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성전수호’ 나선 광명교회의 안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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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명교회 성도들은 “피땀으로 지킨 교회를 이대로 뺏길 수 없다”며 결연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그만큼 절박한 심경이다.
명절을 앞두고 평소보다 길이 막힐 것을 계산해 두 배나 빨리 집을 나섰건만 귀성길에 나선 차량 행렬로 도로는 일찌감치 꽉 메였다. 교회로 향하는 길은 그만큼 더디고, 발걸음은 무거웠다. 며칠 동안 포근했던 날씨는 갑자기 심술을 부렸다. 손이 시릴 정도로 쌀쌀하게 내려앉은 아침 기온은 마음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했다.

29일 안식일 방문한 서중한합회 광명교회(담임목사 정부일). 올해로 창립 48주년을 맞은 이 교회는 도시재개발 사업을 둘러싸고 새해 벽두부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종교시설 보상과 관련, 평가절하된 근거로 감정평가를 진행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연면적 541제곱미터(약 164평) 규모의 교회를 33제곱미터(10평) 남짓한 주상복합 상가로 보상한다는 분양통지서가 일방적으로 전달되며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성전을 지키기 위한 성도들의 의지는 결연하다. 그리스도의 군사로서 세상의 부당한 처사에 맞서 싸우겠다는 다부진 표정이 여기저기서 읽혔다. 교회 곳곳에는 얼마 전 광명시청 앞에서 벌인 시위에 사용한 손팻말이 눈에 띄었다. 이들이 얼마나 절박한 심경인지 느낄 수 있었다.

성도들은 어느 찬미의 가사처럼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말씀의 소망 위에 굳게 설 것을 다짐했다. 불의와의 쟁투에서 지치고, 결과가 불확실해도 끝까지 전진하겠다는 결심을 드러냈다. 예기치 않은 고난에 처하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주님의 기대를 이루는 공동체가 되겠다는 목표가 확고했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뜻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공로가 먼저 앞서길 바랐다. 청년들은 우리가 그동안 누리고, 지나고,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은혜였다는 고백을 담아 찬양했다. 기도하는 목소리는 눈물로 젖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금식하며 헌신을 확인했다. 개인은 연약하지만, 연합하고 응집하면 거대한 지체가 될 것을 믿으며 꿋꿋하게 나아가는 모습이 오히려 기자에게 위로와 용기가 됐다.


현장 – ‘성전수호’ 나선 광명교회의 안식일

그만큼 이 교회는 그들에게 피와 살 같은 존재다. 한때는 광명시에 재림교회가 없어 영등포까지 다녀야 했고, 단칸방에 모여 어렵사리 개척했던 시절이 있었다. 구도자가 하나둘 모이며 한 상가의 2층을 전세로 얻어 본격적인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으나, 오래지 않아 건물이 사기사건에 휘말리며 경매에 넘어가는 바람에 전세자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나는 아픈 경험도 했다.

다시 단칸방에서 월세로, 월세에서 지금의 예배당을 구매하기까지 눈물로 기도하며 일궈낸 선교역사다. 허리띠를 졸라가며 대출을 떠안으면서 피땀으로 세운 터전이다. 시련이 몰려올 때마다 십자가 앞에 엎드려 신음하며 믿음으로 지킨 복음의 등대다. 집집방문과 뉴스타트운동으로 세천사의 기별을 증거했고, 패스파인더와 지역사회봉사회, 청년회 등 다양한 사역을 펼쳤다. 어려운 형편의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도지사 표창까지 받을 정도로 사랑의 손길을 적극 펼쳤다. 2020년을 제외한 최근 6년간 연속으로 모범성장교회 표창을 수상할 만큼 활발하게 움직였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도 이들의 선교열을 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해온 교회가 다시 위기에 처했다. 교회를 뺏긴 아픔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그런데 그런 일이 또다시 일어나게 된 것이다. 조합 설립 당시부터 교회의 공간을 보장해주기로 약속했던 조합 측은 이제 와 발뺌하고 있다.

정부일 목사는 이날 ‘죽으면 죽으리라’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비록 암담하고, 답답할지라도 하나님을 의지하여 전진하자”고 호소했다. “우리의 두 발을 그분의 원칙에 세우고 끝까지 하나가 되자”고 권면했다. “핍박과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고, 에스더의 심정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얍복강가에서 밤새 씨름한 야곱처럼 세상과 싸워 이기는 위대한 주의 백성이 되자”고 역설했다. 성도들은 큰 소리로 “아멘!”하며 동의했다.
  
수석장로이자 광명교회 재개발협의회 위원장인 김종현 장로는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우리는 이 사태를 통해 더욱 단단히 결집하고 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 ‘살아 있는 교회’ ‘생동감 넘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하나님의 법을 더 우선하여 승리할 때까지 크게 외치겠다. 희망 없는 세상에 진정한 소망을 전하는 공동체가 되길 원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가장 안전하고 좋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확신했다.


현장 – ‘성전수호’ 나선 광명교회의 안식일
광명교회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성전수호를 위한 릴레이 시위’를 이어갈 생각이다. 일인시위는 물론, 옥외 집회를 통해 계속 탄원할 예정이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성토한다. 청와대 국민청원과 광명시 홈페이지 ‘시장에게 바란다’ 코너에 교회의 입장을 전하며 계속 노크하고 있다. 시청과 한국감정평가원 등 관계 당국과의 협의는 물론, 정치권에도 관심을 촉구하는 중이다.

매일 오전 10시04분에는 ‘금식기도’로 하늘의 문을 두드리며, 하나님의 계획이 선히 이뤄지길 마음 모아 간구한다. 성도들은 광명교회의 성전수호를 위해 전국의 재림성도들이 힘을 모아주길 간절히 원하고 있다. 함께 기도하며, 탄원해 주길 바라고 있다. 특히 연휴 기간동안, 온가족이 모여 국민청원에 동참해 주길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비게이션은 광명시청 방향을 가리켰다. 교회와 불과 500미터 남짓 떨어진 곳이다. 물리적 거리는 그만큼 가깝건만, 해결의 실마리는 꽤 멀어 보여 안타까웠다. 한낮임에도 영하권을 맴도는 찬 공기가 코끝을 따갑게 스쳤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차량 행렬은 여전히 도로에 가득 했다. ‘피땀흘려 세운교회 어거지로 앗아가는 강제집행 규탄한다’ ‘행정지침 규정대로 종교시설 보상하라’라고 쓴 현수막이 시청 앞 광장에 나부꼈다. 그 절박한 목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듯했다.

‘단독건물 교회 164평을 10평으로 보상? 법제화로 교회를 지켜주세요’ 청와대 청원(☞ 바로 가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Temp/dEZav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