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가 말하는 언약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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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히브리서가 말하는 언약은 무엇인가?


“새 언약이라 말씀하셨으매 첫 것은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 쇠하는 것은 없어져 가는 것이니라”(히 8:13).

“새 언약” 안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들이 안식일에 체계적인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새 언약 신학자들의 가르침에 의하면, 새 언약은 십계명에서 그리스도인들을 해방시켰고 옛 언약의 폐지로 말미암아 안식일은 의식적인 것으로 여겨져야 하므로 그것을 지킬 의무가 폐해졌다고 한다.


신약에 나타난 언약:

“언약”이라는 말은 신약에 33회 등장하는데, 약 절반(17회)이 히브리서에 나온다. 복음서에서는 언약이라는 말의 3/4이 주의 만찬의 문맥에서 예수의 피와 연관된다(마 26:28; 막 14:24; 눅 22:20). 신약은 거듭거듭 구약의 언약을 언급하는데, 새 언약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구약의 언약에 대해서만 말하기도 한다(눅 1:72; 행 3:25; 7:8; 롬 9:4; 엡 2:12). 고린도후서 3장에서는 새 언약과 옛 언약이 가까운 문맥에 함께 나온다(6, 14절). 갈라디아서는 “사람의 언약”(3:15), 아브라함과 맺은 언약(3:17), 두 개의 대조되는 언약(4:24) 등을 언급한다. 갈라디아서에서 쟁점은 구원과 관련하여 갖는 율법의 역할이며, 언약을 경험적인 관점에서 논한다. 히브리서의 시각은 다소 달라서 역사적인 관점을 띠며, 따라서 성소, 성소봉사, 그 봉사들과 연관된 약속에 결부된 언약에 초점을 맞춘다.


히브리서에 나타난 언약:

“언약”이라는 말은 히브리서에서 절정을 이루는 8∼10장에 가장 빈번히 나타난다. 히브리서는 8:8∼12에서 예레미야 31:31∼34에 나오는 새 언약의 약속을 인용하고, 히브리서 10:16∼17에서는 축약된 형태로 인용한다.
히브리서 8장은 예수로 대제사장이 되도록 권한을 부여한 새 언약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9장과 10:1∼8은 옛 성막 및 그 봉사를 하늘성소 및 예수의 제사와 대조한다(참조 9:12∼14, 18 등). 더 나은 언약은 더 나은 제사, 더 나은 제사장, 더 나은 성소가 필요하다. 히브리서의 저자는 새 언약의 제사장직분은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시작되었고 하늘성소가 더 나은 성소라고 주장한다.

“새 언약의 특성을 나타내는 신학적 DNA 정체의 표(성화, 화해, 선교, 칭의 등)가 하나님에 의해 옛 언약 속에도 새겨졌다.…하나님께서 새 언약에 대해 갖고 있는 다른 생각은…언약의 수혜자의 신실함에 있었다”(S. MacCarty, In Graite or Ingrained? [Berrien Spring, MI: Andrews University Press, 2007], 53, 59).

히브리서 9:4에서 우리는 언약괘, 언약의 돌비 즉 십계명에 대해 읽는다. 예수는 새 언약 곧 더 나은 언약의 중보이시다(8:6; 9:15; 12:24). 히브리서 9:20에서 출애굽기 24:8을 인용하여 피 곧 제사(참조 13:30)를 언약과 연결시키는데, 이런 연관성을 예레미야 31장에서는 찾을 수 없다.


옛 언약과 새 언약:

히브리서에서 모세 언약은 첫 언약이라 불린다. 히브리서가 이 옛 언약과 새롭고 더 나으며 영원한 언약을 분명하게 대조하지만(히 8:6, 13, 9:15; 13:20), 사도는 어디서도 옛 언약이 나쁘다거나 해롭다고 말하진 않는다. 그것은 불충분하고, 따라서 대안이 필요하였다. 하지만 이 하나님의 언약들 사이에는 중요한 유사성이 있다.
1. 두 언약 모두 언약 체결자가 같다(하나님과 그분의 대표된 백성; 출 19:5; 히 8:8∼10).
2. 각 경우에 하나님이 언약을 세우심으로써 주도권을 갖는다(출 34:27; 히 8:8).
3. 모든 언약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활동에 의존돼 있다(신 6:20∼23; 29장; 히 10:12∼17). 그분은 당신의 백성과 언약을 체결하시기 전에 그들을 구원하신다. 그러므로 구약의 언약은 행함으로 말미암는 의와 율법을 수단으로 하는 구원에 기초돼 있고, 새 언약은 은혜로 말미암는 구원에 의존돼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4. 율법을 수단으로 하는 구원은 어떤 언약 아래서도 선택사항이 아니었으나, 언약들은 구원받은 자가 구원의 선물에 대한 반응으로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한다(출 20:2∼17; 히 10:16).
5. 두 언약 모두 용서가 발생되기 위해서는 희생제물의 피가 필요하다(레 17:11; 히 9:12, 22).
6. 모든 언약은 축복에 대한 약속을 포함한다(신 8:18; 11:8∼25; 히 8:6, 10∼12).
7. 하나님께서 그분의 백성 가운데 거하시고 그분의 백성들이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것이 언약들의 목표이다(신 29:10∼12; 히 10:16∼22).
새 언약은 옛 언약과 다르고 옛 언약보다 낫다. 왜냐하면 그것에는 새로운 제사장, 단번에 드려진 더 나은 제사, 더 나은 성소가 있으며, 공동체 예배를 통해 새로운 방법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다. 더욱이 새 언약은 특정한 나라가 아니라 온 세상과 수립되며, 새 언약에는 전폭적인 용서와 보증이 있다. 또한 새 언약에서는 율법이 언약의 백성의 마음에 새겨지며, 그것은 영원하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의 피로 비준되어, 진정한 소망과 구원을 제공한다.
이전 언약들(아브라함, 시내, 다윗 언약 등)도 새 언약의 주된 요소들을 포함할 뿐만 아니라, 새 언약을 가리켰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새 언약은 이전 언약들이 확대된 것이다. 새 언약에 있는 독특한 점은 그리스도의 오심이며, 이것이 히브리서의 중심 주제이다.

“에덴에서 계시되고 시내산에서 선포되었으며 새 언약에서는 마음에 기록된 사랑의 위대한 율법이 일하는 인간을 하나님의 의지에 연결시킨다. 만일 우리가 자신의 성향을 좇아 우리의 의지가 인도하는대로 가도록 방임된다면 우리는 사단의 부하로 전락하여 그의 속성을 소유하는 자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높고 고상하고 향상시키는 당신의 의지에 붙들어 매신다”(시대의 소망, 330).


새 언약과 관련된 개념들:

여러 가지 개념이 새 언약과 연관돼 있다. 예컨대, 언약, 제물, 제사장, 성소 등이 여기에 속한다. 새 언약에는 이런 요소들의 갱신 혹은 대체가 요구된다. 히브리서는 더 나은 언약만이 아니라(히 7:22), 더 나은 소망(7:19), 더 나은 약속(8:6), 더 나은 유업(10:34), 더 나은 본향(11:16), 더 좋은 부활(11:35), 더 좋은 제물(19:23)에 더하여 더 좋은 어떤 것(11:40), 더 뛰어난 정결(9:13∼14), 하늘보다 높이 되신 영원한 왕 같은 대제사장(6:20; 7:24, 26; 8:1) 등에 대해 말한다.
또 새 언약엔 종말론적인 국면이 들어 있다. 신자들은 새 언약의 축복들을 지금 여기서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언약의 축복들이 온전히 성취되는 것은 여전히 미래에 속한다. 새 언약이 주는 혜택들에는 (1) 하나님께 가까이 나아가며 그분의 백성이 되는 것(히 8:10; 10:19), (2) 하나님을 아는 것(8:11), (3) 거룩하게 되는 것(10:10; 14), (4) 특히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얻을 영원한 구원(9:12, 15, 28), (5) 깨끗한 양심(9:9, 14; 10:2), (6) 율법이 마음에 새겨짐(8:10; 10:16), (7) 죄의 용서(8:12; 9:26, 28; 10:17, 18) 등이 있다.
그러면 새 언약의 배경 하에서 율법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사도는 장차 오는 것들의 그림자에 불과한 율법(10:1)이 필요함을 역설한다(7:12, 18). 이 특정한 율법의 체계는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고 그분의 죽으심으로 폐지되었다. 이 법에는 제사장 법 및 의식적 정결법과 짐승의 피 뿌림 등과 관련된 제사제도가 포함되었다. 매년 드려진 수많은 제물은 죄인들을 구원할 수 없었고, 다만 새 언약에서 단번에 드려진 제물과 제사장 곧 예수 그리스도를 가리켰다. 그러나 옛 언약과 새 언약 모두에는 도덕법이 포함돼 있다. 새 언약 아래서는 그 법이 마음에 새겨진다. 그것은 폐지되지 않고 내면화한다(8:10).


도덕법은 계속 유효함:

우리는 히브리서에서 도덕법이 계속 유효함을 말하는 증거를 본다. 첫째, 죄라는 것의 실재는 무엇이 죄인지를 규정하는 법을 요구한다(히 8:12; 12:1). 둘째, 깨끗한 양심을 갖는 것은 어떤 종류의 표준이 존재해야 함을 뜻한다. 그러한 표준이란 내적인 감정뿐 아니라 외적인 법이다. 개인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법에 순종하고 있을 때 깨끗한 양심을 지닐 수 있다(9:9, 14; 10:2; 13:18). 셋째,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10:7; 13:21)이나, 불순종(3:18; 4:6, 11) 및 순종(5:9)에는 지켜야 할 율법이 있어야함이 전제된다. 넷째, 불법에서 용서받았기 때문에 하나님은 이제 우리가 그분의 법을 지키기를 바라신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법을 우리 마음에 새길 것이라는 약속은 그분이 십계명을 그분의 손가락으로 돌비에 새기신 것을 생각나게 한다(출 34:28; 31:18).

“정신과 마음에 새겨진 율법은 다름 아닌 십계명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리스도께서 옛 법을 바꾸어 새로운 율법을 제정하셨다고 믿는데, 그들은 그것을 사랑의 법 혹은 성령의 법이라 칭한다. 그러나 신약은 어디서도 그런 법을 보여 주지 않는다. 성령의 법은 삶의 새로운 길이지, 하나님에게서 나온 새로운 법이 아니다”(E. Heppenstall, “The Covenants and the Law” in Our Firm Foundation 1:480).

마태복음 22:37∼39에 요약된 율법뿐 아니라 십계명의 대부분도 히브리서에 직간접적으로 언급된다.
1. 하나님에게서 떨어져 불경건하게 되는 것(히 3:12; 6:6; 12:16)은 첫째와 둘째 계명을 범한 것을 간접적으로 가리킬 수 있다(출 20:2∼3, 4∼6).
2. 히브리서 4장은 안식일 계명을 생각나게 한다(출 20:8∼11; 신 5:12∼15).
3. 우리가 우리의 아버지께 존경을 돌려야 한다는 말은 다섯째 계명을 암시한다(히 12:9; 출 20:12).
4. 간음의 문제(히 13:4)는 일곱째 계명을 떠올린다.
5. 가진 것에 만족하고 돈을 탐하지 말라는 말(히 13:5)은 열째 계명을 가리킬 수 있다(출 20:17).
6. 신자들은 하나님의 이름에 사랑을 나타내야 하는데(히 6:10), 그것은 하나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을 가리킨다(마 22:37).
7. 신자들은 그리스도인 형제들을 사랑해야 하는데(히 13:1), 그것은 서로 사랑하라는 계명(요 13:34∼35)을 암시하며, 확대해석하면 내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레 19:18; 마 22:39)을 나타낸다.


결론:

새 언약은 질적으로 더 나은 언약이지만, 이전 언약들과 연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은혜로 말미암는 구원의 구약적 접근방식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그것을 이루셨다는 사실을 부각시킨다. 새 언약은 도덕법인 십계명을 폐하지도    무용지물로 만들지도 않고, 그것을 신자들의 마음에 새긴다. 새 언약의 가장 중요한 면은 그것을 비준하고 그것의 배경 아래서 봉사하는 분이 누구인지에 있다. 예수님이 새 언약의 보증이시다(히 7:22).

Ekkehardt Muel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