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삼육고 교원학습공동체가 일군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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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삼육고등학교의 한발 앞선 특성화 선진교육이 교육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온라인콘텐츠 적용 수업의 한 장면.
이진우 박사(포스텍 석좌교수)는 지난해 12월 ‘팬데믹과 한국 사회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열린 학술연구 심포지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정상적인 등교 수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학력 격차가 발생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며, 심화하는 교육의 양극화 현상을 걱정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하는 강의의 만족도에 대해 물어보면 우리 학교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그러나 학교별로 차이가 크다. 준비가 잘된 학교는 첨단과학과 기술을 잘 활용해 수업의 질이 별로 떨어지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온라인 교육이 아주 부실하게 진행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문제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촉발된 후 교육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현상. 일선 교사들은 사상 초유의 전면 온라인 교육에 일대 혼란을 겪었다. 전격 도입된 원격수업을 놓고 고민이 컸다. 학생도 교사도 낯선 언택트 쌍방향 수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진행할지 염려가 커졌다. 물론 이 같은 부침 현상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이런 가운데 한국삼육고등학교(교장 김학택)의 한발 앞선 특성화 선진교육이 주목받고 있다. 학교는 지난해 ‘온라인콘텐츠 활용 교과서 선도학교’에 선정되며, BYOD(Bring Your Own Device)에 기반한 온라인콘텐츠 적용 수업을 시행 중이다. BYOD는 개인 소유 스마트기기를 수업에 활용하는 학습을 의미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가속화된 가운데 온.오프라인 연계 수업 모형을 개발해 한발 앞선 교육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이를 토대로 교사는 단순히 지식전달자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학생이 스스로 공부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학습코치의 역할을 수행한다. 바야흐로 정보화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필요에 맞는 교육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한국삼육고 교원학습공동체가 일군 ‘작은 기적’

그 중심에는 ‘교원학습공동체’가 있다. 교사들은 에듀테크 도구를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팔을 걷었다. ‘온라인 수업나눔’을 시작해 6개 교과목의 활성화를 위한 강의모델을 개발했다. 온라인방을 개설해 수업혁신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사례를 나누고, 질의응답을 교환하며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기술과 소통을 학생들의 학습과정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녹여낼 것인지 고민했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그게 과연 가능할까?’라는 물음표는 얼마 지나지 않아 ‘그래, 바로 이거야!’라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교사들은 “온라인수업을 준비하면 할수록 교원학습공동체와 함께하는 학교문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며 만족감과 성취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어렵고 생소하게만 여겼던 기기 사용법이나 구글 활용법을 쉽게 터득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모르면 언제고 친절하게 가르쳐주는 동료가 옆에 있으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느려도 편안한 마음으로 집중하며 기능을 익혔다. 멀기만 했던 쌍방향 원격수업은 어느새 생각보다 가까이 와 있었다. 그사이 학교는 서울시교육청이 선정한 ‘미래교육 연수기관’에 지정됐다. 김송희 교사는 특수분야직무연수 강사로 참여해 테크놀로지 도구를 활용한 온라인수업의 대처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 철학을 근원적으로 살필 수 있었다. 이는 곧 자기계발로 이어졌고, 강의의 질적 향상으로 나타났다. 교사들은 “교육과정을 심층적으로 연구할 수 있어 유익했다.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모든 수업 장면에서 학생들과의 관계성을 우선으로 생각할 수 있었다. 블랜디드 교육 등 미래 학교의 방향성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지금까지 키워온 역량을 계속 발전시켜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됐다”고 긍정했다.

교원학습공동체는 다소 경직되고 폐쇄적이던 학내 조직문화에도 혁신의 바람을 가져왔다. 수업방식을 공유하고, 문제점이나 개선점은 없는지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맡은 학년과 교과목은 달라도 모든 교사가 함께 수업을 준비하고, 좀 더 나은 방법을 제안하면서 학교 구성원 전체가 노력하고 있다는 공감이 생겼다. 어쩌면 자신의 단점과 부족한 면이 고스란히 드러나야 하는 부담도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자존심보다 중요한 건 제자들이었다.


한국삼육고 교원학습공동체가 일군 ‘작은 기적’

기대는 현실이 됐다. 변화는 교육현장의 일선 교사들이 먼저 알아봤다. 사례발표와 연수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한국삼육고등학교이기에 가능한 일”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교사들이 한 뜻을 모아 해낼 수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혁신을 위한 여러 선생님의 헌신과 열정이 아름답다. 학생들이 행복할 거 같다”며 박수를 보냈다. 칭찬과 존경, 부러움이 섞여 있는 반응이었다.

실제로 “학교의 체질 개선에 관심을 갖고, 교사들의 변화에 응원과 지원을 보내주는 교장선생님을 비롯한 관리자들의 마인드에 큰 감동을 받았다” “한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훌륭하고 대단한 학교다” “시스템뿐 아니라 교육의 본질까지 이해하며 좋은 시너지를 내고 있어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학교문화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는 후기도 찾아볼 수 있었다. 삼육학교의 우수성을 드러내고, 교사들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 건 물론이다.

미래학자 Swanson 박사는 ‘UN미래보고서 2040’에서 “폐쇄적 교실 공간에서 이뤄지는 지금과 같은 공교육 시스템은 2030년이 되면 모두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런데 그보다 10년 더 이른 2020년 4월, 대한민국의 모든 학교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사태로 온라인 전면 교육을 실시했다. 사상 초유의 사태로 혼란을 겪을 때, 한국삼육고 교사들은 협력과 나눔으로 자칫 교육공백 위기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을 슬기롭고 능동적으로 대처했다. 서로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여전하지만, 한국삼육고등학교는 이미 미래 교육이 나아갈 길을 걷고 있다. 교원학습공동체와 함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