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바래기가 연극으로 전하는 ‘교회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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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동아리 하늘바래기는 창작작품 ‘온기’를 통해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를 전한다.
어느 작은 마을의 아담한 미용실. 개업한 지 20년이나 된 이곳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드는 손님들의 발걸음으로 하루라도 조용할 틈이 없다. 온 동네 사랑방 같은 곳이자 각기 다른 사연으로 얼어붙은 주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덥혀주는 정감어린 곳이기도 하다.

남자친구와 헤어질 때마다 헤어스타일을 바꿔 달라며 찾아오는 왈가닥 아가씨부터, 자기 집인 마냥 온종일 죽치고 앉아 수다 삼매경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이웃들. 그리고 얼마 전, 이 건물 옥탑방에 새로 이사 온 사회 초년생까지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자못 성가시고 귀찮을 법도 하건만, 주인아주머니는 싫은 내색 한번 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많은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한다. 그 자체로 따뜻한 위로가 된다. 사람 냄새 가득한 이곳을 그래서 이웃들은 좋아한다. 미용실에 가면 ‘온기’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1일과 24일, 26일 삼육대 다목적관에서 관객과 만난 삼육대 연극동아리 ‘하늘바래기’의 창작작품 <온기>의 줄거리다. ‘우두커니 서서 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하늘바래기는 문화사역에 관심 있는 삼육대 신학과 학생들이 지난 2020년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극단이다.
  
신학적 관점으로 세상을 해석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담은 작품을 만들어 선교를 조력한다. 지금까지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봉사했고, 현재도 19명의 신학생이 자신의 달란트로 사역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창단 이후 <함께여서 고마워> <행복, 꽃이 피기 위해선> 등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지난 1학기에는 <함께여서 고마워>를 각색해 새 버전으로 공연했다.


하늘바래기가 연극으로 전하는 ‘교회의 온기’

이번에 선보인 <온기>는 4번째 작품. 세상은 비록 차갑게 식어가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따뜻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기획했다. 등장인물은 모두 미용실이라는 공간과 서로의 존재를 통해 위로를 얻는다. 그러면서 우리가 만들어가고 전해야 할 교회의 모습이란 위로가 담긴 곳이어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한다. 어쩌면 MZ 세대라 일컫는 이 시대의 20대가 교회(기독교)를 향해 던지는 바람이자 기대이기도 하다.

하늘바래기는 작품을 통해 ‘내 삶에 가장 따뜻했던 순간은 언제였던가?’라고 묻는다. ‘우리는 서로에게 어떤 사람이 되어주고 있는가?’라고 되새기게 한다. ‘나는 하나님께 내 모든 것을 온전히 맡기고 있는가?’ ‘교회는 사회와 이웃에게 위로를 주고 있는가?’ 혹은 ‘안식처가 되어 주고 있는가?’ 곰곰이 고민하게 한다. 그것은 자문이기도 하고, 현실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회개이기도 하다.

무대연출을 맡은 용하연 양은 “우리 주위에는 여전히 주인공 ‘유혜영’처럼 계속 교회에 머무르며 누군가를 돕는 이가 있고, 많은 시간과 정성을 들여 사역하는 ‘방혜란’과 ‘은철호’ 같은 성도들이 있다.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다니며 많은 위로를 받는 ‘도라희’나 사회 초년생 ‘최고야’처럼 설렘과 낯섦으로 조심스럽게 교회에 발을 내딛는 초신자도 있다”면서 “각 인물이 형상화하고 표현하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이 다녀가는 곳이 교회다. 이 극을 통해 우리에게 온기가 다시 전해지고,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늘바래기는 앞으로도 매년 정기공연을 열어 하나님의 사랑을 전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교내에서만 공연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봉사대 등 활동 범위를 좀 더 넓혀갈 생각. 방학 중에는 지역교회나 기관 초청공연도 일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용하연(☎ 010-7710-0793) 양이나 박세연(☎ 010-9286-2630) 양에게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온기> 다시보기 ☞ https://youtu.be/LVsO5uLK5J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