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1일 화요일 예수바라기] 나오미, 룻기의 첫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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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의 남편 엘리멜렉이 죽고 나오미와 그의 두 아들이 남았으며 … 그들이 거기에 거주한 지 십 년쯤에말론과 기룐 두 사람이 다 죽고 그 여인은 두 아들과 남편의 뒤에 남았더라”(룻 1:3-5)

룻기에는 세 주인공이 등장합니다. 룻기니까 룻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나오미와 보아스도 조연이 아닌 주인공입니다. 연극에서는 주연과 조연이 뚜렷하지만, 실제의 삶에서는 사실상 모두가 주인공이지요. 실제 삶에서는 조연도 없고 엑스트라도 없습니다. 찬양 발표회를 위해 연습할 때 지휘를 하던 분이 소프라노가 아닌 알토와 테너와 베이스도 자기 파트를 멜로디처럼 부르라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납니다. 나는 조연이라는 생각으로 노래하지 말라는 의미였지요.
룻기는 네 장에 불과한 작은 책이지만 매우 강렬한 기별을 담고 있습니다. 아니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매우 깊은 감동과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네 장밖에 되지 않는 짧은 이야기 속에 그토록 풍성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들어있다니 놀랍습니다!
첫째 주인공인 나오미는 기구한 운명에 빠져듭니다. 기근을 피해 남편 따라 두 아들과 이민갔다가, 10년 만에 남편과 두 아들을 잃고 홀로 남게 된 것입니다. 본문에 의하면 나오미는 모압 땅으로 이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을 여읜 거 같습니다. 그 후에 두 아들을 결혼시켰는데 두 아들 역시 10년 안에 죽었고요. 나오미는 그 마음의 고통을 이렇게 말합니다. “나를 나오미라 부르지 말고 나를 마라라 부르라 이는 전능자가 나를 심히 괴롭게 하셨음이니라… 여호와께서 나를 징벌하셨고 전능자가 나를 괴롭게 하셨거늘 너희가 어찌 나를 나오미라 부르느냐 하니라”(룻 1:19-21).
욥의 고난을 보며 비난했던 친구들처럼 모두가 나오미를 손가락질하며 “너에게 뭔가 숨겨진 죄들이 있어서 그런 일을 당한 거야”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나오미가 당한 불행이 나오미 때문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땅에 사는 사람은 누구나 당할 수 있는 일이니까요. 그것으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습니다. 나오미는 외적으로 실패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만일 그녀가 오늘날 살았다면 나오미는 동창회 모임에도 나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나 외적으로 인생에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내적으로는 실패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한 가지 면에서만큼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나오미는 진실한 신앙인의 모습을 잃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외적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 컨텐츠 제공 : 월간 예수바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