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일 수요일 장년 기도력] 순결무구하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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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일 3:3)

설교를 마친 뒤 예수님은 베드로를 돌아보면서 배를 바다 쪽으로 띄워서 그물을 던지라고 분부하셨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낙심해 있었습니다. 밤새도록 물고기를 한 마리도 잡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적막한 시간에 외로이 옥살이로 쇠약해져 가는 침례 요한의 운명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과 제자들 앞에 놓인 미래와 유대 지방의 전도에서 거둔 실패 그리고 제사장들과 랍비들의 적대감 등을 떠올렸습니다. 게다가 자신의 직업마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래서 빈 그물을 주목할 때에 장래는 더 암담해 보였습니다. 그는 “선생님 우리가 밤이 새도록 수고했으되 잡은 것이 없지마는 말씀에 의지하여 내가 그물을 내리리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맑은 호수에서 그물로 고기를 잡기에는 밤이 가장 적절한 시간이었습니다. 따라서 밤새도록 헛수고를 하고 난 뒤 환한 낮에 그물을 던지는 시도는 소용없어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분부를 내리셨고 그들은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들의 선생님께 순종했습니다. 시몬과 그 형제가 함께 그물을 던졌습니다. 그런데 그물을 끌어 올리려고 할 때에 물고기가 너무 많아 그물이 찢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할 수 없이 야고보와 요한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물을 거둬들이니 두 배가 모두 무거워져서 침몰할 지경이었습니다.
그 순간 배와 물고기는 베드로의 관심사가 아니었습니다. 이 이적은 지금까지 그가 목격한 그 어떤 이적보다 더 확실한 하늘의 능력으로 보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통해서 만물을 지배하고 계시는 분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거룩한 임재로 말미암아 자신의 부정함이 드러났습니다. 그는 선생님에 대한 애정과 겸손하신 그리스도께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자신의 불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무엇보다 순결무구하신 분 앞에 드러난 자신의 불결함에 숨이 턱 막혔습니다. 동료들이 그물 속에서 고기를 거두어들이는 동안 베드로는 구주의 발아래 엎드려서 “주여 나를 떠나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5:8)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시대의 소망』, 245~2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