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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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숙 소장은 부모의 ‘해결사 본능’이 사춘기 자녀의 말을 경청하는데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부모는 자녀와 대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괜히 말해서 혼났다!’ ‘엄마한테 또 잔소리 들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녀의 마음속 이야기에 귀기울이지 않는 일방적 대화는 상대를 불편하게 합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이 주는 관심과 사랑은 사랑이 아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대화가 반복되면 자녀는 점점 부모로부터 멀어지게 됩니다.
경청으로 존중받은 자녀는 부모와 대화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껴 가까이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부모는 자녀의 상황을 충분히 고려하고 이해하며 속마음을 헤아리겠다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제대로 된 소통의 첫 단계입니다. 흥분되고 화나는 순간에 직면해 있다면, 부모가 느끼는 복잡한 감정과 정서를 가다듬은 후 대화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 아이를 배려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속이 상하고 심신이 지쳐있을지 모를 아이의 감정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위로하거나 격려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자신의 상태를 먼저 되돌아볼 수 있도록 유도하면 서로가 하고 싶은 이야기도 차분하게 나눌 수 있고, 부모가 자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정리해 전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 아이는 자신이 존중받고 있는 생각과 함께 가정에서의 안전감과 소속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앞으로 더 나은 삶의 방향과 발전을 위한 계획을 주도적으로 세우는 자립심을 배우게 됩니다. 
자녀와의 대화는 아이가 대인관계를 배워가는 기초입니다. 어려서부터 부모와 적절한 의사소통을 나눈 아이는 높은 자존감을 갖출 수 있고,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안정적인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연재 –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27)

 
반대로 대화가 단절된 부모와 자녀 사이는 서로의 불신과 갈등을 초래할 위험성이 큽니다. 실제로 이런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은 우울증이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녀의 말을 듣겠다는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부모라 하더라도 아이의 말을 끝까지 듣지 않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오히려 자녀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부모가 섣불리 앞서서 해결하려고 안달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해결사 본능’은 자녀의 말을 경청하는데 방해만 될 뿐입니다. 따라서 자녀와의 대화를 위해서는 부모의 감정 컨트롤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흠결마저 보듬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지혜로운 대화로 이끌어가는 다리가 될 것입니다. 솔직히 아이와 대화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아이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철부지 같은 생각에 절로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하고, 이것저것 가르치고 지적해야 할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부모가 개입하려는 순간, 아이는 ‘역시 아빠(엄마)와는 말이 안 통해’ 하며 대화에 흥미를 잃게 될 것입니다. 자녀와의 대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올바른 판단이나 지적이 아닌, 대화를 계속 이어 나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