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출신의 그는 2013년 3월 13일 베네딕토 16세에 이어 제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세계 유수 언론은 “10년의 시간 동안 교황의 가르침은 교회 안팎으로 큰 울림이 되었다”면서 “이념과 종교, 국가를 초월해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평화와 화합, 공존의 씨앗을 뿌렸다”고 평가했다. 특히 “86세의 고령인 그에게 해외여행은 체력적으로 만만치 않은 부담이지만, 갈등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찾아갔다”고 소개했다.
가톨릭 전문매체 <알레테이아>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첫해 브라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40차례 해외 사도 방문에 나서 총 60개국을 방문했다. 이는 1978년부터 2005년까지 27년간 104번, 연평균 3.94회 해외 사도 방문을 한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과 비슷한 수준이다. 언론은 “주로 선진국을 방문했던 전임자와 달리, 가난하고 소외된 국가를 중심으로 해외 사목 활동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가톨릭의 종교적.정치적 영향력이 강화되고 있다.
그의 발걸음은 단순한 종교지도자로서의 상징성을 뛰어넘는다. 교황은 2014년 3월 요르단과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을 순방했다. 그해 8월에는 우리나라를 찾아 위안부 할머니를 위로하는 등 사회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이어 무슬림 국가인 알바니아와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세계는 이를 두고 “평화와 상호 존중의 길을 몸소 보여줬다”고 찬사를 보냈다.
2015년에는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와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을 연이어 찾았다.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가 공산국가인 쿠바에도 들렀다. 2017년에는 로힝야족 추방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불거진 미얀마에서 불교 고승 승단 마하나야까와 만나 종교 간 교류를 갖기도 했다. 2019년에도 무슬림 국가인 모로코를 방문했다.
2021년은 전 세계가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에 주목했다. 2000년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이라크 땅을 밟았기 때문. 오랜 기간 전쟁을 겪은 중동을 위로하고, 이라크 내에 있는 기독교인을 포용해 달라는 요청의 그의 첫 번째 메시지였다. 이라크 외에도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남수단, 미얀마, 북마케도니아 등은 이전의 역대 교황 누구도 방문한 적이 없는 국가들이었다. 오랜 기간 유혈 분쟁을 겪고 있는 남수단에서는 “서로를 수용하고 진심으로 사랑하자”고 화해를 강조해 시선을 끌었다.
이런 행보에 세계는 ‘평화 순례’ ‘평화의 중재자’라며 주목했다. 실제로 그는 최근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러시아를 방문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으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도 북한을 방문하겠다고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한 바 있다. 그는 발발 1년을 넘기며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나를 아프게 만든다”며 구체적인 평화 구상과 대화를 통해서만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