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경 목사(동중한 학생선교센터장)
2019년 12월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불과 몇 개월 만에 전세계로 퍼졌다. 급기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을 선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공포는 지구촌 곳곳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가 아니다. 사상 유래 없이 학생들의 개학이 연기되고, 학교교육은 온라인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특정종교에서의 집단감염이 ‘슈퍼전파 사건’으로 발전하면서 현장 예배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서 청소년 사역을 하고 있는 필자는 하나님께 물었다. 어떤 선교로, 어떤 방향과 방안으로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나아가야 하는가 말이다.
1월 전도회를 마치고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
처음엔 코로나19 발생 소식을 듣고, 과거의 메르스나 신종플루처럼 큰 파장 없이 지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청소년 대상 선교는 그 특성상 방학 기간 중 사역이 집중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방학사역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기됐다.
학기 시작과 함께 예정했던 학교사역, 학생 만남사역 등 어떤 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야말로 손발이 다 묶인 듯한 상황이었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간절히 기도하며 고민했다. 오프라인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접촉하고 도와줘야 할 방법을 모색했다.
그러던 중 당시 시도하고 있던 몇 가지 사역 속에서 학생들의 작은 변화와 움직임이 느껴졌다. 우리 팀에서 교육받는 학생 중 (지난 2달 반 동안)기도를 채 1분도 하기 힘들어했던 학생이 스스로 20여분을 기도하는 모습으로 변화하기도 했고, 집에서 핸드폰만 잡고 있는 학생이 자발적으로 학업에 임하기도 했다. 부모님이 굳이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좋은 습관을 형성한 학생도 있었다.
학교에서 내준 공부를 다 마치자마자 다른 공부를 하고 싶다는 아이도 있었고, 본인이 알아서 척척 공부습관을 갖게 된 학생도 있었다. 비대면 환경이지만 또래집단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공동체를 이끄는 모습으로 성장한 학생도 있다. 하루 종일 컴퓨턴게임에만 매달려 있던 아이가 유튜브채널로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고, 방학에 전도했던 학생들 역시 채널을 통해 다시 하나님을 기억했다며 연락해오기도 했다.
이 사례를 바탕으로 지난 몇 달 동안 했던 우리 팀의 청소년사역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는 그리 새로운 방법도 아니고, 특별한 것도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재림교회 청소년을 위한 고민에서부터 시작되었기에 조심스레 지면으로 옮긴다.
첫 번째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사역이다.
이 사역은 몇 년 전부터 시도해보자는 팀 내부의 소리들이 있었지만, 오프라인으로도 업무량이 많아서 시도해보지 않았던 일이었다. 그런데 시기가 시기이니만큼 과감히 도전해보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학생들을 만나고 싶은데 만날 통로가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우리 팀은 영상전문가도 없고, 이 분야에 대해 어떤 준비를 했던 것도 아니다. 단지 매우 단순하게 시작했다. 안식일에 교회도 안가고, 예배도 안 드리며, 핸드폰이나 컴퓨터만 잡고 하루 종일 게임만 하는 재림청소년들이 많다는 소식을 듣고 누구나 편하게 하나님을 찾을 수 있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이러한 목적으로 몇 번의 검색과 전화, 그리고 바로 매장에 가서 몇 가지 교육만 받고 그 주(2020년 3월 7일)부터 바로 <캠미TV채널>을 개설했다. 평소 유튜브채널을 접한 적도 별로 없는데, 직접 채널을 운영하려니 처음에는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팀원들도 대부분 이 방면에 관심은 있었지만, 제대로 고민해 본적은 없었다. 그래서 일단 저질러보기로 했다. 고민하다가 시간만 가면 학생들을 놓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말이다.
첫 주 방송 후 어떻게 하면 재림청소년(교회에 흥미가 없는 청소년들을 포함해)에게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을까를 더 고심하면서 연구했다. 일각에서는 좀 더 진중하고, 무거운 분위기의 방송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일단은 스스로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고 핸드폰을 하루 종일 들고 사는 청소년에게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싶었다. 교회에 가보면 말씀을 자발적으로 잘 듣는 친구도 있지만 억지로 예배시간을 때우려고 온 친구들도 있지 않은가. 현실을 보면 후자가 더 많은 게 사실이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학생반 컨설팅을 하면서 눈으로 직접 확인한바다.
이젠 부모님의 강제성도 사라지고 집에서 안식일의 의미도 사라질 수 있는 현실 속에서 교회에 대한 기쁨과 흥미를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 맞게 제공해주고 싶었다. 이들 세대가 흥미를 느끼는 유튜브채널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재림청소년에게 하나님에 대한 기쁨을 전달하는 통로가 될 수 있을까’ 고심하며 안식일 라이브방송을 준비했다.
몇 주 해보니 많은 사람은 아니지만 관심을 가져주는 분들이 생겼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콘텐츠를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4월부터는 학생교과방송을 제공했다. 장년들을 위한 교과방송은 다양하게 많은데 학생교과방송은 따로 없었던 게 현실이다. (참고로 한국연합회에서 제공하는 학생교과방송은 우리 캠퍼스미션팀이 시작부터 지금까지 원고를 쓰고 있다.)
또한 지난 1년 동안 지역교회 학생반을 컨설팅 하면서 학생교과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고민인 지도자들을 많이 만나기도 했다. 교과방송을 만들어보라는 몇몇 목사님의 조언도 한몫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기회에 학생교과방송을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해야 할 이유가 생겼으니 이제 어떻게 교과방송을 제공하면 좋을까 생각하게 됐다. 3월 한 달 내내 준비했다. 요즘 청소년은 긴 시간 영상을 보는 게 익숙하지 않은 세대다. 인기 유튜버들을 봐도 클립의 러닝타임이 그리 길지 않았다. 학생교과방송이라는 특성을 살려 학생들을 직접 방송에 출연시켜 기획하는 건 어떨까하는 내부의 의견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과 같이 학생 1인, 진행자 1인, 해설자 1인으로 구성된 학생교과방송을 구성했다. 학생들의 출연은 우리 채널뿐 아니라 학생 스스로에게도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신청한 학생 모두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고자 하였기에 누가 와서 말을 해도 부담 없이 촬영하도록 조력했다. 이 촬영에 참여한 학생들의 피드백 역시 긍정적이며 다음에도 찍고 싶다는 학생들이 대다수였다.
필자는 새로운 사역의 도전이 교회 내 청소년에게 더 많은 진로와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채널을 개설하면서 외부에서 전해지는 다양한 피드백과 내부에서 발생하는 피드백을 끊임없이 주고받으며, 재림청소년과 재림교회를 위해 더 나은 청소년사역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던 중 몇몇 분으로부터 “학생설교방송은 없냐”는 전화를 받았다. 일선에서 이런 요구와 필요성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캠미TV를 학생설교방송플랫폼으로 활용하는 사역을 진행 중이다. 물론 이 설교방송은 다양한 지역, 다양한 목회자와 신학생의 자원을 받아 진행할 생각이다. 청소년 설교에 관심 있는 사역자는 연락 바란다.(☎ 기획: 노푸름 010-7620-2125)
두 번째, 대면 사역에서 비대면 사역의 전환이다.
우리 팀은 지난해 ‘청봄’이란 사회적기업을 창업해 학생과 부모님들의 신청을 받아 멘토링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을 지도하고 양육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3월 초부터 진행하기로 한 대면사역의 길이 막혔다.
막히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고 했던가! 이들을 위해 그동안 진행했던 대면 사역을 비대면 사역으로 전환해 3월초부터 바로 화상으로 시작했다. 학생들을 직접 만나지는 못하지만, 영상으로 매일 학생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면서 전화로 진행했다. 놀라운 건 대면 못잖은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또한 만나지 못해서 이들을 대상으로 금요일 저녁마다 줌을 통한 학생예배를 실시간으로 드렸는데 이 예배에 참여한 학생들의 피드백이 긍정적이었다. (단기적으로 예배를 제공했지만)‘학생만을 위한 예배를 드릴 수 있어 좋았다’ ‘예배가 기다려진다’ ‘집에서 동생들과 함께 예배드릴 수 있어서 좋다’ ‘어른 예배는 지루하고 어려웠는데 우리를 위한 예배가 있으니 좋다’라는 긍정적 반응이 대다수였다.
오히려 대면 사역이 가진 한계를 비대면이 해결해준 케이스다. 예를 들면 대면 사역을 진행할 경우 지역, 인원수의 한계가 있었지만 비대면은 그런 한계가 없이 어느 지역이든, 몇 명이든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 팀은 새로운 비대면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해 교육시장에 내놓을 수 있었고 지금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비대면 멘토링에 관심 있는 분은 청봄 ☎ 031-523-2238으로 연락하면 된다.)
세 번째, 학생전도회 변화의 필요성이다.
필자는 지난 10여 년 동안 여름과 겨울방학동안 쉬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전도회를 다녔다. 강산도 변한다는 세월이다. 기본적인 틀은 노방전도(길거리전도)였고, 콘텐츠는 시간과 함께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특정 종교집단의 포교방법을 보면서 그 집단으로 오해를 많이 받아왔다. 재림교회의 이름을 밝히고 전도를 하지만, 사람들은 같은 눈으로 바라봤다. 이런 고민을 하던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혐오와 전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그리고 사람들을 직접 만나길 꺼리는 분위기가 사회에 전반적으로 퍼져갔다.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학생전도의 포맷이 변경되어야 함을 절실히 실감했다. 먼저 이벤트성의 전도회는 지양해야 한다는 점이다.
재림교회 학생전도의 현실은 일부 팀을 초청해 전도회를 하고, 그 팀이 떠나면 구도자도 함께 떠나는 게 마치 ‘패턴화’되었다. 수년 동안 전도회를 진행하면서 이 점이 학생사역에 장애가 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자각 후에는 한 교회에 전도회를 위해 몇 달을 준비하고 투자해 제공하고, 전도회 이후 순서도 함께 준비해 제공했다. 그러나 이 전도회 역시 한계는 분명했다. 교회가 준비되지 않으면, 구성원이 전도에 대한 열정이 없으면 이마저 소용없다는 것이다.
둘째 외부사람을 통한 전도가 아닌 교회 구성원의 관계전도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점이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코로나로 교회는 안 가는데, 친구를 만나러 카페는 간다”
아이러니하지만 맞는 말이다. 교회는 감염될까 두려워 가지 않지만, 개인접촉을 위해 친한 사람은 만난다는 것이다. 즉 나와 관계있는 사람과의 개인적인 접촉은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교회학생 구성원 개개인을 전도할 수 있는 사람으로 훈련시켜 직접 관계전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에 캠퍼스미션은 교회의 전도회를 새로운 방향으로 조력하고 돕기로 했다. 또한 캠미TV채널 역시 학생전도의 장으로 활용해 함께 제공할 생각이다. (학생전도에 대한 사항은 차민경 목사(☎ 010-7545-3004)에게 문의하면 된다.)
가끔 “코로나가 끝나면 코로나로 시작한 지금의 사역을 그만둘 것인가”를 묻는 질문을 받는다. 필자의 대답은 ‘아니다’이다. 시작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꾸준히 하는 건 어렵다. 우리는 앞으로도 청소년 대상 사역을 지속할 생각이다. 이미 오프라인에서 지난 몇 년 동안 학생반 교사들을 위한 학생회 매뉴얼과 교과를 제공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관심이 적어 좌절했던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그런 실망 때문에 사역을 멈추기에는 여전히 살려야 할 이 땅의 청소년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이제는 그 꾸준함을 온라인에서도 지속하려 한다. 아직도 우리의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어떻게 하면 될까’가 아니라, ‘우리는 이 일을 왜 하고 있는가’를 스스로 자문하며 고민하며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는 분명 달라질 것이다. 세계적 석학과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필자는 청소년 사역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전의 사역과 함께 코로나 이후의 사역을 차근차근 준비해 다양한 사역의 시도와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
사실 온라인으로 사역을 시도해보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영상을 편집하고, 대본을 써야 한다. 이것저것 시간도 많이 투자해야 한다. 보이는 영상은 짧지만, 그 안에 담긴 노력과 시간은 얼마나 길고 소중한지 알아야 한다. 그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움직임도 필요하다. 그래야 누구든 이 사역에 투자할 수 있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이다.
앞으로 캠퍼스미션은 청소년시기의 다양성을 존중해 그에 부합하는 사역을 제공할 것이다. 캠미TV를 학생사역의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지역과 합회, 사회와 국가 상관없이 제공할 마음이다. 또한 학생지도자를 위한 교육과 컨설팅을 온라인으로도 진행할 생각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시작한 이 사역이 많은 청소년을 그리스도께 인도할 수 있는 사역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임할 것이다. 모쪼록 이 사역에 성도 여러부느이 많은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