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은 누구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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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은 누구였는가?

“당시에 땅에 네피림이 있었고 그 후에도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을 취하여 자식을 낳았으니 그들이 용사라 고대에 유명한 사람이었더라”(창 6:4).

창세기 6:4은 일차적으로 본문에 언급된 다양한 사람들의 신원과 관련하여 여러 가지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네피림은 누구인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은 누가인가? “용사” 혹은 “유명한 사람”은 누구인가? 이 다양한 사람들은 서로 무슨 관계가 있는가?
본문을 포함하는 문단인 창세기 6:1-8은 아담의 족보(창 5:1-32) 바로 다음에 나오며, 노아의 족보(6:9, 10)와 홍수의 이야기(6:13-8:22)가 그것에 뒤이어 나온다. 이 문단은 하나님께서 홍수로 땅을 심판하신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부도덕한 일도 창궐하게 되었다. “여호와께서 사람의 죄악이 세상에 관영함과 그 마음의 생각의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임을 보”셨다(6:5). 사람의 딸들과 하나님의 아들들의 결혼이 어떤 면에서 이런 도덕적 타락을 부채질한 것처럼 보인다.

“네피림”의 정체

히브리어 네필림(Nepilim)이라는 단어의 기원과 의미는 확실하지 않다. 이 단어가 “비범하다”라는 뜻의 히브리어 팔라(pala’)와 연관된다면 네필림은 단순히 “비범한 사람”을 가리킨다. 만일 이 용어가 “떨어지다”를 뜻하는 히브리어 나팔(napal)에서 파생했다면 그것은 도덕적으로 “떨어진”(타락한) 사람들 혹은 다른 사람들 위에 “떨어진” 사람 곧 침입자나 폭력적인 적(敵)을 의미할 것이다. 성경에서 네피림을 언급하는 또 하나의 구절이 있다. 홍수가 나고 오랜 후, 모세가 가나안에 정탐꾼으로 보냈던 열 명이 보고했다. “거기서 또 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 대장부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의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 13:33). 이 구절은 그들이 거구이고(혹은 거구라고 느껴졌고), 따라서 싸워서 이길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고 말한다. 왜 민수기 13장에서 정탐꾼들이 네피림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정탐꾼들이 단순히 과거 시대의 그런 인물에 호소하여 자신들의 주장에 설득력을 더하려 했을 것이다(정탐꾼들은 모두 노아의 아들들의 자손이다).
╂擔봇纜だ“거인”(giant, 개역한글판의 “대장부”)이라는 번역은 70인역과 기타 고대 역본들을 따랐는데, 그런 역본들은 정탐꾼들이 한 보고 내용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많은 주석자들이 창세기 6:4의 네피림과 4절의 끝에 있는 “용사” 혹은 “유명한 사람”을 동일하게 보지만 본문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네피림은 하나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간의 혼인을 통해 나온 자손이 아니다. 본문에 의하면 그들은 당시 곧 홍수 이전 시대에 살고 있었고,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과 성적인 관계를 통해 용사 혹은 유명한 사람이 나오게 되었다. 네피림은 거구이고 힘이 센 사람, 아마도 홍수 전에 살았던 폭력적인 사람이었을 것이라는 점이 우리가 그들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이다.

“하나님의 아들들”의 정체

천사들로 보는 견해: 고대 유대인의 전통을 따라, 어떤 해석자들은 욥기 1:6, 2:1; 38:7 등에 나와 있는 “하나님의 아들들”에 대한 언급에 기초하여, 이들이 초자연적인 존재 곧 타락한 천사들일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이러한 해석자들에게, “사람의 딸들”은 이 초자연적 존재들과 성적 관계를 맺어 자손을 낳은 여인들을 말한다. 이들의 자손은 대단한 힘을 가진 반(半) 초자연적 존재였다고 주장된다. 그러나 이런 이론은 천사들은 결혼하지 않는다는 예수님의 말씀과 상충된다(마 22:30).
하나님의 아들들은 인간 존재도 가리킬 수 있다. 예컨대, 누가복음 3:38에서 아담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리며, 시편 82:6에서 인간 존재가 “지존자의 아들들”이라고 불린다. 게다가 창세기 6:2에 묘사된 부도덕한 관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불쾌하심이 유발되었다면, 천사들의 그런 죄 때문에 인간이 벌을 받는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인다. 홍수는 천사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기 때문이다.

폭군들로 보는 견해: 두 번째 이론은 “하나님의 아들들”이 여러 아내를 원하는 대로 취함으로써 일부다처를 행한 폭군들이라고 주장한다. 이런 견해는 왕을 “하나님의 아들들”로 언급한 데서 지지받는다(삼하 7:14; 대상 28:6). 더욱이 법을 집행하는 사람도 때때로 하나님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엘로힘으로 지칭된다(예컨대 출 22:8을 보라). 그래서 이 해석에서, “사람의 딸들”은 그러한 폭군들의 후궁으로 취해진 왕족 태생이 아닌 여인들을 가리킨다. 이들의 자손들이 “용사”가 되었다고 본다.
그러나 왕들에 대한 언급이 이 문단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 이런 견해와 어긋난다. 더욱이 구약에서 때때로 왕 개인이 “하나님의 아들”로 지칭되기는 하지만(시 2:7), 성경이나 고대 근동 지방에서 일단의 왕들에게 이런 칭호를 붙인 증거는 없다.

셋의 후예로 보는 견해: 본문에 대한 마지막 해석은 “하나님의 아들들”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의로운 셋의 자손이었고 “사람의 딸들”은 부패하고 불경스런 가인의 후예였다고 주장한다. 의인을 “하나님의 아들들”로 지칭하는 관습(간접적으로나 직접적으로)은 성경의 다른 곳에도 나타난다(예컨대, 신 14:1; 사 43:6; 말 2:10 등). 이 견해에 따르면, 셋의 자손들은 그들의 영적인 원칙들을 버리고, 가인의 후손들과 통혼하여(아마도 일부다처) 자손을 낳고 그들이 “유명한 자”가 된 것이다.
이 마지막 견해는 천사와의 결혼은 지지하지 않는 대신, 구약 전체의 문맥과 일맥상통하게 “하나님의 아들들”의 정체를 해석하고 있다.

“‘하나님의 아들들이 사람의 딸들의 아름다움을 보’(창 6:2)았다. 셋의 자손들이 가인의 후손의 딸들의 아름다움에 끌려 그들과 통혼함으로 여호와를 불쾌하게 하였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그들 앞에 끊임없이 이르러오는 유혹으로 말미암아 현혹되어 죄에 빠졌다. 그리하여 그들은 특별하고 거룩한 품성을 잃어버렸다.”(부조와 선지자, 81)


Donn W. Leather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