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눈물로 지은 성전, 한순간 잿더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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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새하늘교회는 18년 전, 성도들이 벽돌 하나하나를 손수 나르며 지극정성으로 건축한 성전이다.
축 처진 어깨로 교회 앞을 지나던 한 성도의 걸음이 무척이나 힘겨워 보였다. 먼저 와 기다리고 있던 동료 집사와 눈이 마주치자 그는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꺼이꺼이 서럽게 목놓아 울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말리거나 섣불리 진정시키려 하지 않았다. 모두 같은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2일 원주새하늘교회에서 만난 성도들은 저마다 황망하고 애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른 아침부터 현장을 찾은 성도들은 하룻밤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앞의 현실이 믿기지 않는 듯 글썽이는 눈망울로 새카맣게 타버린 건물의 잔해를 바라봤다.

모든 교회가 마찬가지겠지만, 이 교회는 그들에게 매우 소중하고 각별하다. 구석구석 어느 한 자리도 헌신과 정성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사람들은 이 교회를 ‘퇴근하고 지은 교회’라고 불렀다. 2003년 5월의 일이다. 당시 원주단구교회 직원회는 현재의 위치에 약 1800평의 대지를 구입하고, 성전 신축을 결의했다.

이후 성도들은 밤이나 낮이나 틈나는 대로 건축현장으로 달려와 일손을 거들었다. 벽돌 하나, 나사 하나까지 손수 조립하고 맞춰 끼웠다. 직접 용접을 하고, 못을 박았다. 당시 담임이었던 오경택 목사는 “퇴근 후 모여 꼬박 9시간씩 매일 새벽 3시까지 일하며 지은 교회”라고 덤덤하게 회상했다. 잠이 오면 졸음을 쫓으려 찬미가를 부르고, 성가 CD를 크게 틀었다. 오죽하면 인근 불당의 승려조차 “하도 찬송가를 틀어놔 외울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1년여 만에 건평 580평 규모의 아름드리 성전을 건축해 하나님께 드렸다. 새로운 지역에서, 새로운 선교적 비전을 세운다는 목표로 이름을 ‘원주새하늘교회’로 바꾼 것도 그즈음이다. 그렇게 눈물로 지은 예배당이 원인도 모른 채 속수무책으로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성도들은 “잔불 정리까지 6시간 동안 발을 동동 구르며 지켜봤다. 이제는 가슴이 아파서 교회 쪽은 쳐다도 못 보겠다. 교회가 불탄 게 아니라 우리 마음이 불탄 것 같다”고 눈물을 훔쳤다.


인터뷰 – 눈물로 지은 성전, 한순간 잿더미로

김형선 장로는 “마음이 무겁다”는 말로 먹먹한 심경을 대신했다. 그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모든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뜻을 모아 세운 성전이다. 하지만 이렇게 속절없이 타버린 모습을 보니 말문이 막힌다. 우리는 하나님의 섭리가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그저 믿음으로 따르며 주님의 역사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신현국 장로는 “집에서 전화를 받고 오면서 설마설마했다. 가까이 와서 화염에 휩싸인 모습을 보고서야 실감했다. 건물 전체가 거의 소실되고 나서 불길이 잡혔다. 감당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밤사이 무척 힘겨웠다. 건물을 집어삼키는 화마를 보면서 ‘예루살렘 성이 무너질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싶을 정도로 참담했다”고 전했다.

김미애 집사는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는 “오전에 대청소를 마치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불이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교회까지 어떻게 뛰어왔나 모르겠다. 1층 본당만이라도 불이 번지지 않으면 예배는 드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현장을 바라보며 ‘제발 화재가 4층에서 멈추게 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고 되돌아봤다.

원주 시내에서 이용원을 하는 허명숙 집사 부부는 “친구에게 연락을 받자마자 가게 문을 닫고 달려왔다. 남편이나 나나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너무 슬퍼 한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오늘도 도통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나님의 계획이 어디 있는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가 어서 빨리 재건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은영 집사는 “인명피해나 2차피해가 없는 것만 해도 감사하다”며 놀란 가슴을 추슬렀다. 이 집사는 “워낙 바람이 강하게 불어 혹여나 불길이 인근 주택가나 군부대로 옮겨붙지 않을까 걱정하며 기도했다. 예배당이 전소해 마음은 아프지만, 하나님께서 불길을 잡아주셔서 더 큰 사고는 막을 수 있었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img3# 인터뷰 – 눈물로 지은 성전, 한순간 잿더미로

원주새하늘교회 성도들은 함께 염려하며 기도하는 전국의 성도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김형선 장로는 “소식을 듣고, 많은 분이 연락을 주셨다. 특히 원주가 고향인 선후배들이 직접 전화를 걸어 위로해 주셔서 큰 용기를 얻었다. 우리가 낙망하지 않고 하나님의 인도와 역사하심을 묵묵히 따라갈 수 있도록 계속 관심을 갖고 기도해달라”고 요청했다.

신현국 장로는 “우리 교회를 위해 걱정하며 기도해 주시겠다는 말씀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주님께서는 아마 이전보다 더 안전하고 좋은 길로 우리를 이끄실 것이라 확신한다. 전국의 재림성도들이 합력하여 기도한다면 모든 문제가 잘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영 집사는 “어떻게 알고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어주시는 성도들이 있어 고맙고 마음이 따뜻했다. 원주새하늘교회를 위해 계속 관심을 가져주시고, 도움이 필요할 때 나눔의 손길을 보내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도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류몽희 담임목사는 “우리 성도들에게 하나님께서는 만 가지 방법을 갖고 계시니 그분께 모든 문제를 내어 맡기고 주님의 섭리를 찾고 따를 수 있도록 간구하자고 했다”면서 “하나님께서 도와주시리라 믿는다. 실제로 그럴 것이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호소했다.

■ 원주새하늘교회 후원 계좌:
농협 307129 55 002112(예금주 원주새하늘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