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다이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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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다이어트는 더 이상 다이어트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한 번의 다이어트로 평생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려면 평소의 식습관을 바꿔야만 한다.

다이어트의 계절이 돌아왔다. 많은 사람이 매력적인 몸매로 여름을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피트니스 클럽을 등록하고 식이 요법을 시작한다. 나도 역시 그랬다. 심지어 나는 여름뿐 아니라 1년 중 몇 번이라도 살이 쪄 보이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할 때면 어김없이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런 다이어트에 대한 열정도 시들해졌다. 다이어트는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이기 때문이다. 절제와 욕망 가운데 일어나는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자신을 지치게 만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암울해진 다이어트 역사에 한 줄기 빛이 비쳤다. 나는 거짓말처럼 운동을 거의하지 않고도 몇 달 만에 10kg 이상을 감량했으며, 5년이 지난 지금까지 몸무게를 비슷하게 유지하고 있다. 20년 동안 지겹도록 반복했던 다이어트의 쳇바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완전 채식을 통해 올바른 식습관에 대한 의식이 생겼기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반복하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단호하게 말해서 그것은 의미 없는 일을 반복하는 것일 뿐이다. ‘진짜’ 다이어트는 더 이상 다이어트를 반복하지 않는 것이다. 한 번의 다이어트로 평생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려면 평소의 식습관을 바꿔야만 한다.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면 단 한 번의 다이어트로 평생 동안 자신이 원하는 몸무게로 살아갈 수 있다. 결국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궁극의 다이어트 기술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식습관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오히려 살이 찌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 몇 가지 영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첫째, 탄수화물은 살을 찌도록 만들지 않는다. 탄수화물을 살찌는 요인으로 오해하기 시작한 때는 정제된 밀가루로 만든 초가공식품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살을 찌도록 만드는 진짜 요인은 초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다량의 지방과 정제당(물엿 같은) 그리고 식품 첨가물이다. 이 물질들은 우리 몸속에 지방과 독소로 켜켜이 쌓여 면역력을 약화시키고 체중 증가를 일으킨다.

   반면에 우리 민족이 전통적으로 먹어 온 자연식품은 거의 대부분 탄수화물이 주된 영양소인 음식들이다. 예를 들어 콩, 감자, 곡류, 채소, 과일 등이 있다. 이런 음식은 탄수화물뿐 아니라 식이 섬유와 수분도 많이 함유되어 있다. 자연식품의 탄수화물은 지방으로 변환되어 체내에 쌓이지 않는다. 섭취하는 즉시 에너지원으로 사용될 뿐이다. 쓰고 남은 탄수화물은 글리코겐으로 변환되어 간과 근육에 저장되었다가 필요할 때 다시 사용된다. 그뿐 아니라 자연식품의 식이 섬유는 우리 몸의 독소를 제거하여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한마디로 전통적인 자연식품은 살을 빼주는 다이어트 음식 그 자체다.

   둘째, 단백질은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육류나 유제품을 반드시 챙겨 먹어야 한다는 말은 틀렸다. 육류나 유제품은 단백질의 유일한 공급처가 아니다. 사실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채소에서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받을 수 있다. 특히 해조류인 김은 단백질의 함량이 영양소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고단백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매일먹는 채소를 통해 우리는 이미 충분한 양의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과도한 동물성 단백질의 섭취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 동물성 단백질의 과도한 섭취는 신장 세포를 산화시켜 신장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셋째, 좋은 지방은 많이 섭취해도 된다는 말은 왜곡된 정보다. 세상에 먹어서 좋은 지방은 없다. 지방은 세포막을 형성하는 등의 다양한 역할을 체내에서 담당하지만 기본적으로 극한의 상황에서 식량이 부족할 때 생존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원이다. 한때 크릴새우 오일이 몸에 좋다며 대대적으로 광고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이 광고는 허위, 과대광고로 밝혀졌다.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자문의였던 존 맥두걸 박사는 영양학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지방의 섭취량은 식물에서 얻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지방은 섭취하는 대로 계속 쌓이는 영양소다.

   지금까지 바로잡은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는 영구적인 다이어트이자 올바른 식습관의 원칙을 아래와 같이 세워 볼 수 있다.

   첫째, 식사를 반드시 하되, 밥을 충분히 먹자. 자연식품인 쌀의 녹말은 복합 탄수화물의 일종으로서 우리에게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포만감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며 다른 음식에 대한 욕구를 사라지도록 만든다.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메뉴로는 밥과 반찬으로 구성된 백반이 제일 좋다. 여기에 쌈채소와 쌈장을 곁들이면 식이 섬유가 풍부해져서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적인 밥상이 된다. 자연식품으로만 구성된 밥상은 칼로리가 낮고, 오히려 살을 빼는 데 도움이 된다. 가장 좋은 점은 배부를 때까지 충분히 먹어도 살이 찔 걱정이 없다는 점이다.

   둘째, 라면, 밀키트, 배달 음식, 즉석조리 식품같은 초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초가공식품(이하 가공식품)은 과식을 유도하여 순식간에 과도한 열량을 섭취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실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거나 중단하는 일이 제일 어렵다. 왜냐하면 가공식품은 최대한의 쾌락을 느끼도록 하는 지복점(bliss point)을 이용하여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치 중독된 것처럼 가공식품을 찾게 된다. 이때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대처 방안은 집안에 가공식품 두지 않기(사람은 눈에 보이면 반드시 먹는다.), 충분한 식사 후에 먹고 싶은 가공음식먹기(상쇄 효과: 포만감을 이용하여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인다.) 등이 있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가공식품을 절대 먹지않겠다’는 태도를 ‘버리는 것’이다. ‘절대 먹지 않겠다’고 마음먹는 순간 터널 효과로 인해 금지된 대상이 더욱 유혹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대신에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의식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좋지 못한 음식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인내와 절제력을 기르는 것이 가공식품의 섭취를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이다. 자발성의 강조는 목표를 성취하는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셋째, 운동을 하자. 운동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은 이미 모두 알고 있지만 내가 주목하는 운동의 효과는 실험을 통해 밝혀진 ‘약물 의존성 완화 효과’다. 운동을 하고 나면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중독을 일으키는 우울감과 불안을 감소시킨다. 나는 우리가 가공 식품을 끊지 못하는 이유를 일종의 중독 증상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배고파서 먹는다기보다는 단순히 쾌락을 느끼기 위해 먹는 것이다. 특히 요즘처럼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고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클 때 중독을 부추길 정도의 과도한 도파민의 분비가 일어나는데 이때 우리에게 가장 강렬한 보상을 주는 것이 다름 아닌 지방과당이 범벅된 가공식품뿐이다. 운동은 이러한 도파민의 신호를 조작하여 가공식품처럼 일종의 중독성이 강한 물질보다 운동이 더 좋다고 느껴지도록 만들 것이다. 즉 건강하지 못한 음식의 섭취에 대한 식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올바른 식습관의 3가지 원칙을 종합해 보면 식사를 잘하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일상은 모두가 아주 어렸을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교육받아 왔던 건강을 위한 기본적인 생활 습관이다. 놀랍지 않은가. 황금을 바로 발밑에 두고도 알아보지 못했다는것이. 진리는 늘 단순하며 가까운 곳에 있다.

홍승권

채식 요리 연구가, 작가

2024년 가정과 건강 6월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