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언 31장은 주정음료를 허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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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총회 성경연구소의 성경 난해 문제 해석
Interpreting Scripture: Bible Questions and Answers

[대총회 산하에 봉직하고 있는 선발된 학자 49명이 내놓은 성경 난제 94개에 대한 균형 잡힌 해석들]

잠언 31장은 주정음료를 허용하는가?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 그는 마시고 빈궁한 것을 잊어버리겠고 다시 그 고통을 기억치 아니하리라”(잠 31:6, 7).

잠언 31:6, 7은 “독주”(히브리아 셰카르)와 포도주(히브리어 야인)의 사용을 묵인일 할 뿐만 아니라 사실상 권장까지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구약의 독자들을 당혹스럽게 해 왔다. 이 본문을 대충 읽으면 어떤 상황에는 술로써 근심을 푸는 것이 허용될 수 있다는 인상을 준다.

어머니의 권고: 대부분의 학자들은 잠언 31장을 두 부분으로 나눈다. 잠언 31:1-9은 르무엘 왕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주는 지혜로운 권면이고 잠언 31:10-31은 현숙한 여인을 찬양하는 시로, 각 절이 서로 다른 히브리어 글자로 시작하는 답관체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이 장뿐 아니라 잠언 전체의 주요 목적은 대부분 교훈적인 형태로 제시된 실제 삶의 현명한 선택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31:3에서 왕에게 주는 첫 번째 금지 사항은 그의 정력을 여자에게 쓰지 말라는 것인데, 특히 처와 후궁들의 규방을 만들어 유지하는 관행에 비추어 고대 이스라엘 왕들이 이 본문을 읽으면 이런 관념을 쉽사리 이해할 것이다. 어쨌든, 왕을 둔 목적은 왕 자신을 섬기는 데(대규모의 왕궁 규방을 유지하는 것) 있지 않고 백성들을 섬기는 데 있었다.

포도주와 독주를 금함: 포도주나 독주는 왕이나 통치자들에게 권할 만한 것이 못된다. 왜냐하면 이런 주정음료들은 율법에 대한 기억을 흐리게 하여, 공의를 세우고 행사하는 능력을 약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잠 31:5). 공의를 굽게 함은 구약의 주요 주제 가운데 하나이다. 선지자들은 공의를 굽게 하거나 없애는 것을 강하게 규탄한다(사 1:17, 23; 5:7; 암 5:7, 12 등). 특히 이런 일이 왕과 관련될 때는 더욱 지탄을 받는데, 왕은 공의를 집행하는 자이기 때문이다(삼하 8:15). 그러므로 왕은 공의를 굽게 하는 온갖 것을 전염병처럼 피해야 했지만, 잠언 31:5에 암시된 대로 특히 그런 행동이 가난한 자에게 피해를 줄 때는 더욱 피해야 했다. 이렇게 공의를 집행하는 권좌에 있는 자들에게 잠언 31장 첫 부분의 초점이 맞춰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외: 31:6에서 논조가 포도주나 독주를 강하게 금하는 것(31:3, 4)에서 퍽 상반되는 제안으로 돌연 바뀐다.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줄지어다.”(31:6). 여기서 대조가 상당히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A. 포도주(야인)를 마시는 것이 왕에게 마땅치 않음(31:4a)
   B. 독주(셰카르)를 찾는 것이 주권자에게 마땅치 않음(31:4a)
      X. 그것이 간곤한 백성에게 공의를 굽게 할 수 있음(31:5)
   B’ 독주(셰카르)를 죽게 된 자에게 주라(31:6a)
A’ 포도주(야인)를 근심하는 자에게 주라(31:6b)

이런 종류의 문학적 기법은 히브리어 성경에서 전형적인 것으로, 카이애즘(Chiasm)이라 불리는데 기본적으로 중심축(X)에 중요한 사항을 두는 반전(反轉) 구조를 가리킨다.
지금 논의 중에 있는 본문은 “죽게 된 자”와 “마음에 근심이 있는 자”를 언급하고 있다. 이 두 표현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는 절망적인 마지막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다. “죽게 된”(히브리어 아바드)을 의미하는 이 히브리어의 특정 형태는 인간의 양심 및 이성을 완전히 잃은 나라(신 32:28), 외방 땅에서 파멸케 된 백성(사 27:13), 정로를 이탈하여 방황하다 잃어버림을 당한 동물(삼상 9:20) 등을 가리킨다. 이런 것들은 결국 죽음의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 사자는 항상은 아니지만 사람처럼 먹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욥 4:11; 참조 31:19). 이런 용례는 모두 비참한 상황을 그리고 있다.
유대인들은 이 본문이 처형당하고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고 해석하였다. “어떤 이가 처형당하러 끌려 나오면 그는 그의 감각을 둔하게 할 유향이 섞인 포도주 한 잔을 받는다. 왜냐하면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라고 기록되었기 때문이다.”

반어법적인 권면: “독주는 죽게 된 자에게, 포도주는 마음에 근심하는 자에게 줄지어다.” 모후가 왕인 그의 아들에게 포도주나 독주는 만지지도 말라고 권면한 사실(잠 31:3, 4)을 고려해 볼 때 이것은 얼마나 아이러니컬한 진술인가? 이 단언적인 금지에 비추어 볼 때 6절에서는 영감 받은 기자가 일반적인 고통, 긴장, 스트레스 등을 덜기 위해 주정음료를 마시라고 추천하는 것은 온당치 않아 보인다.
사무엘레 박키옥키(Samuele Bacchiocchi)는 이 명령법(“줄지어다”)을 조건적 명령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렇게 보면, 이런 의미가 될 수 있다. [네가 만일 어떤 사람에게 주정음료를 주려거든] ‘죽게 된 자에게’ 그 비참함을 덜어주기 위해 ‘독주를 줄지어다‘.” 이렇게 볼 수 있다면, 6절은 반어법적이며 풍자적인 진술로 이해해야 한다.
이 진술에 대한 반어법적인 이해를 지지하는 추가적인 논증은 잠언 전체의 더 넓은 문맥에서 찾을 수 있다. 잠언은 포도주나 독주의 사용을 어떻게 보는가? 잠언 20:1은 독주의 사용을 강하게 만류하는데, 독주가 그것에 빠진 사람들을 몰지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그것은 삶의 실제적인 문제들과 삶의 중요한 선택 사이에서 분별하는 힘을 잃게 하기 때문이다. 잠언 31:4이 이런 독주의 사용을 강하게 금한다는 것은 이미 언급했다. 잠언 4:17에서 포도주가 악인의 특성을 은유적으로 묘사하는 데 사용된다. 잠언 21:17은 포도주를 좋아하면 가난하게 된다고 권면하며, 잠언 23:20-31은 그것을 마시는 것뿐 아니라 그것에 빠진 자들과 교제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듭거듭 경고한다. 잠언의 여러 언급들에 나타난 것처럼, 포도주와 독주를 마시는 것에 관한 잠언 전체의 관점은 매우 부정적이다. 단 하나의 예외가 우리가 논의한 잠언 31:6, 7의 진술인데, 이것도 지혜로운 르무엘의 어머니가 고대 이스라엘의 왕이 지닌 주요 책임 가운데 하나, 다시 말해 왕이 공정하게 판단하고 힘없이 유린당하는 자들의 소리를 잘 듣도록 가르치기 위해 사용된 반!
어법적 표현으로 이해해야 안다. 이 구절의 앞뒤 문맥이나 책 전체의 넓은 문맥에 비춰볼 때, 이런 해석이 주정음료의 사용 및 오용에 관한 성경의 다른 충고에도 잘 조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Gerald A. Klingb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