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13분의 압축된 메시지에 담은 발상의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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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목사들의 집단지성 공유 프로그램인 ‘FED KOREA’ 행사가 열렸다.(사진 = FED KOREA 홈페이지 캡처)
13분이란 짧은 발표시간 때문일까. 참석자들의 눈과 귀는 분주했다. 손은 쉬지 않고 메모지 위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기록했다. 발표자가 교체되는 2분의 짧은 시간에도 직전 발표에 대해 서로 짧은 의견을 교환하며, 자신이 목회하는 교회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PED KOREA 2023’ 현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급격하게 변한 세상을 따라잡고 나름의 목회철학을 실천하는 발표자와 그들의 노하우를 참조하고 흡수하려는 참가자들의 열기로 숨 쉴 틈이 없었다.

PED는 ‘Pastor’s Equipments Developer’의 약자. 유명 인사들이 15분 내외로 짧게 자신의 성공 이야기를 전하는 미국의 지식공유 프레젠테이션 TED(Technology, Entertainment, Design)를 토대로 만들어진 ‘교회버전’이다. 목회자 또는 동역자들이 현장의 실제적 경험과 창조적 생각을 나누는데 초점을 맞춘다. 한 마디로 목회자들의 집단지성 공유 프로그램이다.

방식도 일방전달식 강의가 아닌, 이야기(토크 Talk)로 진행한다. 그래서 발표자들도 토커(Talker)라고 부른다. 관념이 아닌 실제를, 이론이 아닌 경험을, 총론이 아닌 각론을, 원리를 넘어 실천적 적용을 추구한다는 소개처럼 주제도 다양하다.

지난 23일 인천 계양구 소재 효성중앙교회에서 열린 올 행사에는 14명의 목회자와 2명의 평신도가 토커로 나섰다. 이들은 13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자신의 목회와 삶을 둘러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사례발표에는 자신들만의 관심사 혹은 노하우가 담겨 있었다.

물고기를 기르며 청년들과 소통한 이야기부터 시골의 작은 교회 청년들이 홍대 무대에서 공연한 에피소드나 MZ세대를 사로잡기 위해 진행한 방탈출 예배 등 파격적인 내용까지 눈길을 끌었다. 주류에 속하지 못하지만, 현장에서 나름의 효과를 거둔 방법들이었다.

시간이 너무 짧아 과연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을 것인가 의구심이 들지만, 현장에 함께한 회중들에게 작은 ‘불꽃’만 일어나도 만족한다는 것이 주최 측의 입장이다. 실제로 적잖은 참가자들이 토커들의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정체된 목회의 돌파구를 찾은 것 같다는 긍정 반응을 보였다.

이 자리에서 얻은 아이디어가 현실에 적용하기 어렵거나 혹여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과감한 도전을 통해 더 나은 목회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엿보였다. 그 때문인지 몇몇 토크는 청중들의 요청으로 점심시간에도 추가 토크가 이어지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을 끈 주제는 돈에 대한 성경적 시각과 맘몬을 이기는 법에 관해 다룬 ‘크리스천 금융문맹탈출’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숨 가쁘게 달렸지만, 폐회 후 문을 나서는 참가자들의 표정에서 지친 기색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오히려 교회로 돌아가 무언가를 해볼 수 있겠다는 도전과 희망이 읽혔다. 한편, 이날 발표는 유튜브에 곧 공개할 예정. 아직 정확한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그간의 자료와 영상은 PED KOREA 홈페이지(http://pedkorea.com/wp/)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