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일요일 장년 기도력] 계획된 구식화

44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라 거기는 좀과 동록이 해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고 도둑질하느니라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마 6:19~20)

계속 사용한 물건은 결국 못쓰게 되고 만다. 항상 최신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사고방식 탓에 이 과정은 점점 가속화된다. 1920년대 미국 주식 시장은 급격한 확장세를 탔고 막대한 규모의 자본 투기가 잇따랐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1929년 10월 29일, 검은 화요일이 찾아왔고 주가가 곤두박질해 ‘서구권의 산업화 이후 최악의 장기 경제 침체’가 시작됐다. 대공황(1929~39)이 찾아온 것이다. 1933년까지 미국 은행의 절반이 도산했고 실업자는 1,500만 명에 달했다.
공장이 문 닫는 모습을 보며 창의적인 생각을 지닌 이들은 새로운 생산 방식과 마케팅 기법을 개발했다. 1932년 등장한 이른바 ‘계획적인 구식화’는 버나드 런던이 고안한 개념으로 사람들이 이미 가진 물건을 신제품으로 교체하도록 부추기는 마케팅 법칙이다. 자일스 슬레이드의 통찰력 있는 책 『고장 나게 만들기-미국의 기술과 진부화』에서는 종이 생산의 혁명과 플라스틱 산업 개발, ‘연식 변경’ 등을 통해 ‘소비 경쟁’이라는 개념이 도입됐고 오래된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꾸려는 소비 심리가 이 개념에 생기를 불어넣는다고 설명한다.
‘계획적인 구식화’는 잠깐 쓰고 버린다는 생각을 부추긴다. ‘새것’을 향한 욕망은 결혼, 가족, 친구 등의 영속적인 가치를 놓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를 테면 ‘당신은 내가 써먹을 수 있을 때만 중요하고 더 이상 써먹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으로 바꾸면 그만’이라는 식이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성경은 헌신을 강조한다. 부모에게 순종하고(엡 6:1~3), “젊어서 취한 아내”를 사랑하고(잠 5:18) 자녀를 존중하라는(엡 6:4) 거룩한 의무가 여기에 해당한다. 사람은 참으로 우리의 소유보다 중요한 존재이다. 그리스도인은 새것에 대한 집착 때문에 오래된 관계가 망가지도록 내버려 두면 안 된다. 이 관계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그리고 이후로도 계속되는 것이다.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도
함영식/김지은 선교사 부부(오만)
오만에 있는 외국인 선교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