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재] 이준숙 코치의 ‘행복한 사춘기’(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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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숙 소장은 자녀와 즐겁게 대화하고 싶다면 부모의 ‘훈계본능’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 장면1 

“엄마! 사촌동생하고 PC방에 가면 안 돼요?”

“안돼. 그냥 집에서 놀아”

“왜요~ 오랜만에 만나서 같이 게임하고 싶은데” 

“어허! 지금 어른이 말씀하는데, 말대꾸하는 거야? 냉큼 방에 들어가지 못해!” 

# 장면2

“넌 대체 언제까지 컴퓨터 붙잡고 있을 거니?”

“조금만 더 하고요. 지금 ‘팀전’이라 제 마음대로 못 나가요”

“이 긴 연휴에 책 좀 보면 안 되겠니? 옆집 성철이는 어제도 늦게까지 공부했다더라. 대체 커서 뭐가 되려고 저러는지!”

지난 추석 때 있었던 어느 가정의 대화 장면입니다. 부모의 강압적이고 지시적인 ‘명령’에 사촌동생과 놀고 싶었던 중학교 1학년 아이는 주눅 들어 어깨가 축 처진 채로 방에 들어갔고, 졸지에 옆집 친구와 비교 상대가 된 고등학교 1학년 아이는 자신이 열등한 존재가 됐다는 생각에 화가 나 문을 쾅 닫아버렸습니다. 그 순간 ‘대화의 문’도 굳게 닫혀버렸습니다.

사춘기 아이들과 집단상담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부모님과의 대화가 설레고 기다려질까?”라는 질문을 하고는 합니다. 그럴 때면 아이들은 말없이 코웃음을 치며 키득대거나 그런 경험은 전혀 해 본 적도 없고 꿈꿀 수도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고개를 숙이며 외면하는 아이도 있고 드물게는 화를 내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반응 때문에 적잖게 민망함을 느낀 적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걸까요? 아마도 부모의 ‘훈계 본능’과 서로에 대한 ‘기대치 위반 효과’로 인한 불쾌한 대화 경험 때문은 아닐까요? 

자녀와 잘 소통하는 대화를 원한다면 부모는 자녀의 언행이 못마땅하고 불만족스러워 화가 치밀어 오를수록 ‘훈계 본능’을 참고 천천히 부드럽게 말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독기 찬 잔소리가 아이들을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또 자녀를 대할 때 눈에 보이는 행동을 고쳐주려는 데 목표를 두기보다는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기대치’를 낮추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러면 불편한 심기가 누그러지고, 작은 것에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문제점보다는 잘한 점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고, 친밀감이 쌓여 자칫 자녀의 언행이 못마땅하더라도 진심으로 대할 수 있게 됩니다. 

하버드대학교 신경심리학자는 그의 연구를 통해 정서지능(EQ)이 높은 아이의 부모가 절대로 하지 않는 말 습관 3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너는 왜 아무것도 하지 않니?” “너는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야?” 그리고 “너는 내게 너무 무례해”. 

이런 말은 자녀의 자존감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의 관계도 어긋나게 만듭니다. 정서지능이 높은 부모가 자녀에게 절대로 하지 않는 말 습관 3가지, 사춘기 자녀를 향한 부모의 말 습관을 부모 스스로 점검하고 말할 때 부모의 입술에 머문 말이 자녀에게 활력을 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