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영어학원교회의 ‘20년 나눔’ 동력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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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영어학원교회는 20년째 연말 자선음악회를 열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서울영어학원교회(담임목사 최상재)가 ‘사랑의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자선음악회가 올해로 스무 번째를 맞았다. 이들은 교회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이웃사랑 실천’의 기틀을 다지고 다른 교회 역시 우리가 가진 ‘찬양’과 ‘음악’이라는 예배를 선교 영역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희망의 롤모델 역할을 하고 있다.

교회는 음악회를 통해 작년까지 8억2000만 원 정도의 어마어마한 (누적) 기금을 조성하면서, 구청에서 추천받은 소외계층 40명에게 매월 일정 금액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장애인복지관, 요양원 등의 시설에 점심비를 지원하거나 반찬 나눔, 물품 지원, 목욕 봉사와 더불어 나들이를 함께 가기도 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한 교회에서 하는 행사라고 보이기보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복지기관이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여겨질 만큼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은 매년 한 해도 빠짐없이 후원에 동참해 주는 8개 업체와 성도들의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웃사랑 실천운동을 하기 위해 창설한 (사)예빛나무의 전경덕 대표이사(전 삼육보건대학 간호학 교수)는 “우리가 찬양대로서 찬양만 하는 것보다 연말에 자선음악회를 열어 어려운 이웃을 도우면 더 좋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일이다. 음악회를 열기 위해서 연습을 하다 보면 우리의 찬양 실력도 늘고, 모금을 통해 어려운 이들도 돕고, 헌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가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서울영어학원교회의 ‘20년 나눔’ 동력은 무엇?

 

“삼육대학교회에서도 저희가 매년 진행하는 음악회를 보고 비슷한 취지의 행사를 기획했지만 지속적으로 하지 못했다. 음악 분야에서도 교수님들 위주로 음악회를 열면 훨씬 수준 높게 운영할 수 있지만 ‘같은 마음’으로 뜻을 모으고 이어가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면서 “우리 교회가 기관 교회이다 보니 헌신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반대하는 분이 많았다. 처음에는 사업가, 의사, 약사 분들 위주로 기금을 조성했더니 뜻 있는 분들이 협조해 주시고 점점 호응해 준 덕에 20년 동안 이어올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여러 분야에서 묵묵히, 꾸준히 협조해 주신 성도들께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정원석 찬양대 단장은 “안식일교회라고 하면 적대감을 가질 수 있는데 자녀들이 오케스트라에 소속돼서 무료로 레슨을 받기도 하고 성장하다 보니 부모님들, 조부모님들도 교회에 마음을 열고 음악회 때마다 와주신다. 60~70명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교회에 발을 들이는 기회”라고 설명하며 “올해는 한 학생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카페에 간식을 주문했는데 마진도 안 남을 정도로 할인해 주셨는데 후원금까지 보내셨다”고 한다. 

그는 “이 같은 음악회를 열기 위해 몇 달 전부터 목회부, 장로회, 남집사회, 여집사회 등 어느 한 부서라도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부터가 헌신이다. 아무래도 다른 교단에 비해 음악적 수준이 약해 보일 수 있어 처음에는 유명 인사를 초청해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올해는 우리 교회 교인 참여율을 최대한 높였다. 그리고 아이들은 뭘 해도 예쁘지 않나? 오늘 음악회에도 아주 어린 아이들부터 무대에 올라 찬양을 드리게 된 이유다. 예아오케스트라, 어린이 합창단, 연합합창단, 성인 오케스트라 모두가 참여했고, ‘하람앙상블’을 초청하고 우리 교인을 포함해 ‘라 스페란자’ 팀을 꾸려 오페라 무대를 선보여 참석하신 분들도 만족하신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민진홍 수석장로는 “우리 교회가 미국 본부의 도움을 받다 보니 이곳에 와서 일하는 외국인 선교사들도 기부 문화에 관대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예전에는 교회마다 연말이면 수확운동을 하지 않았나. 하지만 교인들의 헌신과 개인과 업체의 후원을 이끄신 분은 분명 하나님이시다. 영어뿐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 시장의 변화로 SDA어학원도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우리 학원을 지금까지 지키신 하나님의 사업을 더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고 지나온 시절을 회고했다.


서울영어학원교회의 ‘20년 나눔’ 동력은 무엇?

 

이어서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사역이 됐다. 20년을 하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기획사 못지않게 능숙해지긴 했다. 그렇지만 비전문가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의 임계치에 달한 것을 느낀다. 매년 더 나은 순서를 준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라는 고민과 더불어 “지나온 20년이 너무 감사하지만 앞으로의 20년을 다시 기획하기 위해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이 사역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최상재 목사는 “이런 사역을 20년이나 하다 보니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는 구청장, 국회의원과 관계가 좋고 대외적인 활동을 할 때 그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일이 가능하다. 동대문구를 비롯한 종로구까지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직접 만나다 보니 그들이 우리 교회뿐 아니라 우리 교단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 우리 교회는 사이드에 있지만, 적어도 이 지역 내에서는 중심에 있는 교회로 인정받고 있다”며 자선 사역을 할 때 교회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을 설명했다. 

매년 참석하는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이 올해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행사에 앞서 담임목사를 통해 서울영어학원교회와 (사)예빛나무에 표창장을 전달했다. 이 음악회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이번 음악회 순서 중 ‘사랑의 선물 감사패 전달식’에서 주고받은 감사패를 보면 알 수 있다. 

최 목사는 “한국인은 기부 문화가 익숙하지 않은데 이 교회는 20년 전부터 ‘주는 문화’를 훈련해 온 셈이다. 성도들이 후원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자원해서 나누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성경의 기본 원칙이 ‘나눔’인데 좀 더 성숙한 신앙인이 될 수 있는 계기이자 비결이다. 비록 힘은 들지만 이런 행사를 통해 연합하며 영적 성장뿐 아니라 음악회를 진행하는 음악적, 기술적 발전도 이뤄가고 있다”라며 작은 교회일지라도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나누고 베푸는 일을 실천해 보길 권했다.


서울영어학원교회의 ‘20년 나눔’ 동력은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