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일 목요일 예수바라기] 열왕기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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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왕이 나이가 많아 늙으니 이불을 덮어도 따뜻하지 아니한지라”(왕상 1:1)

용비어천가는 없다

왕들을 나열한다는 뜻의 열왕기는 다윗 만년의 초라한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그 서두에 생의 마지막에 접어든 다윗이 이불을 덮어도 몸의 한기가 사라지지 않는다고 적고 있습니다(1절).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용비어천가가 열왕기에는 없습니다.

사무엘서에서 보았듯이 하나님이 세우셨고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다고 한 다윗 왕은 연약하고 죄 많은 존재였습니다. 다윗 이후의 왕들도 비슷합니다. 다윗 이후에 솔로몬과 북방 이스라엘의 왕 19명, 남방 유다의 왕 20명이 등장합니다. 이 왕 중에서 다윗을 능가하거나 버금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들 모두가 여호와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이 필요한 존재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돌보지 않으시면 제대로 왕 노릇을 하기 힘든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에게 선지자들을 보내어 주셨습니다. 다윗에게 선지자 나단과 갓을 보내셨던 하나님께서는 다윗 이후의 왕들에게도 선지자들을 보내셨습니다. 사실 열왕기는 왕들보다 선지자 엘리야와 엘리사에게 초점을 더 맞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브리 성경은 사무엘서와 함께 열왕기서를 선지서에 포함시켰습니다.

누가 왕이 되는가?

아도니야가 왕이 되는 것은 상식적이었습니다. 그는 생존하는 왕자 중에서 서열이 가장 높았습니다. 용모도 심히 준수하였습니다. 아버지 다윗도 그를 섭섭하게 대하지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령관 요압과 제사장 아비아달이 그의 편이었습니다(57절).

그런 그가 반역을 모의합니다. 왜냐하면 아도니야는 자신이 왕이 되지 못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네게서 태어날(미래형) 자가 왕이 되어 하나님의 집을 지을 것이라고 말하였을 때, 아도니야는 이미 존재하였습니다.

그가 모든 사람을 부른 반역의 자리에 밧세바 사건 때 중요한 역할을 한 선지자 나단과 동생 솔로몬을 부르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도니야는 솔로몬이 하나님이 택한 다음 왕인 것을 알았던 것 같습니다. 결국 그의 반란은 실패로 끝나고 솔로몬이 왕이 되었습니다. 성경은 가장 서열이 앞선 자, 가장 힘센 자, 혹은 가장 세력이 큰 자가 왕이 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택하신 자가 왕이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습니다. 그리고 그 뜻을 좀 더 잘 이해하려면 우리에게는 믿음으로 기다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도) 주의 뜻을 기다리며 이루는 자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