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인들은 땅에 “사방”이 있다고 믿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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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히브리인들은 땅에 “사방”이 있다고 믿었는가?

“여호와께서 열방을 향하여 기호를 세우시고 이스라엘의 쫓긴 자를 모으시며 땅 사방에서 유다의 이산한 자를 모으시리니”(사 11:12).

“너 인자야 주 여호와 내가 이스라엘 땅에 대하여 말하노라 끝났도다 이 땅 사방의 일이 끝났도다”(겔 7:2).

성경에서 땅에 “사방”(제임스왕역에는 “four corners”로 되어있음)이 있다는 개념을 지지하는 본문은 두 개밖에 없다(사 11:12; 겔 7:2). 이 두 본문에서 “사방”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표현은 아르바 칸포트(’arba‘ kanpot)인데, 문자적으로는 “네 날개”를 의미한다. 여기서 이 말이 직각으로 된 네 귀퉁이를 의미한다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고대 히브리인들이 직각으로 된 귀퉁이가 있는 물건, 예컨대 거리의 모퉁이(잠 7:8), 제단의 네 모퉁이(출 27:2) 등을 묘사하고자 할 때 사용한 일반적인 단어는 “모퉁이”를 의미하는 핀나(pinnah)였다.

“‘사방’이라는 용어는 온 땅이나 온 나라를 표현하는 말로, 고대 악갓 및 고대 바벨론 시대(BC 2300년경)의 명각들에 나타난다.” (M. C. Tenney, The Zondervan Pictorial Encyclopedia of the Bible, 5 vols. [Grand Rapids, MI: Zondervan, 1975], s. v. “Corners of the Earth”).  

고대 근동 지방의 관용구: 근자의 연구를 통해, 땅에 네 모퉁이가 있었다는 개념이 메소포타미아에도 존재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오히려 메소포타미아인들은 땅이 둥글다고 생각하였다. 네 주요 방향(동서남북)을 가리킬 때 원 안에 있는 네 개의 동일한 삼각형 상징을 사용했는데, 네 삼각형의 밑변이 합해져 원 안에서 정사각형을 이뤘다. 그래서 그들은 이것을 “네 모퉁이의 원”이라 묘사하기도 하였다. 같은 의미를 가진 평행적인 표현들에는 “네 바람의 원”, “네 구역의 원”, 그리고 더 간단히 “바람의 원” 등이 있다. 이는 땅의 네 모퉁이가 아니라 네 바람의 방향을 가리키는 표현들이었다. “땅의 네 구역이라는 말은 역사 관련 명각들과 문학적인 본문들에 잘 나타나는데, 네 구역은 온 땅을 가리킨다.” 후자의 이해가 이사야 11:12과 에스겔 7:2의 문맥에 잘 맞는다.

Randall W. You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