할 때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폭도들의 아우성 속에서 거짓증언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분은 잠잠하셨습니다. 죽음 앞에서 떨던 간음한 여인을 위해 변론하신 그분은 자신을 변호하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주님은 죽음을 거부하지 않으시고 자원하여 그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가나안으로 가는 사십 년 광야 길은 상번제로 드린 어린양의 피로 붉게 물든 길이었습니다. 광야 같은 인생길을 마친 후 아버지 집에서 영원히 살 사람은 누구입니까?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한 사람입니다.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가는 양(촌) 같은 우리를 위해 그분이 양이 되셨습니다.

* 컨텐츠 제공 : 월간 예수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