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 펴낸 송광호 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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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의 방북 경험을 담은 신간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을 펴낸 송광호 전 기자.

<외국에서 본 남한 북한 –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이라는 독특한 제목의 책이 출간됐다. 이 책은 1992년부터 모스크바특파원으로 파견된 것은 물론 8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 송광호 기자(캐나다 토론토한인교회)의 북한 취재기이며 회고록이다. 

그는 ‘고난의 행군’ ‘꽃제비’ 등을 한국에 처음 알린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가 북한을 직접 방문해 취재하면서 만난 사람과 경험 그리고 남과 북에 관한 고민이 응축돼 있다. <재림신문>이 저자를 만나 그 생생한 이야기를 들었다.

▲ 회고록의 제목이 독특합니다. 특별히 이런 제목을 붙인 이유가 있을까요?

– 독특하게 보이지만 사실 저는 평범하게 생각했습니다. 통일처럼 중한 것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중요하다고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한 까닭일까요. 아니면 오랫동안 질질 끌었기 때문일까요. 이젠 오히려 관심에서 멀어져 사소한 것처럼 돼 버렸습니다. 하지만 또 다르게 생각하면 이젠 조금은 가볍게 여유를 갖고 할 수 있겠다는 마음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제목에 담으려다 보니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이라는 제목을 지었습니다.

▲ 이 책이 다른 책과 구별되는 특징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 통일에 관한 책은 내용이나 문체가 딱딱한 게 보통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통일이란 주제 자체가 주는 경직된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또 중요하다고 생각하다 보니 접근 자체가 신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 책을 ‘방북 취재기’라고 생각하고 생생한 경험담을 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8번이나 북한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만난 사람도 많고 경험도 다양합니다. 어떤 경우에 북한보다 한국에 들어올 때 입국심사가 더 까다롭습니다.

 

▲ 북한을 방문하시면서 북한이 무섭다든가 하는 생각은 하지 않으셨는지요?

– 무섭다기보다는 긴장을 많이 했습니다. 특히 처음 북한에 들어갈 때 긴장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북한에 들어가려면 굉장히 많은 부서를 방문해 서류를 구비해야 합니다.


인터뷰 – <느릿느릿 사소한 통일> 펴낸 송광호 전 기자

 

▲ 러시아 특파원으로 계시면서, 이민복 씨라는 탈북 노동자를 남한으로 오게 하려고 애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모스크바 특파원은 제가 처음이었습니다. 지방 5개 언론사가 힘을 모아 보낸 첫 특파원이었거든요. 그러다 보니 저는 전임자가 없었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래서 특파원으로 와 있는 다른 매체 기자들에게 자문을 얻었습니다. 그중에 <월스트리트 저널>에서 파견된 클라우디아 로제라는 기자와 가깝게 지내며 정기적으로 도움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로제 기자가 전화를 걸어 만나자고 했습니다. 오전 7시도 안 된 아주 이른 시간이었죠. 그 자리에서 로제 기자가 이민복 씨를 소개해 주는 겁니다. 그래서 곧바로 유엔난민기구를 찾아갔습니다. 아무런 약속도 없었죠. 유엔난민기구 측도 무척 놀랐습니다. 기자 두 명이 탈북민을 데리고 무작정 찾아왔으니 말이죠. 로제 기자는 그곳에 들어가지도 못했어요. 저는 어쨌든 이민복 씨를 통역해야 하니까 함께 들어갔습니다. 그렇게 그를 난민으로 등록시켰고 한국으로 오게 됐습니다.

그 일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북한에 반감을 가질 수도 있고, 싫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북한의 정권에 대한 것이지, 북한주민을 향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말입니다. 

▲ 방북하시면서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습니까?

– 어쩌면 사소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해 보니 평양 같은 경우에는 아파트를 두 채 갖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에도 부동산 투기라는 게 존재하는 것이죠. 그리고 고위층의 자녀이긴 하지만 서방 쪽으로 유학을 간 사람들도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학을 가더라도 25세가 되면 돌아와야 하는데, 어찌어찌해서 유학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북한이 더 심한 것 같았습니다. 사회주의는 다 공평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빗나간 생각이었습니다.

한 번은 방북 중에 아침 일찍 일어나 호텔 주변에서 산책을 했습니다. 벤치에 나이 지긋한 분이 앉아 계시기에 말을 걸었죠. 대화를 나누는 중에 “조선(북한)이 망할 것 같습니다”라고 하는 겁니다. 깜짝 놀라서 “왜 그렇게 생각하십니까”하고 물으니 그때 ‘꽃제비’에 관해 이야기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취재해서 제가 처음 꽃제비를 알리게 됐습니다. 꽃제비란 일정한 거주지 없이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가난한 이들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 이 책이 우리 재림교회 공동체에 어떠한 역할을 하시리라 예상하십니까?

– 이 책은 메시지를 전하기보다도 제가 보고, 듣고, 경험한 북한의 뼈저린 실상을 그대로 글로 옮긴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선 그 대상을 깊이 알아야 하지 않습니까. 마찬가지로 우리 성도들께서 이 책을 읽으신다면 우리가 복음을 전해야 하는 땅 끝의 주민들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시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