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시대,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식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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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세균의 적절한 비율이 우리의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장내 세균총을 개선하고 여러 질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단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연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장내 미생물은 대부분 식물성 식품 성분들을 우리 몸에 유익하게 이용한다는 점이다.

2019년 인류는 지구 전체적으로 또다시 거대한 위기를 맞았다.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어떻게 공포를 자아냈는지 우리는 2년 동안 목격해 왔다. 코로나가 막 시작되었을 당시 소소한 일상들은 뒤로 미뤄 둘 수 있었지만 당장 걱정이 되었던 것은 먹거리였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집에 아이들을 남겨 둔 채 사냥을 나가는 암사자처럼 비장하게 장을 보러 다녀오곤 했다. 매일 등교했던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므로 삼시 세끼와 수시로 먹는 간식까지 챙겨야 했다. 이렇게 혼란의 시작과 동시에 내 움직임도 빨라졌다. 여전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에 희망을 걸어 보지만 확산 속도가 빠른 델타 변이에 이어 감마 변이까지 나오고 있어 백신 접종만으로 안심할 수는 없다.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 코로나가 서서히 정복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독자들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희망과 달리 감염병 관련 전문가들은 백신이 개발되고, 치료제가 개발된다고 해도 모든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질병을 막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코로나는 이제 우리 삶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예고한다. 코로나가 우리와 함께 운명의 공동체가 될 수밖에 없다는 이 예고는 집단 감염을 시도한 영국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에서 현실이 되어 가고 있다. 우리 사회도 곧 ‘위드 코로나(With Corona)’라는 새 국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바이러스에 대항할 방법은 바로 내 안의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다. 백신 접종은 인위적인 것이고, 이미 타깃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로운 변이나 또 다른 바이러스에 대항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나를 지키는 데 있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면역력이다. 이 글에서는 면역 체계란 무엇인지, 위드 코로나 시대에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식생활을 위해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면역 체계를 구성하는 장내 미생물
우리 몸은 외부로부터 침입해 들어오는 병원체에 대한 방어를 위해 면역체가 기능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세포, T세포와 같은 면역 반응 세포를 만드는 기관인 흉선과 더불어 골수를 1차 면역 기관이라고 한다. 생산된 면역 세포들이 모여 항원을 만나 면역 반응이 개시되는 림프절, 비장 등을 2차 면역 기관이라고 한다. 특별히 B세포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처럼 외부 물질을 인지하고 항체를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기억 능력을 가지고 있는 B세포는 병원균과 접하면서 균에 대항하는 능력을 높인다. 학습 과정을 거쳐 면역력을 높인다는 뜻이다.
   최근 면역과 관련하여 장내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장내 미생물군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거나 관리함으로써 인체의 염증에 관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장에는 장림프 조직(GALT)이라는 자체 면역계가 있는데, 장림프 조직은 인체 총면역계의 70~80%를 차지한다. 면역계의 대부분이 장속에 있는 이유는 장벽이 외부 세계와의 경계이기 때문이다. 피부를 제외하고 외부 물질과 생물체를 접할 기회가 가장 많은 곳이 장이다. 또한 장은 체내의 다른 모든 면역계와 끊임없이 소통한다. 장속에 문제가 되는 물질이 생기면 장은 나머지 면역계에게 경계경보를 내린다. 장에 사는 미생물인 장내 세균은 종류도 다양할 뿐 아니라 종류마다 하는 역할과 작용이 다르다.
   우리 장에는 인체에 좋은 영향을 주는 ‘좋은’ 세균과 그 반대인 ‘나쁜’ 세균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좋은’ 세균과 ‘나쁜’ 세균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 단지 세균의 다양성과 세균 종의 상대적인 비율이 중요한 요인이므로 비율이 적절하지 않으면 ‘좋은’ 세균도 ‘나쁜’ 세균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러한 장내 세균의 적절한 비율이 우리의 면역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자들은 장내 세균총을 개선하고 여러 질환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식단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특별히 연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장내 미생물은 대부분 식물성 식품 성분들을 우리 몸에 유익하게 이용한다는 점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면역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
   장내 미생물군이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음식은 단연코 식물성 음식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이 구체적으로 유익을 주는지 살펴보자.

1.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을 먹어라.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람들은 그 풍토에 맞게 발효음식을 만들어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한다. 발효는 일종의 대사 과정으로 당과 같은 탄수화물을 알코올과 이산화탄소 또는 유기산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발효가 되려면 이스트나 세균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유기체는 산소를 빼앗겼을 때 일어난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이 풍부하도록 만드는 발효의 종류를 젖산 발효라고 한다. 이 젖산 발효를 통해 좋은 균이 음식의 당 분자를 젖산으로 바꾸며, 이 젖산은 발효된 음식에 병원균이 침투하지 못하게 막아 준다. 대표적인 유산균인 비피더스균과 젖산균은 천연 식품으로 섭취해야 흡수율이 좋다. 이 두 균은 장의 내벽을 보호하고, 인체의 pH 균형을 맞추고, 천연 항생 물질, 항바이러스제, 항진균제 역할을 한다. 또한 면역을 조절하며 염증을 통제하는 역할을 한다. 코코넛 요구르트, 케피어, 콤부차, 템페, 김치, 채소 절임 등이 대표적인 음식이다.

2.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하고 질 좋은 지방을 먹어라.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조상들은 제철 과일과 채소를 즐겨 먹었다. 하지만 오늘날 현대인들은 글루텐 함량이 많은 곡물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로 인해 혈당 수치가 과도하게 높아지고 있다. 그 결과 장내 세균 균형을 유지하는 데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이와 달리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은 인체 생리뿐 아니라 미생물군의 건강에도 유익한 성분을 제공한다. 또한 생과일과 채소처럼 섬유소가 풍부한 식단은 유익한 장내 세균을 키우고 짧은사슬지방산의 균형을 맞춰 장의 내벽을 튼튼하게 유지한다. 제철에 나오는 채소와 당분이 적은 과일, 발효 음식, 식물성 지방(올리브, 참기름, 코코넛 오일, 아보카도, 견과류 등), 각종 허브와 향신료를 적극 권한다.

3. 폴리페놀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라.
항산화 물질이 가장 풍부한 것이 폴리페놀이다. 폴리페놀은 신경 퇴행성 질환뿐 아니라 심혈관 질환, 골다공증, 암, 당뇨병에도 의미가 있으며, 폴리페놀이 함유된 식품으로는 다양한 색의 과일과 채소, 가공되지 않은 코코아, 차가 있다. 특히 홍차의 폴리페놀은 장 투과성을 안정화시키는 비피더스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장내 환경을 건강하게 조성하는 것이 면역력 향상의 지름길인 것이다.

4.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음식을 먹어라.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한 장내 세균의 먹이가 되는 성분으로 음식을 통해 쉽게 섭취할 수 있다. 장내 세균은 세균 없이는 소화되지 않는 음식을 대사할 때 건강에 유익한 짧은사슬지방산인 부티르산을 생산한다. 이 짧은사슬지방산은 나트륨과 수분의 흡수를 조절하고 중요한 무기질과 칼슘의 흡수 능력을 향상시킨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치커리, 돼지감자, 마늘, 양파, 대파, 참마 등 다양한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다.

5. 철마다 단식을 하라.
인체는 음식을 먹지 않을 때 지방을 필수 연료로 전환하는 기능이 있다. 열량을 제한함으로 세포 자멸을 최소화하고, 미토콘드리아의 에너지 생산을 촉진시키며, 미토콘드리아의 활성 산소 형성을 줄이고, 미토콘드리아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3,000여 년 전에 베다 문헌에 기록된 단식 치료법은 과학적으로 타당성이 입증되기도 하였다. 열량을 제한하면 장내 세균이 변화해 장내 유익한 세균의 구성이 균형을 잡아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팬데믹 시대에 면역력 향상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날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도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면 면역력은 유전적 요인과 무관하지 않지만 유전적 요인 외에 환경적 요소들이 면역력 증진에 더 크게 관여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제시한 식생활 방식 외에 수면 패턴을 비롯하여 스트레스, 운동량 등 다양한 요인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정재희
중앙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식품 공학을 전공하였다. 졸업 후 미생물을 이용한 발효 식품과 꽃차 및 한방 약차를 연구하고 있다.

가정과 건강 11월호 제공