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 금요일 장년 기도력] 도발을 당해도 잠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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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은 모욕을 당하시면서도 모욕으로 갚지 않으셨으며 고통을 당하시면서도 위협하지 않으시고 정의대로 심판하시는 분에게 모든 것을 다 맡기셨습니다”(벧전 2:23, 공동번역)

여러분이 뱀을 자극하면 뱀은 곧바로 공격을 가하거나 공격 태세를 갖출 것이다. 몇 미터 앞에서 독사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 개는 건드리면 짖거나 물고, 고양이는 괴롭히면 쉭 소리를 내거나 할퀴고, 말은 난폭해지면 발길질을 한다. 인간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느끼면 적대적인 반응을 보이며 달려드는 것이 안타깝게도 인간의 면모이다.
죄의 본성을 지닌 인류에게 베드로전서 2장 23절은 도전장을 제시한다. 예수님은 “욕을 당하시되 맞대어 욕하지 아니하시고 고난을 당하시되 위협하지 아니하시고 오직 공의로 심판하시는 이에게 부탁”하셨다는 것이다. 인류의 창조주이자 세상의 구원자이신 예수님은 거절만 당한 게 아니다. 악인들은 그분을 처단하려고 음모를 꾸몄다. 그분의 뜻은 곡해되기 일쑤였다. 당국자들은 “기회를 엿보다가 밀정들을 선량한 사람처럼 꾸며 예수께 보냈”고 “예수의 말씀을 트집 잡아 사법권을 쥔 총독에게 넘겨서 처벌을 받게” 하려고 했다. 정작 분통을 터뜨려야 할 쪽은 바로 예수님이시다. 그러나 온갖 도발과 자극에도 예수님은 부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으셨다. 잠잠했고 친절했고 자비로웠다.
그분은 친구에게 버림받고 제자들에게 배신당하고 부당한 판결을 받았다. 그런 뒤에 두들겨 맞았고 침 뱉음을 당했고 자신의 피를 요구하는 군중의 고함질을 들었다. 온종일 먹지 못하고 밤새 한숨도 잘 수 없었지만 그래도 화내지 않으셨다.
우리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다.’인 동시에 ‘그렇다.’이다. 자기 힘으로는 그런 의인이 될 수 없다. 하지만 예수님이 삶에 함께하시면 우리도 그분처럼 대응할 수 있다.
하나님의 자녀들이 불길 앞에서 태연하고 압박을 받으면서도 차분하다면, 저주를 복으로, 악을 사랑으로 갚는다면 이보다 더 강력한 증언이 어디 있겠는가? 예수님은 그리스도인 각자의 삶에서 그분의 성품이 드러나기를 바라신다.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허락하기만 한다면 그렇게 될 것이다.

세계 선교를 위한 기도
배진성, 정해옥 선교사(인도)
선교사들의 안전과 영성 관리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