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장 이지춘 목사는 ‘종교자유: 재림교회 종교자유 이야기’라는 주제로 지난달 23일 삼육대학교회에서 열린 학술세미나를 통해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의 과제를 짚으며 “여전히 큰 산처럼 앞을 가로막고 있는 (안식일시험)문제 해결을 위해 초교파적 종교자유협회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육대 신학대학과 신학대학원이 공동주최한 이날 행사에서 이지춘 목사는 ‘한국 재림교회에서 종교자유부의 역할과 과제’라는 제목의 기조강의를 통해 △군복무 △학교 △국가자격시험 등 주요 장면에서 종교자유부의 역할과 사례 등을 언급하고 “재림교인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법령이나 제도를 제정할 때, 관련 당국자들과 미리 접촉해 안식일의 특혜를 축소시키고 성수하지 못하게 하는 법 제정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목사는 이런 일을 위한 제도적 보완장치 중 하나로 한국종교자유협회의 설립 필요성을 부각하며 “대총회는 종교자유부와 종교자유협회로 구성돼 있다. 종교자유부가 교단 중심이라면, 종교자유협회는 초교파적으로 구성돼 세계적으로 종교자유 진전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종기모를 중심으로 한 재림교회 전문인들이 돕고 있지만, 이러한 기능을 확대 개편해 좀 더 포괄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종교자유부의 남은 과제로 “국자가격시험일과 관련한 학술적인 연구발표를 통해 미국, 캐나다, 독일 등 많은 나라에게 국가자격시험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려야 한다. 또한 대체시험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널리 홍보해야 한다. 국자가격시험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국민도 피해가 가지 않도록 다양한 방법과 종교적 편의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종교자유 및 인권의식 교육이 필요하다. 종교자유는 인간이 누려야 할 기본적 권리이며 특별히 종교자유가 침해당할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피해사례들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은 물론, 국제사회에 호소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여러 방법을 통해 노력할 때 한국 재림교인의 종교자유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 신명철 변호사: 안식일 시행 시험과 재림교인의 종교적 양심의 충돌신명철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안식일 시행 시험과 재림교인의 종교적 양심의 충돌 문제’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안식일 준수 보장과 관련한 법적 근거를 살폈다. 특히 종교적 안식일에 시행되는 시험과 관련한 판례와 미국, 캐나다 등 외국에서의 사례를 소개하고 “재림교인에게 안식일 성수는 종교적 양심에 따라 안식일을 성수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인격적인 존재가치가 파멸되고 말 것이라는 절박하고 진지한 마음의 소리이며, 헌법상 보호되는 양심”이라고 정의했다.
신 변호사는 “국제사회에서는 재림교인을 비롯해 유대인, 기독교인, 침례교인 등 종교적 안식일을 배려하는 입법, 판례, 제도가 이미 확립돼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이들의 배려에 대한 제도가 미비해 피해가 발생할 경우, 소송 등의 사법적 구제를 요청할 수밖에 없다”고 현실을 평가했다.
이어 “사법적 구제사례는 조금씩 배려의 길이 열리고 있지만, 소송기간이나 비용으로 시도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재림교인들은 ‘안식일 시험’으로 사회 진출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앞으로도 이들의 종교적 안식일 성수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는다면, 재림교인은 자신이 전인격을 걸고 옳은 것이라고 믿는 신념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사회생활에서의 제약 등 피해를 입을 것이다. 결국 그들의 인격적 존재가치에 회의를 느끼고, 이는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손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구제를 위해 입법 조치에 대한 노력, 현재 피해를 받고 있는 재림교인 응시자에 대한 사법적 구제의 교단적 지원, 재림교회의 신념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위한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구제조치를 위한 학술적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재림교단이 주최하여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실무적 대응기관의 설립과 기금 마련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 임이진 집사: 토요일 국가시험으로부터의 자유
대학원 입학과정에서 안식일 시험으로 피해를 입으며 법원에 제소, 고등법원 승소를 얻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임이진 집사는 ‘토요일 국가시험으로부터의 자유’라는 제목의 소감을 서명으로 보내왔다.
임 집사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겪은 경험과 소회를 담담히 서술하며 “개인적으로 고민하고 갈등할 때, 전화를 주셨던 격려와 간구 그리고 기도와 말씀의 메시지가 큰 힘이 되고 마음을 붙잡아준 소중한 버팀목이었다”고 고백하고 “대내외적으로 사람들의 의식전환과 사회적 제도 마련을 위해 힘을 보내주시는 데에도, 성도들의 마음이 더욱 예수님과 하늘을 향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특히 “우리 주변의 갈등하고 흔들리는 분들에게, 열망과 포부가 넘치는 어린이와 청소년, 청년들에게 예수님을 위해, 말씀을 지키고자, 세상의 것들을 포기하는 것은 절대 실패한 길이 아님을, 절대 후회할 길이 아님을, 삶으로 기도로 말씀으로 알려주시고 되새겨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세미나를 준비한 이국헌 교수(신학대학원장)는 개회사에서 “신앙양심과 종교자유는 재림교회가 초창기부터 갖고 있던 매우 소중한 ‘애드벤티즘’의 한 분야다. 이를 수호하기 위해 우리는 끊임없이 투쟁했고, 그 결과 인류사회에서 재림교회는 종교자유를 수호하는 교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림교회가 가진 신앙양심과 종교자유의 숭고한 가치관을 분명하게 각인하고, 실존적으로 결단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를 후원한 최윤호 목사(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장)는 환영사에서 “자유의지는 재림교인뿐 아니라 인간이 가진 가장 기본적이고 숭고한 가치다. 그러나 근래 들어 재림교회 안에서조차 종교자유와 신앙양심에 대한 의식이 약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고귀한 정신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앞으로 다양한 채널을 통해 좀 더 활발하게 재림교회의 종교적 신념을 공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국연합회 종교자유부는 삼육대학교와 함께 한국 재림교회 구성원의 종교자유에 관한 인식도를 올해 안으로 조사해 앞으로 관련 사업을 어떠한 방향에서 펼쳐갈 것인지 연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