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D-4] 교회는 지금 어떤 리더십을 요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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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들은 영적 갈망이 사라진 시대, 교회는 지금 영성 회복의 지도력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35회 총회 장면.
■ 총회 특집, 원로에게 듣는다③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사회 전반의 인식과 질서를 바꿔놓는데 그치지 않고, 종교지형의 변화까지 가속화시켰다. 특히 기독교의 타격이 크다. 신천지 사태가 불씨를 지폈고, 몇몇 교회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며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여기에 종교 본연의 활동을 넘어 편향적 정치집단화 양상을 보인 일부 개신교 인사들의 엇나간 행보로 인해 교계 전체가 싸잡아 비난받았다.  

일부에서는 기독교에 대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경계와 반감의 수위를 넘어 혐오의 대상이 됐다고 평가한다. 이런 현상은 젊은 층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많은 사회학자는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더라도 이들 세대에서의 반기독교 정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본다.

이와 더불어 ‘각자도생’으로 함축되는 개인주의의 팽배와 관계의 단절은 선교에 또 다른 도전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전이라면 당연했을 타인과의 관계 형성이 가로막히거나, 관계로부터 분리되는 일이 잦아졌다. 이로 인해 정서적 우울감을 호소하는 일도 많지만, (자신이 불필요하다고 여기는)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거나 거리를 두는 일에 심리적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도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계속된 코로나 국면으로 인해 기성 신자들의 교회출석에 대한 인식도 약화됐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기독교의 위기론이 고개를 드는 까닭이다. 재림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불과 1년 만에 급락한 각종 선교지표와 수치는 “위기의 때”라는 진단을 낳고 있다. 자칫 이런 모습이 고착된다면 ‘만성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결코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한편에선 ‘위기는 기회’라는 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이참에 선교적 ‘뉴 노멀’(New normal)을 정립하고, 교회를 새롭게 일신한다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는 사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재림교회가 가진 선교적 패러다임이 앞으로도 유효할 것인지 면밀히 되짚고, 새 시대에 걸맞는 혁신적 방안을 갖춰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맞는 36회 총회는 그래서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 신임 회기가 이 같은 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떠한 방향과 속도로 사업을 이끌어 가느냐에 따라 현재의 사태는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기 때문이다. 그만큼 지도자의 역할과 리더십이 중요해졌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겐 과연 어떤 영적 리더십이 필요할까. 과연 교회는 지금 어떤 리더십을 요구할까.

성우회장 서광수 목사는 “결국 지도자도 급변하는 시대적 맥락에서 영적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전환적 사고를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무엘상 16장 말씀을 떠올리며 다윗을 언급했다. 서 목사는 “사무엘 선지자가 다윗에게 기름을 부었을 때, 그는 한낱 이름 없는 목동에 지나지 않았다. 심지어 이새가 엘리압, 아비나답, 삼마 등 일곱 명의 아들들을 성결케 하고, 선지자 앞에 선보일 때 다윗은 양을 지키느라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여호와께 크게 감동된 자는 다윗이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지금 우리에겐 이 당시 다윗처럼 ‘숨은 인재’가 필요하다”면서 “사람의 눈엔 신통치 않고, 뭔가 부족해 보여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가 분명 있을 것이다. 사울의 갑옷이 아닌, 보잘 것 없는 물매와 조약돌로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렸듯 말씀과 영성으로 코로나 사태라는 이 무시무시하고 거대한 파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지도자가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소년 다윗이 광야에서 곰과 사자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 훈련했듯, 이 시대의 영적 목자로 준비된 자가 있을 것이다. 우린 그런 인물을 찾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 사람은 용모와 신장을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보신다. 그런 사람이 누구인지 하나님은 아실 것”이라고 권면했다.

이어 “코로나 전환(COVID-19 Wendung)의 격변의 때를 맞아 교회도 대전환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지금 그런 의식 있는 지도력이 요구된다. 문제와 도전에 맞서 싸울 줄 아는 다윗에 버금가는 혁신적 인재를 지도자로 세워야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그런 인물과 리더십을 허락하시길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염시열 목사도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지금과 같은 예측불허의 변화의 시기엔 미래지향적이고 진취적인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사회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구태의연한 사고와 방법만 추구한다면 교회는 전진이 아니라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종문 목사는 “성경 말씀과 예언의 신의 지도를 겸손히 그리고 철저히 따르는 재림신앙을 소유한 지도자여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를 사랑하고 선교적 사명에 투철한 지도자, 그리고 교회가 합의한 규정들을 철저히 따르는 원칙주의를 갖춘 지도력이 요구된다. 그러면서도 팀 리더십을 갖고, 경청하는 지도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임병훈 목사는 “우리에게 과연 영적 갈망이 있는가”라고 되물으며 “인선이나 교회 성장보다 더 중요한 건 공동체의 영적 회복이다. 선거는 그 일에 적합한 자를 하나님께 구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 목사는 “지금 교회는 영성과 겸손을 갖춘 말씀과 기도의 사람을 기다린다. 그래야 성도들이 그 리더십을 따라 개인의 신앙을 돌보고 고취할 수 있다.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신뢰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성령의 인도를 따라 이 막중한 사업을 투철하고 확실하게 운영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신장호 목사 역시 지도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덕목으로 ‘영적 리더십’을 제시했다. 신 목사는 “요즘처럼 기독교 지도자의 권위가 추락한 때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는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재림교회의 지도자는 회개로 위기를 타개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례 요한과 같은 영적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 성령에 감동되고, 사명에 충실한 자, 죄를 죄라고 용기 있게 지적하는 자, 주님 오심을 준비하는 자가 돼야 한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첫째로 모시며 살아야 한다. 시대를 구분할 줄 알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목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교회 중심의 신앙을 넘어 삶의 현장에서 이웃을 위한 그리스도의 복음,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훈련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나아가 조직 구조, 재정, 인사 및 혁신적 운영 등 다양한 형태의 개혁을 할 수 있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연합회에 집중된 각 기관 운영위원을 분담해서 전문화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명길 목사는 ‘희생과 헌신의 리더십’을 필요조건으로 꼽았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어떤 시대정신이 필요한가”라고 반문하며 “시대정신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결국 올바른 리더십이 함께 가동돼야 한다. 지도자가 먼저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도자의 ‘낮은 자세’가 백성들에게 감동을 준다. 그런 모본 없이 말로만 떠든다면 울리는 꽹과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초심의 회복’을 강조했다. 강 목사는 “목회에 처음 부름을 받았을 때, 혹은 예수 그리스도를 진정한 개인의 구주로 만났을 때의 감격을 잊고 사는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우리의 순수했던 옛 신앙을 되살려야 한다. 그러면 희생과 헌신이 어렵지 않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자신을 겸허히 돌아보며, 초심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강 목사는 신장호 목사와 함께 행정 구조 및 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시스템의 변화를 통해 교회가 앞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모색하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