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최근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와 사회통합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6월 18일부터 8월 30일가지 전국 19~75세 남녀 3천94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는지,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가족 외에 도움을 청할 사람이 존재하는지, 큰돈을 갑자기 빌릴 일이 생길 때를 물어 사회 구성원 간 관계 수준을 살폈다.
조사결과 ‘아플 때 도움 받을 사람이 있다’는 항목에 동의한 비율은 67.98%였다. 이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7년의 83.64%에 비해 15.66% 하락한 수치다.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응답도 85.44%로 2017년의 91.54%보다 6.1% 줄었다. 소득이 적고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할수록 동의율이 낮았다.
상용직보다 임시 일용직의 동의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할수록 사회적 고립을 겪는 셈이다. 실제로 자신을 계층으로 구분할 때 ‘하층’이라고 여기는 사람 중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72%였다. 반면 ‘중산층·상층’ 계층의 응답자는 92.44%여서 무려 20% 이상 차이가 났다. ‘아플 때 도움을 받을 사람이 있다’는 응답 역시 큰 격차가 났다. 임시 일용직은 55.18%에 머물렀지만, 상용직은 72.78%였다.
응답자의 67.5%는 ‘친한 친구나 친한 사람과의 교류가 줄었다’고 답했고, 61.7%는 ‘가족 및 친척들과의 교류가 줄었다’고 응답했다. 41.6%는 ‘코로나19 이후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다’고 했다. ‘코로나19 이전보다 우울감이 늘었다’고 한 응답자는 20.62%였다. ‘사회적으로 얼마나 지지받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를 점수로 매겼더니 10점 만점에 평균 5.71점이 나왔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일수록 일상으로의 회복도 더뎠다.
이처럼 사회적 고립이 심화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격리로 인해 주변과의 교류가 끊기며 인간관계가 단절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코로나19 터널이 우리 사회를 더욱 깊은 ‘고립 사회’로 밀어 넣고 있다. 사회적 관계망의 단절은 ‘더불어 사는 삶’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