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D-5] 대전환의 시대, 총회의 방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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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사태로 촉발된 대전환의 시대, 원로들은 총회를 영적 각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총회 특집, 원로에게 듣는다②  
“현재를 결정하는 건 과거가 아니다. 미래의 변화다. 어장이 마르기 전에 물고기를 길러야 한다”

타이완에 소재한 세계 최대 자전거회사 ‘자이언트’의 창업주 류진바오 전 회장이 한 말이다.

‘자전거 타는 CEO’로 유명한 그는 사회적 격변기에는 과거의 관습이나 경험에 얽매이지 말고, 앞으로 어떤 상황이 자신을 필요로 할 것인가 예측해 현재의 행동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비단 기업이나 개인의 경쟁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교회와 조직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주도하기 위해선 향후 어떤 변화가 일어날 것인지 예의주시하며, 빠른 상황판단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구적 태도와 타성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하는 건 물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침례자와 전도회 등 각종 선교지표가 하락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전도활동이 제한되고, 집회와 봉사가 중단됐다.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되리란 전망에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런 면에서 시대적 전환기에 맞는 이번 총회는 ‘회복과 갱신의 총회’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새로운 선교환경에 맞는 효율적 사역을 펼치기 위한 채비를 갖추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닥친 침체가 오히려 고착될 위험성이 크다.

은퇴목사들의 모임인 성우회 회장 서광수 목사는 코페르니쿠스적 전환(Kopernikanische Wendung)과 스푸트니크 전환(Sputnik Wendung)에 빗대 최근의 상황을 ‘코로나 전환’(COVID-19 Wendung)이라고 풀었다. 한마디로 ‘대격변의 시대’라는 것이다.  

그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나 구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을 발사해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던 사건만큼 코로나 팬데믹은 지구촌에 일대 충격을 몰고 왔다. 코로나 사태는 앞으로 더 큰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그것이 무엇인지 현재로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국제,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전방위적으로 큰 변혁이 일어날 것은 틀림없다. 재림교회도 그 거대한 물줄기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짚었다.

서 목사는 “어떤 문제의 변곡점이 발생할 때,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는 존재의 생존 여부에 대단히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한국 재림교회가 어떤 방향성을 갖고 ‘코로나 격변기’ 이후의 시대를 준비할 것인가는 그래서 절박하다. 이번 총회가 현재 우리에게 닥친 위기뿐 아니라, 미래의 대응방안까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침체는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김종문 목사는 “코로나 같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을 허락하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하나님께서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구원의 복음과 마지막 기별 전파를 위탁하셨다. 작금의 상황에 대한 세상과 교회를 향한 그분의 섭리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우리는 그런 확신에서 열렬히 기도하며, 그 뜻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대응 방안도 지혜롭게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업에 손해 보실 상황을 허락하실 리 없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이번 총회를 통해 한국 재림교회가 처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냉철히 되짚어보고, 코로나로 바뀐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하나님의 뜻과 지도하심을 구하는 영적 각성의 계기가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병훈 목사는 “회복과 갱신이 일어나기 위해선 형식적 논의에 그쳐선 안 된다”면서 탁상공론을 경계했다. 그는 “교회의 상황과 현실적 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코로나 사태가 당분간 계속된다는 전제에서 진지한 협의를 이뤄야 한다. 만약, 시간관계상 총회에서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새 회기의 임원진은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을 갖고 총회를 대신해 이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 목사는 “총회보다 더 중요한 건 개인의 회개”라며 교단적 회개운동을 제안했다. 그는 “회개 없이는 하나님의 임재도 임할 수 없다. 이번 총회는 성령께서 지도하시는 세밀한 음성을 들을 수 있는 성회가 되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심령이 뜨거워질 수 있는 회개와 통회가 있어야 한다. 특출한 방법보다 성령께서 사용할 수 있는 ‘쓸모 있는 그릇’이 되기 위한 겸비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장호 목사도 같은 의견이었다. 신 목사는 ‘네 하나님 만나기를 예비하라’는 아모스 4장12절 말씀을 언급하며 “우리는 그리스도의 신속한 재림을 믿는 백성이다. 죄에 대한 자복과 겸비, 회개 그리고 열렬한 기도의 총회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언택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선교전략과 시스템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신장호 목사는 “기존의 선교전략에서 한층 업그레이드된 다각적인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면서 “다변화하는 사회에서 하나님의 절대적 사랑을 실천하고, 빛과 소금이 되는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 대표들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새로운 선교의 장을 열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가는 다음 세대와 불신자들의 불안한 마음을 채워줘야 한다. 시공을 초월한 IT 선교전략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는 총회가 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염시열 목사는 “교회가 선교사업을 포기하거나 게을리 할 순 없다. 그러나 사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은 크게 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생활에 있어 비대면이 일상화됐다. 이런 상황에 선교도 어쩔 수 없이 적응해 나갈 수밖에 없다. 비대면을 통한 전도는 온라인선교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단적으로나 교회적으로 인력과 자금을 집중해 관련 방안을 연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염 목사는 이와 관련 “코로나 사태로 건강에 대한 일반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며 “우리의 ‘주특기’인 건강전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구체화했다.

강명길 목사는 “언택트 시대에 기존의 방식을 고집하거나 답습한다면 선교가 활성화하지 못할 것이다.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며 개인의견을 전제로 “이젠 선교전략뿐 아니라, 행정조직의 시스템과 구조를 개편해야 할 시점이다. 이번 총회가 그러한 방향성을 정립하고 연구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현장 집회가 가로막히고, 온라인 예배로 전환되니 당장 헌금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으며 “이러한 시대적 흐름은 곧 교회의 시스템에도 변화가 뒤따라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번 총회에서 교단의 인력과 재정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행정조직 개편을 염두에 둔 논의가 제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그러기 위해선 지도자의 마인드가 바뀌고, 대표들의 의식이 성숙해야 한다. 이제는 그럴만한 단계가 됐다고 생각한다. 총회의 일정이 빠듯하지만, 경영위원회에서라도 우리가 현실적으로 도입하고 시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안을 연구해서 심층적으로 토의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